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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교사가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아이들의 배움은 완전히 달라질 거에요.”

에듀테크 기업 프리윌린 권기성 대표

이혜진 객원기자

2025. 08. 06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25 세계 최고 에듀테크 기업’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린 매쓰플랫은 교사는 가르침에, 학생은 배움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실을 기술로 바로잡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아이의 이해도’보다 ‘수업의 진도’가 먼저 고려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마다 학습 속도와 습득 방식이 다르지만, 교실은 정해진 흐름에 따라 일방적으로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뒤처지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지만, 커리큘럼 중심의 교육 방식은 이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지식 결손 현상의 이면에는 교사 1인이 감당해야 하는 과중한 수업 외 업무가 자리한다. 시험 출제, 수행평가, 행정 처리에 쏟는 시간 탓에 교사는 본질적인 역할인 ‘가르침’에, 학생은 ‘배움’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다. 진도는 나가지만 배움은 남지 않는 이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에듀테크 기업 프리윌린의 권기성 대표는 기술에 주목했다. “기술은 교사의 시간을 되돌려주고, 아이의 배움을 설계할 수 있어야 진짜 의미가 있다”는 그의 신념은 지금 매쓰플랫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에듀테크 기술로 교육의 공백을 채울 수 있어요”

매쓰플랫이 만들어낸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단순한 점수 향상이 아니다. 진짜 변화는 아이들의 ‘학습 태도’에서 나타난다. 아이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교육은 점차 방향성을 찾게 된다. 성취보다 중요한 것은 이해의 밀도이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교육이다.

프리윌린은 교사의 손을 거쳐 아이들의 교육에 접근하는 기술을 만들고 있다. 매쓰플랫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에게는 양질의 수업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학생에게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모에게는 학습 과정에 대한 신뢰를 돌려주는 교육 구조를 완성해가고 있다. Q&A를 통해 창업 계기부터 매쓰플랫의 차별성, 공교육 안에서 기술이 가진 역할까지 더 깊이 들여다보았다.

프리윌린의 타운홀 미팅.

프리윌린의 타운홀 미팅.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처음 사회에 나와 활동한 곳은 NGO 단체였고, 그곳에서 탈북 청소년을 비롯한 소외 계층에게 교육을 지원하며 국제개발협력 관련 업무에도 참여했어요. 그 현장에서 교육이 한 사람의 삶은 물론 사회 전체를 바꾸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직접 느낄 수 있었죠.



하지만 NGO의 구조상 변화의 속도는 매우 더뎠고, 지속적인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비즈니스 영역에서 해답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학원을 창업해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현장에서 부딪히며 교육이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려면 어떤 방식이 필요한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술’이라는 수단이 교육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렇게 창업이라는 길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질문과 고민들이 프리윌린의 시작이자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분야 중에서도 에듀테크, 특히 수학을 처음 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수학은 수업 방식 자체가 매우 정형화돼 있어요. 대부분 선생님 한 분이 개념을 설명하고, 아이들은 정해진 문제 풀이 과정을 따라가죠. 그런데 이 방식은 학생 개개인의 이해도나 진도와는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구조예요. 저는 수학이 가진 이런 정형성과 명확한 개념 구조, 아이들의 반복되는 오답 패턴에 주목했어요. 이건 곧 기술과의 궁합이 아주 잘 맞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데이터 기반 분석과 추천 시스템을 적용하면 학생의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콘텐츠를 제시할 수 있다고 본 거죠. 그래서 처음엔 수학 과목을 중심으로 기술을 접목해보기로 했고, 그게 매쓰플랫의 시작이었어요.

매쓰플랫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매쓰플랫은 ‘학생 중심’이 아닌 ‘선생님 중심’의 교육 플랫폼이에요. 각 학생의 수준과 취약 개념을 AI가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하고, 선생님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정교하고 효율적인 수업을 설계할 수 있어요. 기존 수업처럼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이해도에 맞춰 수업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또한 선생님이 반복적으로 해야 했던 문제 선정, 오답 정리, 성취도 분석 같은 업무를 시스템이 대신해줘요. 그만큼 수업 준비 시간은 줄고, 아이 한 명 한 명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죠. 결국 매쓰플랫은 기술을 통해 선생님의 수업 역량을 끌어올리고, 아이들에게는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플랫폼이에요.

