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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세특·창체 유기적으로 연결해 탐구력과 성장 스토리 보여줘야”

‘이로울쌤’ 이미연 대표 ‘좋은 학생부의 조건’

김명희 기자

2026. 05. 14

2028 대입 개편으로 내신 변별력이 약화하면서 학생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입학사정관들이 뽑을 수밖에 없는, 경쟁력 있는 학생부란 어떤 것일까.



2028 대입 개편으로 입시 지형에 큰 변화가 생겼다. 내신 9등급제가 5등급제로 바뀌면서 단순한 등급만으로는 학생을 변별하기 어려워진 대학들이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 드러나는 학습 과정을 더욱 면밀히 살펴보기 시작한 것. 이에 따라 무엇을 배웠는지뿐 아니라 어떤 질문을 품고 이를 어떻게 확장해왔는지가 핵심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 교육의 본질에 가까워진 변화지만, 학생과 학부모 처지에서는 ‘그럼 학생부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라는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세특에는 동기·태도·과정 드러나야

전직 고교 교사이자 입학사정관 출신으로, 현재 유튜브 채널 ‘이로울쌤’을 운영하는 이미연 이로울교육연구소 대표는 학생부에서 필요한 핵심 키워드로 ‘탐구력’을 꼽는다. 탐구력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궁금증에서 출발해 질문을 확장하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다. 아울러 그는 “학생부는 활동의 나열이 아니라 ‘유기적 연결’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업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독서로 이어지고 독서를 통해 확장된 질문이 다시 교과 탐구와 보고서, 발표로 연결되며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과 창의적 체험활동(창체), 자기평가서 전반에 일관되게 드러날 때 비로소 경쟁력 있는 학생부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최근 ‘한 권으로 끝내는 합격 생기부 탐구력’을 펴낸 이미연 대표를 만나 변화된 입시에서 경쟁력 있는 학생부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을 들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부터 적용되는 2028 대입 개편과 서울대 전형 변화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뭔가요.

내신 9등급제가 5등급제로 바뀌면서 1등급 비율이 4%에서 10%로 확대됐습니다. 대학으로서는 같은 1등급이라도 최상위권인지, 경계선에 있는 학생인지 구분할 필요가 생겼죠. 이에 따라 원점수와 성취도, 그리고 세특과 창체 기록을 통해 학생의 역량을 보다 정밀하게 확인하려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어요. 특히 서울대는 정시에서도 교과 역량 반영 비중을 확대하며 학교생활 충실도를 중요하게 보겠다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서울대의 변화는 다른 대학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목해야 합니다. 



결국은 학생부가 더욱 중요해진다는 얘긴데요. 그럼 대치동 쏠림에도 변화가 생길 것 같아요. 

학군지 선호가 완전히 줄어들 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흐름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 건 맞습니다. 이른바 ‘탈대치 컨설팅’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에요. 앞으로는 단순히 ‘학군지다’ ‘명문고다’라는 이유만으로 학교를 선택할 게 아니라 아이를 기준으로 봐야 할 것 같아요. 현재 학업 수준이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어느 학교에서 내신을 더 잘 받을 수 있고 학생부를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는지, 그걸 중심에 두고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한다는 거죠.

학생부에서 개인별 세특은 폐지되고, 교과별 세특은 글자 수가 1학기와 2학기 합산 최대 500자로 줄었습니다. 세특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500자 안에서는 단어 하나, 표현 하나가 곧 학생의 역량을 드러냅니다. 문장 구조가 단순하거나 어휘 밀도가 떨어지면 그 즉시 보통 수준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또 이것저것 다 잘했다는 식의 ‘백화점식 나열’을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대학은 세특을 통해 학생의 탐구력과 성장 서사를 보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이 활동을 왜 시작했는지에 대한 ‘동기’가 분명히 나타나야 하고, 수업에 임하는 ‘태도’와 구체적인 수행 ‘과정’이 드러나야 합니다. 또 그 활동을 통해 지식이 어떻게 심화하고 확장되었는지까지 연결돼야 합니다. 

그런데 세특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창체가 더 중요해졌다고요.

