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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스타 재테크

커피전문점 창업해 월 1천만원 순수익 올리는 개그우먼 서춘화

기획·이남희 기자 / 글·최은성‘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2006. 08. 24

“방송은 부업, 사업이 본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사업하는 재미에 푹 빠진 개그우먼 서춘화. 그는 맛깔스런 코믹연기를 선보였던 끼와 아이디어로 커피전문점 창업에 도전, 초보 사장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초보 사장 서춘화가 말하는 창업 성공 노하우.

커피전문점 창업해 월 1천만원 순수익 올리는 개그우먼 서춘화

“발품 팔아 틈새지역 찾고 메뉴 특화하면 고수익 올릴 수 있어요”

최근에는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드라마에 더 자주 출연하고 있는 개그우먼 서춘화(33). 올봄 인기리에 방영된 MBC 미니시리즈 ‘달콤한 스파이‘에 출연, 감초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요즘은 KBS 농촌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 출연 중이다.
최근 드라마에 등장한 그는 너무 날씬해져서 사람들이 그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서춘화네’ 하고 알아볼 정도다. 그러나 비단 외모만 달라진 게 아니다. 1년 6개월 전 커피전문점 창업에 도전, 사업가로서의 변신에도 성공했다.
“이제 저한테 ‘방송’은 부업이고 ‘사업’이 본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수입이야 방송 출연만 하면 더 많겠지만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얻는 결과물, 즉 손님이 만족하는 기쁨이나 수익이 올랐을 때의 환희는 창업을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어요.”
그가 창업에 도전한 계기는 ‘닭사마’로 통하는 개그맨 박명수의 영향이 크다. 그는 MBC 개그맨 공채 19기 동기인 박명수가 치킨집 사장으로 자리를 잡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나도 뭔가 내 사업을 해봐야겠다’라는 결심을 굳히게 됐다. 개업 초창기에는 동기이자 선배 창업자인 박명수와 틈나는 대로 전화를 주고받으며 매장 운영에 관련된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3개월간 발품 팔아 유동인구가 5천 명 넘는 틈새지역에 창업
그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탐 앤 탐스’ 서울시청점을 불황기였던 2004년 12월 문 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점포는 식음료가 하루 평균 3백 잔씩 팔려나갈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피크 타임인 점심시간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평균 상품단가 3천5백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매출이 3천만원을 넘는다. 단일 매장에서 식음료만으로 이 정도 매출을 올린다는 것은 보통 실적이 아니다.
사실 테이크아웃 업종은 이미 일반화돼 업종 자체의 특이성은 없다.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시장은 지난 2003년 성숙기를 지나 포화기에 접어들었다. 출혈 경쟁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테이크아웃 업종은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고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가져 여성 창업자들이 여전히 선호하는 창업 아이템이다. 따라서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약점은 있지만 ‘커피와 허브’ ‘커피와 샌드위치’처럼 상품을 다양화하거나 고정인구와 유동인구를 합쳐 1만 명 이상이 확보된 틈새지역을 공략하면 여전히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업종에 속한다. 서춘화가 창업한 커피전문점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이 점포는 커피뿐 아니라 허브차, 생과일주스 등 60여 종의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창업해 월 1천만원 순수익 올리는 개그우먼 서춘화

서춘화는 한 번 이상 찾아온 손님은 얼굴은 물론 이름까지 기억하며 반갑게 맞이한다.


