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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 남자의 변신

고구려 역사 다룬 MBC 야심작 ‘주몽’ 주연 맡은 송일국

“유약하고 소심한 왕자에서 나라를 건국하는 강한 남자로 변신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글ㆍ김유림 기자 / 사진ㆍ박해윤 기자

2006. 05. 04

지난해 KBS 사극 ‘해신’의 염장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송일국이 다시 한 번 사극 연기에 도전장을 던졌다. 고구려 역사를 다룬 MBC 드라마 ‘주몽’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것. 이번 작품을 위해 활쏘기와 말타기 등을 두루 익혔다는 그가 촬영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고구려 역사 다룬 MBC 야심작 ‘주몽’ 주연 맡은 송일국

5월8일 첫 방송되는 MBC 창사특집 드라마 ‘주몽’은 고구려를 세운 주몽과 그의 아내 소서노를 중심으로 고구려의 개국과정과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를 그린다. 올해 MBC에서 방영하는 최대 야심작인 ‘주몽’에서 주연을 맡은 이는 지난해 KBS 드라마 ‘해신’에서 염장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송일국(35)이다.
주몽은 부여국 금와왕의 아들로 자라나지만 친아버지가 해모수로 밝혀지면서 궁에서 쫓겨난 뒤 여걸 소서노(한혜진)를 만나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최초의 제국 고구려의 왕으로 우뚝 서는 인물. 송일국은 드라마 ‘해신’에서의 카리스마와 영화 ‘작업의 정석’에서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그는 기쁨보다 부담감이 훨씬 크다고 말한다. 더군다나 ‘주몽’을 필두로 고구려를 무대로 한 SBS ‘연개소문’과 KBS ‘대조영’, 김종학 프로덕션의 ‘태왕사신기’ 등이 차례로 방영될 예정이어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그는 “부담은 되지만 유약하고 소심한 왕자에서 점차 강인해지는 왕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 또한 내비쳤다.
드라마 촬영 전 고구려 관련 역사책을 두루 섭렵했다는 그는 촬영 전부터 이번 배역과의 인연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한다.
“지난 연말 외증조부인 김좌진 장군 기념사업회 행사 참석차 중국 헤이룽장성 하이린시 한·중 우의공원을 방문했는데 기념품점에 들렀을 때 긴 활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주위 사람들이 사지 말라고 모두 말렸지만 왠지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집을 피워 샀어요. ‘주몽’에 캐스팅되기 전이었는데 나중에 주몽이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뜻임을 알고 ‘이번 역할은 운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드라마에서 제가 들고 나오는 활이 바로 그때 구입한 활이에요.”

“애교 많고 나보다 어머니께 잘하는 착한 여자가 이상형”
사극 출연이 두 번째인 그는 “선배님들이 ‘사극하는 연기자는 전생에 죄를 많이 지은 사람’이라는 농담을 종종 하셨는데 ‘해신’을 촬영하면서 절대적으로 공감했다”며 “아직은 참을 만하지만 여름이 되면 무거운 갑옷을 입고 수염을 붙이는 등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활쏘기와 말타기 등을 익히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몸이 유연하지 못해 제대로 폼을 익히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 또한 대사 대부분이 문어체라 외우기가 쉽지 않다고.
‘주몽’ 제작팀은 지난 3월 중순 촬영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지만 갑작스럽게 몰아닥친 황사로 인해 2주로 예정했던 촬영일정을 3일 만에 접어야 했다. 그는 “중국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말을 타며 활을 쏘는 패기 넘치는 주몽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고구려 역사 다룬 MBC 야심작 ‘주몽’ 주연 맡은 송일국

평소 낯을 가리고 말수가 적어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다는 송일국. 그는 현장에서도 동료 배우들과 친해지기까지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상대 연기자인 한혜진도 “처음에는 무뚝뚝하고 다가가기 힘든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는 걸 알게됐다”고 말했다. 또한 송일국은 캐릭터 분석에 활용하라며 한혜진에게 책 ‘소서노’를 선물로 건넸다고 한다.
평소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그는 촬영장에서도 쉬는 시간 틈틈이 배우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메이킹 필름을 만든다고. 전문가용 카메라를 항상 갖고 다니는 그는 “촬영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배우와 스태프들 몰래 사진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웃었다.
그는 지난 4월 초 미국과 일본에서 온 다국적 팬들과 팬미팅을 가졌다. ‘해신’이 미국 하와이와 일본에서 방영되면서 그의 인기가 상승한 것. 그는 이날 행사에서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 밝혔는데 “말수가 적은 나와 달리 애교가 많고, 나보다 어머니께 잘하는 착한 여자”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당분간 다른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주몽’에만 올인할 계획이라는 그는 “어느 책에서 ‘고구려가 없으면 현재의 코리아도 없다’는 문구를 봤다”며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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