상위권 학생들의 세특은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됐다는 대학들의 후기가 있어요. 그래서 변별의 수단으로 창체의 중요성이 부각하고 있죠. 창체는 비교과 영역에서 학생의 자율적 탐구, 진로 설계, 사회적 실천 등을 폭넓게 담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비유하자면 ‘세특에서 심은 씨앗을 창체에서 꽃피우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경영학과 지망생이 단순히 “경제 동아리 부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했다”라고 쓰는 것보단 “수학 시간에 배운 함수의 실생활 적용 원리에 호기심을 느껴(세특), 이를 경제 동아리 활동으로 가져와 ‘수학 모델을 활용한 투자 포트폴리오 최적화 방안’을 연구했다(창체)”라고 쓰는 식이죠. 수업 중 배운 지식을 스스로 심화, 확장하는 유기적인 연결이 대학이 가장 높게 평가하는 대목입니다.

자기평가서에는 어떤 내용을 넣는 게 좋을까요. 

선생님이 수십 명, 수백 명의 학생을 다 기억해서 세특을 작성하는 게 쉽지 않아요. 그래서 학생이 직접 자신의 학습 여정을 기록해서 제출하는 자기평가서가 교사의 기억을 환기하고 세특을 풍부하게 하는 밑그림이 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학생에겐 “제 학생부에 이런 내용을 담아주세요”라고 호소할 강력한 수단이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기회를 날려버리는 아이들이 많아요. 자기평가서에는 첫째, 본인의 수업 태도와 지적 호기심을 구체적으로 적고 둘째, 탐구의 과정과 결과를 요약하고 셋째, 새롭게 알게 된 점을 명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탐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에 무엇을 더 연구해보고 싶은지를 적는 게 좋습니다. 그게 바로 대학이 원하는 성장하는 모습입니다.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년도 수시 박람회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 2028 대입 개편으로 학생부가 입시에 더욱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년도 수시 박람회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 2028 대입 개편으로 학생부가 입시에 더욱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교과과정에서 궁금증 찾고, 성장하는 모습 보여야  

학생부에 ‘독서활동’ 항목이 없어졌음에도 독서가 여전히 중요하다고요.

‘독서활동’ 항목 자체가 학생부에서 빠졌기 때문에 “이제 책을 안 읽어도 되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실제로는 오히려 독서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는 독서활동이라는 별도의 항목에 기록이 됐다면, 지금은 그 내용이 세특이나 창체 속으로 들어가면서 훨씬 더 정교하게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어떤 학생은 합격하고 어떤 학생은 떨어집니다. 그 이유는 얼마나 많이 읽었느냐가 아니라 그 책을 어떻게 읽고 얼마만큼 자기 것으로 소화했느냐를 보기 때문이죠. 따라서 단순히 책을 읽는 데서 끝낼 게 아니라 책을 통해 ‘질문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우주의 역사를 다룬 ‘빅뱅의 메아리’라는 책을 읽다가 ‘암흑물질’이라는 개념이 나왔다면, 거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관련 개념을 더 찾아보면서 탐구로 확장해보는 겁니다. 인문·사회 도서를 읽었다면, 그 내용을 학교 급식 문화나 일상 속 문제와 연결해보는 것도 좋아요. 실제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 합격한 학생의 생기부를 보면, 데이터 독점 문제를 탐구하던 중 단순히 찬반으로만 볼 수 없다는 고민에서 출발해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을 읽고 ‘합의된 정의란 없다. 공동선에 대해 끊임없이 논의하는 공공의 토론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사례가 나옵니다. 

탐구 주제를 잡는 것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부에서 가장 강한 첫인상을 받는 게 탐구 주제 자체의 매력도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도 ‘주제 잡기’더라고요. 대학들은 학교 안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배우고 그 배움을 확장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거창한 주제를 찾으려 하기보다 교과서를 보다 생긴 궁금증에서 출발하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이 주제가 나의 관심사와 일관되게 연결되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그래야 의미 있는 스토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차별화를 하고 싶어서 너무 독특한 주제를 잡는 학생들도 있는데, 자료도 풍부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결과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탐구보고서 작성 시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면요.

