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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집중취재

화제의 드라마 '올인' 인기요인 철저 분석&촬영현장 뒷얘기 전격 공개

■ 글·이지은 기자(smiley@donga.com)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 제주 롯데호텔 홍보실, 제주 하얏트호텔 홍보실

2003. 04. 04

SBS 드라마 '올인'이 40%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인'의 인기요인, 알려지지 않은 촬영현장 뒷얘기, 드라마 속 옥의 티, 촬영지 관광정보, 실제 주인공 프로 도박사 차민수씨의 삶 등 드라마 '올인'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집중 취재했다.

화제의 드라마 '올인' 인기요인 철저 분석&촬영현장 뒷얘기 전격 공개

SBS 대기획 ‘올인‘이 ‘올인’해 ‘대박’을 터뜨렸다. 현재 ‘올인‘은 4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고, ‘올인‘에 대한 이야기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올인‘ OST가 현재 15만장 이상 팔렸고 박용하가 부른 주제가 ‘처음 그날처럼’이 휴대전화 컬러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드라마 소품으로 등장한 오르골(음악상자)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이병헌, 송혜교 등의 호화 캐스팅, 해외 로케, 60억원이 넘는 거액의 제작비로 이미 화제를 불러모았지만 신드롬이라 부를 정도인 ‘올인‘의 인기는 기대 이상이다.
드라마 ‘올인‘은 천재 도박사 김인하(이병헌 분)의 사랑과 성공을 다룬 이야기. 고아인 김인하는 노름꾼 삼촌 밑에서 자라면서 거친 어린 시절을 보내다 맑고 순수한 민수연(송혜교 분)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인하는 살인 누명을 쓰고 미국으로 도피하게 된다. 미국에서 우연히 수연과 재회한 인하는 다시 사랑을 불태우지만 수연과의 결혼식 직전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는다. 인하가 죽은 줄로 안 수연은 자신을 짝사랑하던 인하의 친구 최정원(지성 분)과 함께 귀국한다. 의식을 찾은 인하는 포커학 교수를 만나 도박의 세계를 접한 후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 프로 갬블러로 거듭난다. 세계 포커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본격적으로 호텔 운영과 카지노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귀국한 인하는 사랑과 성공을 놓고 정원과 운명적인 승부를 벌이게 된다.
드라마의 제목 ‘올인(all-in)’은 도박에서 판돈을 모두 걸고 배수진을 치는 상황을 말한다. 쉽게 말해 모든 것을 건 상황이라는 뜻. ‘올인‘의 주인공 김인하의 삶을 대변하는 말이 바로 올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존 인물 차민수씨를 모델로 삼아 카지노와 갬블러라는 참신한 소재 다뤄
전문가들은 ‘올인‘의 인기가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고 말한다. 기존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카지노와 갬블러라는 참신한 소재는 드라마의 첫번째 성공 요인. 두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 얽힌 사랑과 운명이 여성 시청자들을 흡인하는 힘이라면, 역동적이고 짜릿한 프로 갬블러의 세계나 성공을 향한 야망은 남성 시청자들을 끌어들인다. <허준> <상도> 등을 집필한 인기 작가 최완규씨는 드라마의 매력적인 소재를 잘 버무려 탄탄하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올인‘의 주인공 김인하가 실존 인물인 차민수씨를 모델로 삼았다는 것도 화젯거리. 역경과 시련 끝에 세계 랭킹 1위의 프로 갬블러로 변신한 차민수씨의 인생은 그 자체가 소설이다.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그의 삶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제대로 된 캐스팅’이라고 평가받는 이병헌과 송혜교도 인기 비결 중 하나. 부드러운 미소와 카리스마를 동시에 지닌 이병헌은 한창 물오른 연기를 선보이고, <가을동화>를 통해 ‘청순미’의 대표로 자리매김한 송혜교 역시 기구한 사랑을 하는 여주인공 역할에 제격이다. 특히 연기자들은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오래전부터 카지노 수업을 받는 등 ‘실전’을 방불케 하는 연습을 거쳤다. 카지노 딜러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송혜교는 지난해 10월부터 석달 동안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의 카지노 교육원에서 하루 4시간씩 수업을 받기도 했다.

화제의 드라마 '올인' 인기요인 철저 분석&촬영현장 뒷얘기 전격 공개

'올인' 촬영의 상당부분이 해외로케로 이뤄졌다. 극중 인하와 수연이 데이트를 즐기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촬영 때의 모습


