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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아빠들의 행진

8월8일을 파파데이로 선언하고 첫 정기공연 가진 파파밴드

글·강지남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2005. 09. 02

‘파파(아빠)의 힘으로 가족을 즐겁게 하고, 나아가 어려운 이웃도 돕자’며 다섯 명의 아빠가 결성한 아마추어 밴드 ‘파파밴드’가 첫 정기 공연을 가졌다. 매년 8월8일을‘파파데이’로 정하고 기념 공연을 열겠다는 이들의 포부 & 남다른 가족 사랑.

8월8일을 파파데이로 선언하고 첫 정기공연 가진 파파밴드

5명의 파파밴드 멤버가 공연이 끝난 뒤 모여 포즈를 취했다. 파파밴드의 연주 모습과 아빠들을 응원하기 위해 나선 딸들의 댄스 무대.


지난8월8일 저녁 7시30분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서울여성플라자 강당에서는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음악을 통해 가족 간의 행복을 나누고자 하는 아빠들의 모임 파파밴드(http://cafe.daum.net/papasband)가 ‘파파(아빠)들이 팔팔하게 신나게 살자’는 의미로 8월8일을 ‘파파데이’로 선언하고 기념공연을 연 것이다.
파파밴드의 멤버는 강민식(38·리드 기타와 보컬), 김용경(44·키보드), 장관순(41·세컨드 기타), 배태진(39·베이스 기타), 조하윤씨(32·드럼) 등 모두 다섯 명. 이들은 학교 혹은 동아리 선후배이거나 자녀가 다니던 학원 원장과 학부모 사이다. 이 아빠들은 ‘가족과 함께 취미생활을 즐기며 어려운 이웃도 돕자’며 의기투합해 지난해 10월 파파밴드를 결성했다. 누구나 가입해 활동할 수 있는 파파밴드 카페에는 현재 2백80여 명의 아빠, 엄마, 아이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제2, 제3의 아빠 밴드 결성도 준비 중이다.

해마다 8월8일 정기공연 열어 아빠와 가족 응원할 계획
대학 시절 악기를 조금씩 다룬 적이 있을 뿐 초보 연주자인 파파밴드 멤버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퇴근 후 한자리에 모여 피나는 연습을 했다. 맹연습 덕분에 파파밴드는 이날 공연에서 아마추어 밴드치고는 꽤나 수준 높은 실력을 과시했다. 보컬을 맡은 강민식씨의 굵직한 음색과 파워풀한 드럼 연주 등에 자리를 꽉 채운 3백여 명의 관객은 열정적인 박수를 보냈다.
이날 공연에는 딸들도 적극 나섰다. 아빠들을 응원하기 위해 카페 회원인 여중생 8명이 재즈댄스팀 ‘걸’s’를 결성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 것. 8명의 딸들은 제법 숙녀 티가 나게 화장도 하고 예쁜 댄스복도 맞춰 입고 나와 이효리와 에릭이 부른 ‘애니 모션’ 등의 곡에 맞춰 갈고닦은 댄스 실력을 발휘했다.
98년 ‘오락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한스밴드도 출연해 축하공연을 펼쳤다. 데뷔 당시 중학생이던 한스밴드 자매들은 어느덧 20대 초반의 어여쁜 아가씨로 자랐는데 맏언니 김한나양은 “아빠와 함께 사는 여러분이 너무 부러워요. 우리 아빠는 제가 열 살 때 돌아가셨거든요. 하지만 천국에서 우리 노래를 듣고 계시리라 믿어요”라고 말해 관객들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파파밴드는 앞으로 매년 8월8일마다 공연을 개최할 계획이다. 공연을 통해 가장이라는 이유로 늘 가족들 모르게 한숨지어야 했던 아빠들, 힘들게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가정을 소중하게 지키려는 아빠들에게 꿈과 희망, 용기를 주고 싶다고 한다. 이들의 자작곡 ‘파파송-삶’의 가사 한 구절이 마음에 깊이 와 닿는다.
‘힘들어도 견뎌야만 하는 거야/ 내 어깨를 바라보고 있는 내 소중한 꿈을 위해서/힘들어도 견뎌야만 하는 거야/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파파들의 꿈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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