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맨션, 한강자이, 한가람아파트 등이 자리잡은 동부이촌동 전경.
동부이촌동 토박이들이 즐겨 찾는 맛집 스즈란테이.
한강 모래사장에서 서울 대표 부촌으로!
동부이촌동 한강변의 왕궁아파트.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지대가 낮아 비만 오면 상습적으로 침수가 된다는 것이었다. 정부는 주택난과 침수 문제 해결을 위해 1968년부터 이촌동 모래사장에 제방을 쌓고 그 안쪽 땅을 메워 택지로 개발한다. 그렇게 조성된 땅에 들어선 것이 한강맨션과 외인아파트, 공무원아파트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시멘트와 함께 건축 자재로 사용되는 모래는 강모래가 으뜸이고 바다 모래를 그다음으로 치는데, 이들 아파트는 이촌동 한강 변 백사장의 모래를 이용한 덕분에 특히 더 튼튼하다는 얘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아파트 자리에는 현재 건영한가람아파트(2036세대·1998)와 강촌아파트(1001세대·1998)가, 외인아파트 자리에는 한강자이(656세대·2003)가 들어섰다. 한강자이는 당시 LG건설(현 GS건설)이 드라마 ‘대장금’으로 인기를 끌던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내세워 고급화를 추구한 자이 브랜드를 처음 적용한 곳으로, 전용 92㎡ 46세대를 제외하고 전 세대를 177~309㎡로 구성한 럭셔리 아파트다. 당시 3.3㎡당 분양가는 800만~1400만 원이었으며 펜트하우스는 25억 원에 거래돼 비슷한 시기에 분양된 타워팰리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 소장은 “한강자이는 대형 평형 위주고 워낙 잘 지었기 때문에 한번 들어오면 계속 사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분양 이후로 한 번도 시세가 빠진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50년간 동부이촌동 대장 아파트로 자리매김해온 한강맨션은 2017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1월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11월 관리처분인가까지 받아 재건축이 가시화됐다. 계획대로라면 올 연말 이주를 시작하고 2024년 1월 착공해 3년 뒤 지상 35층 15개 동, 총 1441가구로 거듭난다. 그런데 서울시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재건축 35층 층고 제한을 폐지함에 따라 조합이 지난 4월 용산구청에 최고 층수를 68층으로 설계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신청, 재건축 방향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1971년 준공된 한강맨션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가 중산층을 겨냥해 지은 아파트다. 당시는 국민소득이 빠르게 늘면서 고급 주택에 대한 니즈가 생겼고, 부동산 재테크로 재미를 보는 사람이 생겨나던 시기다. 한강맨션은 전용면적 88㎡부터 180㎡까지 다양한 세대로 구성되었으며 국내 아파트 가운데 처음으로 모델하우스도 선보였다. 동부이촌동엔 한강맨션, 현대맨숀 등 ‘맨션(mansion)’이란 이름이 붙은 아파트가 유난히 많다. 원래 맨션은 대저택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상류층을 겨냥해 엘리베이터 등을 두고 호화스럽게 지은 아파트란 의미로 통용됐다. 김학렬 소장은 “한강맨션은 서울신용산초·용강중·중경고 등 학교를 짓고 상가와 파출소 등을 배치해 주거의 편의성을 높였다. 배우 강부자와 고은아, 가수 패티김 등 연예인들이 입주하면서 선망의 대상이 됐고, 준공 이후 이 일대를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 붐이 일어 점보맨션·타워맨션 등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한강맨션은 이름처럼 한강을 끼고 있는 데다 4~5층 저층 단지라 용적률이 낮고 대지 지분이 높다. 한마디로 재건축 시 사업성이 좋다는 이야기다. 김학렬 소장은 “앞으로 재건축 시장에서 한강맨션이 단연 이슈가 될 것이다. 가구당 평균 대지 지분이 126.06㎡(약 38평)에 달한다. 사업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 분담금 부담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전용면적 101㎡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는 39억 원(2023년 8월)이며, 현재는 36억~42억 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한강맨션 바로 옆 한강삼익은 1979년 준공된 12층짜리 2개 동 252세대의 소규모 아파트다. 1동은 중경고등학교를 앞에 두고 한강이 정면으로 보이는 데다 전용면적 158㎡ 대평 평형 위주지만 2동은 중형 평형 위주에 한강 조망권도 1동에 비해 떨어진다. 한강삼익 역시 조합설립에 이어 사업시행인가까지 얻어 재건축 본궤도에 진입한 상태다.
재건축 대장주 한강맨션, 성공 사례 래미안첼리투스, 리모델링 중인 현대맨숀
1:1 재건축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래미안 첼리투스(왼쪽)와 기부채납으로 조성된 한우리 공원.
래미안첼리투스에서 이촌로를 건너 자리하고 있는 현대맨숀은 동부이촌동 첫 리모델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1974년 8개 동 653세대로 준공된 이 아파트는 2025년 리모델링을 마치면 9개 동 750세대로 거듭난다. 비어 있는 용지에 수평 증축을 통해 27층짜리 건물을 신축하는 것. 리모델링 후 단지명엔 시공사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이 적용된다. 김 소장은 “보통의 구축 아파트들은 층고가 낮아 리모델링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현대맨숀은 층고가 3m 가까이 되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해도 시스템에어컨 등을 넣기에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을 진행 중인 현대맨숀.
#동부이촌동 #스즈란테이 #여성동아
도움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사진 이상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