대부분의 에듀테크 기업이 ‘학생 중심’ 서비스를 표방하는데요. 왜 매쓰플랫은 ‘선생님 중심’ 방식을 택하셨나요. 그 이유가 궁금해요.

처음엔 저도 학생이 혼자 공부할 수 있는 동영상 강의 기반의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학원에서 제가 직접 가르치던 아이에게 테스트를 해보니, 눈빛이 금세 흐려지더라고요. 집중도 안 되고, 질문도 없고, 점점 수동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느꼈어요. 학습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힘을 얻는다는 것.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선생님이 있어야 한다는 걸요. 바로 그날 저는 프로그램의 방향을 완전히 바꿨어요. 기술이 교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교사가 더 잘 가르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사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어떤 수업에서도 잘 따라와요. 교육은 목적을 잘 모르던 아이도 ‘앎’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돕는 데 있다고 믿고 있어요. 특히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학습 동기가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일방적인 강의보다 실시간으로 설명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해요. 매쓰플랫은 바로 그 지점을 기술로 도와주는 플랫폼입니다. 선생님이 학생 개개인에게 더 밀도 있는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줄 수 있게 지원하는 거죠.

교육 현장에 프로그램을 도입했을 때 어떤 변화가 생겨났나요.

우선 매쓰플랫은 학원, 스쿨플랫은 학교에서 활용되는 프로그램이에요. 학교와 학원 현장에서 가장 먼저 체감되는 변화는 교실 수업이 훨씬 유연해졌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수학 수업을 보면, 같은 교실 안에 이미 고등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아이도 있고, 기초 연산조차 어려워하는 아이도 있어요. 이처럼 이해도와 학습 속도가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교사 한 명이 모든 학생을 일일이 케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죠. AI 기술이 학생별 이해도와 오답 패턴, 풀이 시간 등 데이터를 분석해 그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고, 교사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학생마다 다른 수업 설계를 할 수 있게 해줘요. 실제로 많은 선생님이 “나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수업이 가능해졌다”는 반응을 주시더라고요. 또 다른 변화는 선생님들의 수업 준비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것이에요. 기존에는 학생 수준을 고려해 매번 수업 자료를 새로 구성해야 해서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는데, 반복되는 업무를 시스템이 대신하면서 수업 본연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아요.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반응이에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던 학생들이 “나한테 딱 맞는 수업”이라는 만족감을 표현했고,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스쿨플랫 기반 개별 수업 도입 후 1학기 중간고사 평가와 기말고사 수학 시험 기준 평균이 15.6점 오르는 변화도 있었어요. 

학생의 학습 이해도를 시각화한 매쓰플랫 프로그램.

학생의 학습 이해도를 시각화한 매쓰플랫 프로그램.

학생과 교사를 모두 돕는, 기술이 설계한 ‘진짜 수업’

매쓰플랫이 자기주도학습을 돕는 방식은 무엇인가요.

매쓰플랫은 아이가 혼자 모든 걸 해결하도록 두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초점을 둔 플랫폼이에요. 학생마다 개념 이해도나 학습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AI가 진단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자동 추천하고, 아이는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인지한 뒤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유형에서 반복적으로 오답이 발생하면 문제를 계속 틀리는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해 관련 개념으로 연결된 콘텐츠를 제시하고, 다시 틀린 문제를 풀어보며 자연스럽게 피드백을 받게 돼요.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학습 패턴을 이해하고 필요한 영역에 집중하는 루틴이 형성되죠. 사실 이해를 하지 못한 아이는 본인이 어디서부터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거든요. 아이가 어떤 개념을 잘 모르고 어디서 계속 틀리는지 시각화된 데이터를 볼 수 있다면, ‘내가 이 부분을 집중해서 공부해야 했구나’ 스스로 느낄 수 있죠. 이것이 매쓰플랫이 돕고자 하는 자기주도학습의 본질이에요.