그가 창업에 성공한 포인트는 단연 입지를 들 수 있다. 그의 매장은 서울지하철 1·2호선 시청역 부근에 자리 잡고 있다. 오피스가(街) 중 최대 황금상권으로 분류되는 서소문로 상권에는 은행, 언론사, 보험사 등이 즐비하다. 이 지역 최대 관공서인 시청을 비롯, 크고 작은 사무실까지 포함하면 확보 가능한 고정고객은 적게 잡아도 3만 명이 넘는다. 또 시청역은 1호선과 2호선이 교차되는 환승역이라 유동인구층도 두껍다. 이 점포 앞으로 하루 최소 5천 명은 족히 지나갈 것으로 추산된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커피전문점이 은행 지점과 맞붙어 있다는 점이다. 원래 빌딩 1층에 은행이 있었고, 그 옆 빈 로비 공간에 이 점포가 들어선 것. 은행, 관공서, 영화관처럼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공간 옆에 점포를 내면 고객 확보가 더욱 쉬워진다. 실제로 은행이나 관공서 옆에 자리 잡은 점포는 길 건너편에 있는 점포보다 고객들이 많은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대로변에 있다는 점도 고객 회전율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은 패스트푸드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포장을 해가는 손님 비율이 높을 때는 약 50%에 이른다. 이 때문에 매장 내 고객과 테이크아웃 고객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매출이 그만큼 더 올라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같은 좋은 자리를, 그것도 권리금 없이 얻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그의 노력 덕분이다. 그는 점포를 얻기 전 이곳에서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 시간대까지 유동인구수를 체크하며 3개월 넘게 발품을 팔았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적당한 자리를 몇 군데 추천해줬어요. 처음에는 압구정동이었는데 라이벌 점포가 너무 많아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남역 인근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시청역 점포는 시간대별로 유동인구를 체크해보니 지나가는 사람 수가 엄청났어요. 게다가 인근에 커피전문점이 2개밖에 없더군요. 그 중 한 점포는 100% 테이크아웃 음료만 파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점포를 크게 만들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죠.”
그는 실평수 41.3평에 79석을 갖춘 커피전문점을 개업했다. 총 투자비는 권리금이 포함되지 않은 점포 보증금과 인테리어비, 주방시설비 등을 포함해 총 2억5천5백50만원. 이 정도 입지와 규모로 봤을 때 창업비용은 크지 않은 편. 또 그는 창업비용을 친언니와 함께 50%씩 마련했다.
첫 달 매출은 현재의 절반 수준인 1천5백만원 선이었다. 매출이 매월 10%씩 상승해 월 3천1백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중 임대료 8백50만원(관리비 포함), 인건비 3백만원, 물품비 9백만원, 공과금 등 기타비 1백만원을 제외하면 순수익은 월 1천여 만원이다.
동업의 장점을 살려 오전에는 언니가, 점심시간 이후에는 그가 점포 운영을 맡고 있다. 일이 바쁠 경우에는 오전, 오후 가리지 않고 한 조를 이뤄 움직인다. 가족형 창업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가족형 창업은 1~2년 전부터 붐을 일으켰는데, 가족간의 끈끈한 유대와 신뢰감을 바탕으로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친구라도 동업은 어렵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피붙이라서 그런지 사소한 트러블이 있어도 서로 이해해주고 ‘네 일, 내 일’ 가리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아요. 또 둘이 함께하니까 인건비는 줄이면서 수익은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그의 타고난 흡인력과 안살림을 하면서 익힌 언니의 살림 노하우가 조화를 이루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 점도 돋보인다. 서춘화의 사람을 끌어들이는 능력은 점포가 빠르게 자리 잡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점포를 오픈하면서 바로 시청역 주변 점포들이 모인 상가번영회에 가입했다. 그 지역 고객의 특성은 누구보다 오랫동안 영업을 해온 터줏대감 점포의 점주들이 잘 알기 마련이다. 점포가 있는 곳의 상가번영회에 가입해 유대관계를 맺으면 지역 정보와 함께 운영 노하우까지 전수받는 쏠쏠한 이점이 있다.
주고객층에 걸맞은 특화된 인테리어도 성공에 한몫했다. 오피스가의 입지 특성상 주요 고객층의 90%가 직장인이고 남녀의 비율은 6:4, 고객의 80%가 단골이다. 이런 입지의 특색을 살려 그는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는 볼 수 없는 비즈니스룸을 만들었다. 비즈니스룸은 10평 정도 공간에 10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어 점심시간이나 오후에 간단히 커피를 마시며 팀 회의를 하려는 예약 손님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다.
흡연실이 15평을 차지할 정도로 넓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요즘 금연이 대세여서 오히려 흡연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힌트를 얻은 그는 역발상의 인테리어를 감행했다. 흡연공간을 과감히 넓게 만든 것이다. 이는 편안한 흡연공간에 목말라(?)하는 남성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특별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넓은 흡연실 마련, 비즈니스룸 개설 등 특화된 서비스로 손님들의 발길 잡아
메뉴는 커피, 허브차, 주스 등 음료와 케이크를 포함해 60여 가지.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는 카페 모카, 생과일주스, 허브차 순이다. 커피전문점이지만 허브차도 웰빙 트렌드에 힘입어 음료 판매의 20%나 차지한다.
메뉴 운영 노하우에서 살펴봐야 할 점은 그가 고객 건강을 생각해 칼로리는 낮고 영양은 그대로인 무지방 우유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그냥 우유를 넣었어요. 그런데 고객들이 카페라테나 녹차라테 같은 음료를 좋아하면서도 칼로리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단가가 조금 비싸더라도 고객만족 차원에서 무지방 우유로 바꿨어요.”
서브메뉴로는 케이크, 빵, 초콜릿 등을 갖추고 있다. 주메뉴와 서브메뉴의 판매비율은 9:1이다. 서브메뉴의 종류는 단출하다. 케이크는 고구마·치즈·티라미수 세 종류이고 빵은 베이글·머핀 두 종류뿐이다. 처음에는 그도 케이크나 빵을 종류별로 다 갖다 놓았다. 그런데 판매율을 보니 팔리는 서브메뉴는 몇 가지에 불과했다. 결국 손님들이 많이 찾는 상품 위주로 메뉴를 재편한 것이다.
서브메뉴의 판매비율이 생각 외로 낮은 이유는 주요 고객층이 남성들이라 군것질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테이크아웃과 매장 내 판매는 5:5 비율인데, 테이크아웃 음료는 대부분 점심시간에 판매된다.
시청점만의 특화된 메뉴를 판매하는 점도 이색적이다. 주요 구매층에 해당하는 직장인들을 겨냥해 제철 생과일주스와 맥주를 팔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피로하다면서 생과일주스를 찾는 30~40대 손님들이 꽤 있었어요.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손님들이 아무래도 몸 생각을 많이 하겠다는 생각에 이르자 새 메뉴를 개발하게 됐죠.”
키위, 사과 등으로 만든 제철 생과일주스는 음료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며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맥주의 경우도 마찬가지. 더운 여름이 되자 퇴근길에 맥주를 찾는 손님들이 종종 있었고 이를 눈여겨보던 그는 지난해 8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프랜차이즈라도 그 지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메뉴를 갖추는 것은 점포의 홍보나 매출, 양쪽에 도움이 된다. 특히 커피전문점에서 유사 메뉴인 허브차나 주스를 판매하는 것은 별다른 투자비용 없이 약간의 재료비 추가로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 매입액)를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관리에 있어 그의 원칙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특별히 고객 명단을 자료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이상 찾아온 손님은 얼굴은 물론 이름까지 기억하며 반갑게 맞는다.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주면 손님은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충성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단골들이 생일이나 기념일 등에 방문했을 경우에는 케이크를 서비스하며 후한 인심을 베푼다.
흔히 식음료 점포 창업의 성공요건으로 ‘고객의 얼굴을 기억할 것’과 ‘후한 음식 인심’ 등 두 가지를 꼽는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보면 그는 이미 성공 창업자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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