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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아픔을 딛고

방송에서 다이어트 파문 당시 심경 털어놓은 이영자

글·김영남‘여성동아 인턴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5. 12. 12

개그우먼 이영자가 지난 10월 말 방송된 SBS 오락프로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에서 4년 전 파문을 일으켰던 ‘다이어트 사건’에 대해 심경을 털어놓았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며 그가 겪은 마음고생과 깨달음.

방송에서 다이어트 파문  당시 심경 털어놓은 이영자

지난10월 말 SBS 오락 프로그램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에 출연한 이영자(37)가 방송 도중 눈물을 쏟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가장 고생했다고 생각하는 일은?’이란 주제로 얘기를 나누다 지난 2001년 ‘다이어트 파문’을 언급하며 끝내 눈물을 보인 것. 그는 당시 10개월 만에 20kg을 줄이고 날씬한 모습으로 나타나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운동으로 살을 뺐다고 밝혔던 그가 지방흡입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세인의 비난을 받게 된 것.
“오락 프로그램에서 웃음을 전하던 제가 뉴스에 나올 줄은 몰랐어요. 그렇게 큰 일을 겪은 것은 처음이라 당시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죠. 10년간 쌓아왔던 좋은 이미지가 한순간에 사라져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돼 파문이 확산될 무렵 그는 당시 진행하고 있던 SBS 오락 프로그램 ‘초특급 일요일 만세’ 녹화차 미국에 머물고 있었다. 사건이 불거지자 녹화를 중단하고 급히 귀국했는데 공항에는 이미 취재진이 모여 있었다고.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지고 ‘이영자씨 대체 왜 그런 일을 저질렀죠?’라며 기자들이 다그치는데 그때 쏟아지는 질문들이 제게는 마치 칼과 총 같았어요. 익숙하던 연예부 기자들 대신 사회부·정치부 기자들이 몰려들고 어찌나 당혹스럽던지….”
하지만 입국 당시까지도 사건의 파장이 커진 줄 미처 몰랐던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당황했던 그 순간에도 유머를 구사했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공항에서 취재진이 몰려들어 정신이 없던 와중에도 귀국 직전 통화를 했던 최화정이 “어떤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말고 의연히 대처하라”고 말해줬던 것이 기억났다고.
“그때 갑자기 그 말이 생각나 공항을 빠져나가며 취재진을 향해 ‘여러분, 제 결혼식에도 오실거죠?’라고 농담을 했어요. 그때는 제가 분위기도 모르고 그랬죠. 나중에야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사건 후 내가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 깨달았어요”
오래전부터 친자매처럼 가까이 지내던 엄정화가 옆에서 든든히 지켜봐주고 있었기 때문일까. 그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고 어느새 유쾌한 이영자로 돌아와 당시 지인들의 반응을 웃으며 전했다. 보도가 크게 나고 비난의 여론이 거세지자 걱정이 되었던 지인들이 미국에 있던 그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해줬는데 각자 개성에 맞는 각양각색의 내용들이었다고.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온 모델 이소라는 “언니, 한국에 오지 마. 당분간은 절대 들어오면 안 돼”라며 그의 귀국을 만류했고, 최진실은 “당당히 정면승부를 하라”고 말해줬다고 한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정선희는 “언니 우리 같이 기도하자”며 그를 다독였다고. 한편 방송인 백지연은 “변호사를 구해놨다”며 미국까지 팩스를 보내와 만반의 준비를 해두고 있음을 알려왔다고 한다. 지금도 찜질방에서 함께 수다를 떨며 친하게 지낸다는 이들이 그때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데 큰 힘이 돼주었다고.
그는 비록 큰 아픔을 겪었지만 그때의 일을 통해 많은 걸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흔히 네잎 클로버를 찾기 위해 수많은 세잎 클로버를 꺾듯이 ‘나는 내게 없는 것만을 좇아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금 이 순간 제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모르고 있었던 거죠. 지금은 제가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다이어트 파문 후 방송활동을 전면 중단했던 그는 2003년 방송에 정식으로 복귀해 SBS ‘해결! 돈이 보인다’와 KBS 라디오 ‘이영자, 심현섭의 싱싱한 12시’를 진행하며 다시 웃음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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