학생들은 탐구보고서를 쓸 때 ‘성공한 결과’를 멋지게 포장하고 싶어 하지만 대학들은 결과보다 ‘실패의 과정’에 더 주목합니다. 이번에 서울대 입학본부에서 운영하는 공식 웹진 ‘아로리’에 공개된 합격생들의 학생부를 봐도 아이들이 겪은 수많은 실패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1 때 AI로 게임 만들기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학생이 있다면, 대학은 이 실패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패 후 다시 책을 찾아보고 연구를 지속해 고3 때 재도전하여 결국 해내는 모습에서 회복탄력성을 읽어내죠. 따라서 실패 경험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 과정을 솔직하게 녹여내는 게 좋아요.  

아로리에 공개된 학생부에서 참고할 만한 또 다른 내용이 있다면 뭔가요. 

아로리 사이트는 입시 준비생이라면 반드시 즐겨찾기 해두고 분석해야 할 보물창고 같은 곳입니다. 서울대가 원하는 인재상이 어떤 모습인지 확실히 감이 오거든요. 제가 분석한 서울대 합격생들의 특징은 첫째, 모든 탐구의 시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수업 시간에 생긴 작은 질문에서 출발했다는 점입니다. 둘째, 1학년 때 넓게 탐색하던 주제가 3학년으로 갈수록 구체적인 질문으로 좁혀지며 탐구가 심화하는 흐름이 보입니다. 셋째, 독서와 탐구의 선순환입니다. 탐구하다 막히면 책을 찾고, 책을 읽다 생긴 궁금증을 다시 탐구로 연결하는 식이죠. 넷째는 앞서 말씀드린 실패의 과정을 숨기지 않는 정직함이에요. 마지막은 외부의 도움이나 AI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실험 결과와 성장 과정을 본인의 글과 말로 진솔하게 표현할 줄 아는 학생을 선호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과목 선택 시 ‘우선순위 학과 + 서브 학과’ 전략

고교학점제 과목 선택 시 주의할 점을 알려주세요.

고1 학생들은 6월이 가까워지면 본격적으로 과목 선택의 시기를 맞게 되는데요. 이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성적 잘 나오는 과목이냐, 전공 적합성이냐’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등급 따기 쉬운 과목들을 선택할 경우 대학이 이를 상당히 잘 알아본다는 것입니다. 입학 사정 과정에서는 학생이 속한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표와 그 학생이 실제로 선택한 과목들이 함께 보이거든요. 만약 기계공학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이 물리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그걸 바로 알 수 있어요. 특히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일수록 과목 선택은 더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성적을 내기 위해 선택하기보다는, 최소한 전공과 관련된 핵심 과목을 가져가야 한다는 거죠.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대학들이 단순히 과목의 ‘목록’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선택의 ‘맥락’까지 읽는다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식량 문제에 관심이 있던 학생이 일본어 대신 프랑스어를 선택했는데 그 이유가 아프리카 지역과의 연관성을 고려했기 때문이었어요. 이런 맥락은 대학 입장에서 굉장히 설득력 있게 보입니다.

원서 쓸 때 이수 과목과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는데,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입 수시 원서 6장을 모두 동일한 학과 지원에 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정말 가고 싶은 대학이 있다면 학과를 조금 낮춰서 지원하고, 반대로 정말 가고 싶은 학과가 있다면 대학의 수준을 조금 낮춰서 지원하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게 됩니다. 때문에 ‘우선순위 학과’와 ‘서브 학과’를 함께 설정하는 전략이 필요해요. 같은 계열 내에서 연관성 있는 학과들을 구성하면 학생부 내용의 연속성과 계열 적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 합격 가능성을 높이면서 진로의 폭을 넓히는 구조를 만들 수도 있고요.   

학생부와 관련해 학부모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대학이 학생부를 통해 보고자 하는 것은 아이 스스로 탐구하고 자기 힘으로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입시는 전략이 중요하지만, 그 바탕에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가 함께 놓여 있습니다. 이 2가지는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떤 방향에서 가장 빛나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질문하고, 성장을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로울쌤 #학생부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뉴스1 사진출처 아로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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