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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새로운 도전

미국 드라마 출연에 이어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김윤진

■ 글·김유림 기자 ■ 사진·김성남 조영철 기자

2005. 01. 31

영화배우 김윤진이 미국의 인기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한 데 이어 영화 ‘조지아 히트’에도 캐스팅돼 주목을 받고 있다. 2002년 개봉한 영화 ‘밀애’를 끝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2년여의 준비 끝에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그를 만나보았다.

미국 드라마 출연에 이어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김윤진

영화배우 김윤진(32)이 미국 드라마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방영 중인 미국 ABC 방송 미니시리즈 ‘로스트’에 가부장적인 한국 남자와 결혼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선’역을 맡아 출연 중인 것. ‘로스트’는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해 남태평양 무인도에 떨어진 14명의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린 드라마로 무인도라는 공간에서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면서 자신들의 삶에서 ‘잃어버린 무엇’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미국 하와이 오하이오 섬에서 촬영을 하다 지난 12월말 크리스마스 연휴를 이용해 잠시 한국에 들른 그를 만났다. 드라마 출연 소감에 대해 묻자 그는 “소망하던 바가 이루어져 기쁘다. 한국에서 활동할 때도 언젠가는 꼭 미국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은 몰랐다”고 대답했다.
재미교포인 그는 지난 98년 영화 ‘쉬리’로 스타덤에 오른 뒤 2002년 청룡영화제에서 ‘밀애’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그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내내 미국 무대로 진출하겠다는 꿈을 한 번도 버린 적이 없다고 한다. 한국에서 자리를 잡아가면 갈수록 여배우들이 설자리가 좁다는 생각에 넓은 무대에 대한 갈증을 더욱 느꼈다는 것. 그러던 중 그는 소속사와 계약 관련 문제로 법정소송에 휘말리면서 미국으로 떠날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가장 안정적일 때 모험을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무렵 제가 톱스타는 아니지만 그래도 배우로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할리우드 진출에 실패해도 크게 상처받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02년 무작정 미국 LA로 떠난 그는 혼자 렌터카를 몰고 다니며 연예에이전시 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졌다고 한다. 한국에서 매니저나 스태프들에게 너무 의지한 탓인지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지만, 결국 윌리엄모리스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ABC 방송국과의 전속계약까지 성사시켰다.
“만약 한국에서 배우로 활동한 경력이 없었다면 이렇게 빨리 기회를 얻지 못했을 거예요. 얼마 전 미국에서 영화 ‘쉬리’가 개봉되는 등 최근 들어 미국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거든요.”
미국 드라마 출연에 이어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김윤진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 중인 김윤진은 영화 ‘조지아 히트’에도 캐스팅돼 할리우드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혼자 렌터카 몰고 다니며 연예 관계자들과 미팅 가져
그는 ABC 방송국과 전속계약을 맺은 뒤 드라마 ‘로스트’의 오디션에 참가했는데, 당시만 해도 대본에 ‘선’이라는 배역이 없었다고 한다. ‘로스트’의 총제작자가 3번의 만남 끝에 그를 캐스팅하기로 결정하면서 뒤늦게 한국인 부부 캐릭터를 추가한 것이라고.
그는 “미국 연예계 진출과 연애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바로 ‘자주 보면 안 된다’는 것. 연애하는 기분으로 미국 연예계에 접근했다는 그는 집에서 애인의 전화만 기다리는 여자는 매력이 없듯이 자신이 한가한 배우가 아니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연예 관계자들과 2주, 3주, 한 달 간격으로 일정을 잡아 미팅을 가졌다고 한다.

미국 드라마 출연에 이어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김윤진

그의 도전은 미국 드라마에서 그치지 않는다. 할리우드 영화 ‘조지아 히트’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오는 6월 촬영을 시작하는 것.
‘조지아 히트’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미국인과 사랑에 빠져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 여인의 힘겨운 삶을 그리는 영화. 김윤진은 극중에서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 남부 조지아에서 차별과 편견을 받으며 살아가는 이민 여성의 삶을 연기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영화 출연은 배우 인생에 있어 큰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공적으로 미국 연예계에 진출한 김윤진은 곧 한국 영화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영화 ‘12월의 일기’에서 살인사건의 열쇠를 쥔 의문의 여인으로 출연하는 것. 조만간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앞으로 그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연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하와이에서 혼자 생활하다보니 부쩍 외로움을 많이 탄다는 김윤진. 현재 사귀는 사람은 없다는 그는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만큼 당분간 결혼은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윤진’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그는 “한국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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