또한 매쓰플랫은 학습 중 실시간으로 선생님과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막히는 지점에서 학습 동기를 잃지 않도록 도와줘요.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니라 적절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주면 자기주도학습은 이루어지죠.

매쓰플랫 외에도 함께 운영 중인 ‘풀리캠퍼스’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풀리캠퍼스는 대학 신입생을 위한 진단 및 학습 지원 플랫폼이에요. 최근 대학 입시 제도가 선택과목 중심으로 바뀌면서 신입생들의 기초학력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공대에 입학했지만 고등학교에서 미적분 수업을 듣지 않은 경우 수업을 따라가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생기죠.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해주신 곳이 건국대학교였고, 그 계기로 신입생의 수학 역량을 사전 진단하고 필요한 개념을 맞춤형 콘텐츠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게 됐어요. 지금은 전국 60개 이상의 대학에서 풀리캠퍼스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고, 학과별 수준 진단이나 보강 학습에 도움을 주고 있어요.

매쓰플랫이 학부모들에게 특히 많은 신뢰를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특히 교육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 반응이 좋다고 들었어요.

요즘 학부모님들은 단순히 ‘우리 아이가 수학을 잘하느냐‘보다 ’무엇을 어려워하고, 왜 그런지‘를 알고 싶어 하세요. 매쓰플랫은 아이가 문제를 맞혔는지 틀렸는지 이상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개념의 이해도, 오답 패턴, 반복 실수 같은 학습 데이터가 시각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아이의 약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죠.

이 데이터는 선생님이 수업 중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부모 상담 때도 큰 역할을 해요. 과거처럼 ’이번 단원 아이의 점수가 몇 점이에요‘라는 막연한 진단이 아니라 ’아이가 분수 개념에서 계속 반복된 실수를 하고, 이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합니다‘처럼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피드백이 가능하죠. 구체적인 설명과 맞춤형 보완 전략이 특히 교육 수준이 높은 지역의 학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대표님이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꼭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은 아이마다 다른 속도와 방향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현실의 교실은 여전히 ‘일괄적인 수업’이라는 구조에 갇혀 있어요. 진도가 중요하다 보니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어도 다음 단원으로 넘어가고, 아이는 배움을 놓치게 되죠. 저는 이 틈을 기술로 메우고 싶었어요. 학생 개개인이 가진 ‘이해의 속도’를 따라가는 수업, 그리고 선생님이 그 흐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교실. 이게 저희가 매쓰플랫을 통해 만들고 싶은 교육 현장의 모습이에요.

마지막으로, 대표님이 생각하는 ‘좋은 교육’이란 무엇인가요.

프리윌린을 창업할 때부터 마음속에 간직했던 건 ‘교육은 무엇을 가능하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이었어요. 교육이란 결국 ‘기회를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의 교육은 종종 ‘구매’처럼 여겨지고 있어요. 돈이 많으면 좋은 차를 사고 좋은 집을 살 수 있는 것처럼, 좋은 교육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암묵적으로 퍼져 있어요. 전 교육은 그렇게 소비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차별적인 기회를 조금이나마 평평하게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매쓰플랫(Mathflat)’이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플랫(flat)하게, 교육 기회의 지형을 평평하게 만들자는 뜻이에요.

더해 저는 미얀마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교육이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전시 상황으로 교육이 중단된 국가에서는 ‘배운다는 것’이 삶의 기회고 곧 희망의 열쇠죠. 

저는 교육을 통해 공동체가 나아질 수 있다고 믿어요. 교육은 단순히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아이들이 더 나은 가치관을 갖고 사회를 바꾸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 혼란한 시대를 이겨내는 힘, 그건 교육이 주는 희망입니다.

프리윌린의 에듀테크 서비스를 통해 양질의 교육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하고, 교육이 닿지 못하는 곳까지 저희 기술을 통해 닿게 하고 싶어요.

#프리윌린 #매쓰플랫 #여성동아

사진제공 프리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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