이렇듯 ‘올인‘이 카지노 세계를 실감나게 묘사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했지만 사실과 다른 점도 적지 않다. 드라마를 보면 이병헌이 하루 아침에 핏보스(Pit Boss:일정 구역을 관리하는 책임자)로 발탁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경험이 제일 중요한 카지노 업무에서 핏보스가 되려면 최소 10년에서 보통 20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드라마에서 이병헌은 딜러도 아닌 보안직원 신분에서 핏보스가 되었으니 말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또 극중 딜러로 등장하는 송혜교가 유니폼 차림으로 카지노 안팎을 돌아다니는 장면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 칩 하나에 수천달러씩 하는 카지노에서 직원들의 행동은 철저하게 통제되기 때문에 근무복을 입은 채 호텔 로비 등을 다니는 것은 금물. 딜러들은 카지노 내부에서도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업무시간 외에는 카지노에 들어갈 수도 없다. 아예 직원들이 다니는 길이 따로 있을 정도다.
재미교포 도박사가 ‘초짜’ 딜러인 송혜교를 지목해 게임을 벌이고 30억원 이상 따는 것도 불가능한 내용이다. 딜러를 지정하는 것은 사전 공모를 막기 위해 금지되어 있기 때문. VIP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원하는 딜러를 붙이는 경우도 있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딜러를 교체해야 한다. 또 딜러가 한 테이블에 있는 시간은 보통 20분 정도이며, 40분 단위로 휴식시간을 갖는데다가 딜러가 연속해서 1천만원 정도를 잃으면 다른 딜러로 교체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면 실제 딜러들의 생활은 어떨까. 드라마 속의 딜러는 매우 화려하고 멋진 직업으로 보이지만 그런 것만은 아니다. 남녀 차별이 없고 수입도 적진 않지만 하루종일 서서 근무해야 하고 하루 8시간씩 3교대 근무를 하는 것도 만만치않은 일이다. 보통 딜러들은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실전에 투입되는데, 송혜교가 워커힐호텔에서 교육을 받은 기간도 3개월. 현직 딜러들은 “신참 티가 나는 연기지만 상당히 매끄럽게 잘했다”며 입을 모아 송혜교의 딜러 연기를 칭찬한다.
밤샘 작업 많다보니 출연자와 연출자가 함께 조는 진풍경도
지난 3월15일 드라마 ‘올인‘의 제주도 촬영현장은 초긴장 상태 그 자체였다. 수요일 오전과 목요일 오전에 촬영한 장면이 그날밤 방송에 나오는 등 긴박하게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 A, B 두 팀으로 나눠 각자 촬영을 했으며 새벽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 일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제주 하얏트호텔에서 묵고 있는 작가 최완규씨가 대본을 완성하면 기다리고 있던 ‘올인‘ 스태프가 와서 대본을 들고 바로 촬영 장소로 뛰어가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최씨는 “이렇게 대본을 늦게 써본 적이 없는데, 이번 작품은 장면장면마다 심혈을 기울여 쓰다보니 대본이 늦어졌다. 배우와 제작진에게 미안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날 만난 제작진과 배우, 관계자들 중에서 작가에 대한 원망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병헌의 매니저 손석우씨는 “대본을 받아서 읽다보면 순식간에 빠져들 만큼 재미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님에 대한 원망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인공 인하 역을 맡은 이병헌의 촬영 장면이 가장 많았다. 기자와 만난 날에도 그의 촬영은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졌다. 다른 연기자들이 한 장면을 찍은 후 다소 휴식시간을 갖는 것과 달리 그는 조금도 쉴 시간을 갖지 못했다. 전날에도 극중 임대수(정유석 분)와 격투신을 찍느라 새벽 5시가 넘어서 촬영을 마쳤다는 그는 “격투신을 찍어서 그런지 온몸이 마구 쑤신다”고 했다. 이병헌은 보통 금요일부터 다음주 목요일 새벽까지 촬영에 임한다. 쉴 수 있는 날은 목요일 딱 하루인데 이때도 CF 촬영 등을 하기 때문에 개인시간이 전혀 없다고.


화제의 드라마 '올인' 인기요인 철저 분석&촬영현장 뒷얘기 전격 공개

주인공 인하 역을 맡은 이병헌은 촬영장면이 가장 많았다. 기자와 만난날에도 그이 촬영은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졌다.


“엉덩이에 살이 찐 것 같다. 이 살들이 다 얼굴로 올라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장난을 치다가도 그는 큐 사인만 들어오면 진지하게 특유의 눈빛 연기와 어눌한 듯하면서도 툭툭 던지는 대사 연기를 보여줬다. 제작진이 ‘OK’를 하더라도 자신의 연기가 맘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다시 할게요”라고 말하고 재촬영에 들어갔다.
“많이 힘들지만 그만큼 시청률도 잘 나오니까 힘이 솟아요. 특히 예전에는 제 팬들의 대다수가 20대 중반 이후의 여성들이었는데, 지금은 초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하신 분들까지 저를 좋아해주시니 기쁘고요. 특히 별로 없었던 남성 팬들이 많이 늘어서 좋아요(웃음).”
지난해 9월부터 ‘올인‘ 촬영에 들어갔기 때문에 영화 <중독> 이후 하루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는 그는 4월초 촬영이 끝나면 한동안 푹 쉴 예정이다.
수연 역의 송혜교는 자신을 알아보는 팬들에게 밝게 웃으며 일일이 인사하는 등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그는 야외에서 차를 운전하는 장면을 찍었는데 1백여명의 사람들이 그를 구경하기 위해 한꺼번에 몰려들어 촬영이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정원 역으로 나오는 지성은 촬영 내내 연신 눈 주위를 손으로 누르며 졸음과 피곤을 쫓고 있었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찍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촬영하다가 감독님과 제가 나란히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을 때도 많아요. 지금도 나흘 동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웃음). 촬영이 빡빡하게 진행되니까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아쉽죠. 하지만 이병헌 선배님같이 연기 잘하는 분이랑 같이 출연하면서 연기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촬영현장에서 만난 드라마의 제작진과 연기자들 모두 한목소리로 하는 이야기가 바로 “촬영이 끝나면 한동안은 푹 쉬고 싶다”였다. 그만큼 오랜 기간 고생하면서 작품에 임했기 때문. 하지만 촬영이 끝나더라도 이들이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올인‘의 대박으로 더욱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게 된 스타급 연기자와 제작진 그리고 새롭게 스타로 떠오른 신인 연기자들을 찾는 곳이 더욱 많아질 것이기 때문. 실제로 이병헌과 송혜교는 이 작품을 찍으면서 다수의 CF 섭외를 받았고, 이 작품을 계기로 다른 드라마 출연이나 CF 섭외를 받은 신인 연기자들도 많다. 또 ‘올인‘은 대만 등 아시아 등지에 판권이 팔려 조만간 방영될 예정인데, 4월중 프로모션차 대만 등지로 방문할 계획도 있어서 이래저래 이들은 한동안 ‘바쁜 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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