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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지식정보타운+3기신도시, 트리플 호재 과천 임장기

김명희 기자

2024. 10. 07

과천이 올 들어 서울보다 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되며 도시 전체가 신축으로 거듭난 과천을 다녀왔다. 

과천의 대장인 과천푸르지오써밋(왼쪽)을 비롯한 과천 일대 아파트들.

과천의 대장인 과천푸르지오써밋(왼쪽)을 비롯한 과천 일대 아파트들.

서울 사당동에서 남태령을 넘어 과천으로 들어서면 눈이 시원하고 공기가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 서울에 집중된 정부 기능을 분담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조성된 도시인 과천은 부동산 시장에서 ‘전교권’ 같은 존재다. 서울에 가까우면서 관악산과 청계산에 둘러싸여 주거 환경이 쾌적하고 인구(8만 명)에 비해 서울대공원,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과천과학관 등 문화 및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정부과천청사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수요가 더해져 꾸준한 인기를 누렸으며, 심지어 서울 강남보다 단위(3.3㎡)당 아파트값이 비쌌던 적도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2005년과 2006년에는 서울에 비해 연간 2배 이상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부청사 세종시 이전, 1980년대 초반 지어진 주공아파트 단지의 노후화 등으로 한때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던 과천 부동산 시장이 요즘 다시 뜨거워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12일까지 과천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2.65%로,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2.42%)을 뛰어넘었다.

정부과천청사 전경.

정부과천청사 전경.

‌과천의 최근 상승세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트렌드와 맞물린다. 주공 1~12단지 가운데 4·5단지, 8·9·10단지를 제외한 7개 단지가 재건축이 완료됐다. 김학렬 소장은 과천 아파트 단지들의 특징을 ‘상향 평준화’라고 설명한다. 대부분 평지에 조성된 데다 지하철역을 끼고 있고 상가도 발달했다. 도로가 넓고 서울에 비해 차량이 많지 않은 점, 위해 시설이 거의 없고 가로수와 녹지도 잘 갖춰져 있어 주거 선호도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과천의 대장은 가격으로 보면 과천푸르지오써밋(32개 동·1571세대)이다. 주공 1단지를 재건축해 2020년 입주한 이 아파트는 지난 8월 전용 84㎡가 22억9000만 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이는 서울 마포 신축 대장인 마포프레스티자이(21억8500만 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은 호가 22억~23억 원 선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철 4호선 과천역(7번 출구)을 끼고 있으며, 최근 입주한 신축 가운데 서울과 가장 가깝다. 단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풍부한 녹지와 인공 폭포 등의 조경 시설이 눈에 띈다. 반경 500m 내에 과천초를 비롯해 과천중, 과천고, 과천여고 등이 자리해 도보로 통학할 수 있다. 관악산과 양재천, 과천 중앙공원도 인접해 자연 친화적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각각 과천역 3번과 4번 출구에 인접한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와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은 모두 주공 7단지를 모태로 한다. 재건축 과정에서 이견이 생겨 7–1과 7–2단지로 나뉘었고 7–1단지가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15개 동·1317세대·2020년 입주), 7–2단지가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9개 동·543세대·2018년 입주)로 재건축됐다. 브랜드와 입주 시기는 조금 다르지만 두 아파트는 교통, 상권, 학군을 공유하며 가격 변동 추이도 비슷하다.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84㎡의 최근 실거래가는 18억5000만 원(12층),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는 17억9000만 원(3층) 선이다.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에서 과천 시내를 관통하는 별양로를 따라 조금 더 내려오다 보면 주공 6단지를 재건축한 과천자이(27개 동·2099세대)가 나온다. 앞서 언급한 단지들보다는 지하철역과 거리가 있지만, 신축 2년 차인 데다 대단지에 전 세대 커튼월 룩의 고급스러운 외관 등 장점 덕분에 이번 급등기에 ‘20억 클럽’에 가입(전용 84㎡ 20억5000만 원)했다. 뒤쪽으로 청계산을 두르고 있는 이 아파트는 단지 중앙부 엘리시안가든을 비롯해 다양한 테마 정원을 갖추고 있어 특히 조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이들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와 과천 원도심 사이 약 169만㎡ 면적에 1만 호 규모로 조성되는 3기신도시 과천지구와도 인접해 있다. 지난 8월 정부는 “과천지구의 교통 등 주요 인프라 사업과 주택사업을 병렬적으로 진행해 2028년 착공, 2029년 분양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김학렬 소장은 “과천지구 사업이 완료되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개통되면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을 비롯한 인근 아파트들의 주거 편의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구 8만 도시가 15만으로 성장, 부동산 잠재력도 커질 듯

과천 주공 4단지 재건축 현장. 뒤로 관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위). 래미안 에코팰리스의 수령 600년 된 회화나무.

과천 주공 4단지 재건축 현장. 뒤로 관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위). 래미안 에코팰리스의 수령 600년 된 회화나무.

과천 주공 3단지와 11단지는 2000년대 초반 래미안슈르(48개 동·3143세대)와 래미안에코팰리스(12개 동·659세대)로 일찌감치 재건축이 완료됐다. 2007년 입주한 래미안에코팰리스는 단지 안으로 관악산 계곡이 관통해 흐르고 중앙정원에는 수령 600년에 가까운 회화나무를 중심으로 작은 숲이 조성돼 있어 자연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2008년 입주한 래미안슈르는 3000세대가 넘는 대단지로, 한때 과천의 대장으로 군림했던 아파트. 신축 아파트들이 잇달아 들어서며 가격 하강 곡선을 그리던 이 아파트는 최근 과천지식정보타운 호재로 반등하는 모양새다. 래미안슈르에서 안양 인덕원으로 가는 길목에 조성되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과천시와 경기주택도시공사가 함께 개발하는 대규모 공공택지 지구다. 135만3090㎡ 면적에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등 지식 기반 산업단지와 주택 8500여 가구(단독주택 포함)가 들어선다. 지식정보타운 사업이 마무리되면 과천 인구가 8만에서 15만 명으로 증가하고, 기존 과천의 끝자락이던 래미안슈르는 중심부에 자리하게 된다.

과천 주공 4·5단지와 8·9·10단지도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4단지는 GS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1개 동, 총 1445가구 대단지 아파트(프레스티어자이)로 거듭난다. 이 중 전용면적 49~99㎡ 287가구를 일반 분양할 예정인데, 분양가는 3.3㎡당 5600만 원 안팎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전용 84㎡가 19억 원가량인데,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데다 과천 신축이 오름세라 청약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과천시는 신축아파트 청약 우선공급 대상을 ‘1년 이상 거주한 과천 시민’으로 제한하기로 하고 이와 같은 내용의 주택 우선공급 대상 지정 고시를 행정 예고했다.

이 외에도 주공 5단지는 대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을 적용해 ‘써밋마에스트로’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8·9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10단지는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아 지하 3층~지상 28층 규모의 18개 동, 1179세대 아파트로 거듭난다. 2027년 일반 분양 예정인 10단지는 과천역과 가까운 데다 저층 아파트라 용적률(86%)이 낮아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천푸르지오써밋 #과천부동산 #여성동아

‌도움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사진 박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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