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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낭만적인 여름밤을 만들어줄 전국 야경 명소 4

김혜민 여행작가

2025. 06. 19

올여름 당신의 낮보다 아름다운 밤을 만날 수 있는 야경 명소 4곳을 소개한다.

 진주 물빛나루쉼터 김시민호 
“남강을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

녹음이 짙은 여름날 진주성을 걷고 있자면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이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날려준다. 진주성의 진짜 매력은 밤에 드러난다. 조명 덕분에 더 운치 있는 성곽길과 더불어 강물에 흔들리는 그림자까지. 밤에는 고요한 만큼 모든 풍경이 배로 선명해진다. 진주성의 밤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 하나 더 있다. 소망진산 아래 망진나루에서 출발해 진주성 앞 남강 일대 약 4km를 약 30분간 운항하는 김시민호를 탑승하는 것! 김시민호라는 이름은 진주대첩의 영웅, 김시민 장군을 기리기 위해 붙여졌다. 

자, 이제 배 시간에 맞춰 선착장으로 향하자. 이미 어둠이 깔린 시각. 자리는 지정석이 아니니 서둘러 배 안으로 들어가 마음에 드는 곳에 앉으면 된다. 어느 자리에 앉든 같은 풍경이 펼쳐지지만, 이왕이면 더 편한 자리가 좋으니 제일 앞자리를 추천한다. 망진나루를 출발한 배는 진주성의 성곽길을 따라 헤엄치듯 흘러간다. 보석처럼 빛나는 진주교 아래도 지나가고, 저 멀리 경남문화예술회관도 보인다. 강물에 비친 불빛이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일렁이는 물빛에 마음이 홀딱 넘어가는 여름밤이다. 

ADD 경남 진주시 망경로 195 OPEN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15분(월요일 휴무)  

[주변 볼거리] 진주남강유등전시관
‌가을밤 열리는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빼놓고 진주를 말하기 힘들다. 진주대첩 당시 남강에 띄운 유등은 가족 간 안부를 전하는 통신 수단이었다고 하니 그 마음이 얼마나 애절했을까. 그 애절한 마음을 담은 남강의 유등을 주제로 펼쳐지는 축제가 바로 진주남강유등축제다. 김시민호의 시작점인 망진나루 뒤에 자리한 진주남강유등전시관에선 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유등을 연중 관람할 수 있다. 이곳은 3월에서 11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니 김시민호를 탑승하기 전에 시간이 남는다면 꼭 방문해보자.



ADD 경남 진주시 망경로 207

OPEN 3~11월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월요일 휴무)

FEE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서울 용마산 
“25분 만에 펼쳐지는 도시의 밤”

바다가 좋냐, 산이 좋냐 물으면 두말없이 “바다”라고 답하는 나도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오는 밤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게다가 용마산의 밤이라면 더더욱. 서울 지하철을 타고 용마산역에 내려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면 용마폭포공원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 조금 더 오르면 클라이밍장과 인공 폭포(용마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기서 뒤를 돌아 조금만 걸어가면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어린이 놀이터가 보인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등산이 시작된다.

25분. 등린이도 오르기 딱 좋은 등산 소요 시간이다. 만약 지하철 중곡역에서 등산을 시작했다면 계단을 따라 냅다 올라가면 그만이지만, 용마산역 코스를 선택해 조금은 둘러 가도 좋다. 물론 정상까지 오를 필요는 없다. 팔각정 계단까지만 올라도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을 테니. 붉은 노을이 점차 짙어지면 도심에는 하나둘 불이 켜진다. 가로등 불도, 아직 퇴근하지 못한 사무실 조명도, 차의 궤적도, 보글보글 된장찌개 냄새를 풍기는 어느 집 창문 밖으로 새어 나오는 전등불도 이곳에선 무수히 쏟아지는 별처럼 빛난다. 참고로 하산할 때는 계단을 따라 쭉 이어지는 중곡역 방면을 추천한다. 조금만 내려오면 가로등과 도심을 만날 수 있으니 그나마 수월한 코스다.  ADD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포항 스페이스워크 
“꼭대기가 360°로 뒤집어져 있는데 어떻게 올라가는 거야?”

바다가 하염없이 펼쳐지는 산꼭대기 위에 우주선이 불시착했다. ‘예술 위, 구름 위를 걸으며 마치 공간과 우주를 유영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름 붙인, 길이 333m에 달하는 스페이스워크가 그 주인공이다. ‘전망대계의 롤러코스터’라 불리는 스페이스워크는 입장료가 무료인 데다 높이 25m로 그리 높지 않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그 위에 올라서면 다리가 후들후들, 담력 테스트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 땐 두 발을 내디디고 있는 바닥과 두 손으로 꼭 부여잡고 있는 손잡이 모두가 휘청이고, 마음도 휘청인다.

스페이스워크의 동선은 두 코스로 나뉜다.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그나마 완만한 코스인 입구 오른쪽으로 향하는 것이 낫고, 담력이 있다면 보다 스릴 있는 왼쪽으로 향하자. 물론 360°로 도는 구간은 안전상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두 코스가 연결돼 있지는 않다.

무엇보다 스페이스워크의 진면모는 여름밤에 드러난다. 여름 시즌에만 야간 개장을 하기 때문이다. 더위는 잠시 잊고 스페이스워크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 바닷바람 맞으며 낭만을 그려도 좋을 듯하다.

ADD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30 OPEN 4~10월 평일 오전 10시~오후 8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9시, 11~3월 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 

[주변 볼거리] 포항 해상스카이워크
‌포항 스페이스워크보다 더 가까이에서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스페이스워크에서 차로 7분 거리, 여남 지구 한편에 마련된 높이 7m, 총길이 463m의 해상스카이워크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 역시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라 가볍게 들르기 좋다. 밤이 되면 형형색색 조명이 켜져 낭만까지 더해진다.

밤에는 투명 유리 아래로 바다를 훤히 들여다볼 수 없지만,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은 물씬 든다. 동절기에는 일찍 문을 닫지만 하절기엔 오후 9시까지 오픈하니, 여름은 밤바다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다. 해상스카이워크 중앙에는 인공 암석으로 둘러진 깊이 1.2m의 자연 해수 풀장이 있다. 만조 때는 바닷물이 가득하고 물이 빠지면 모래가 드러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해상스카이워크 입구에는 휠체어 전용 리프트(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배려했다.

ADD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해안로 518 

OPEN 3~11월 매일 오전 9시~오후 9시, 12~2월 매일 오전 9시~오후 6시

대전 엑스포 과학공원 한빛탑 
“꿈돌이를 기억하시나요?”

대전 여행에선 2가지가 화젯거리다. 대전 초보 여행자라면 무조건 줄 서서 구매해 간다는 성심당 빵이 첫 번째고, 여전히 대전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꿈돌이가 두 번째다.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가 열리던 당시 마스코트였던 꿈돌이는 여전히 대전 곳곳에서 사랑받고 있다. 일단 밤이 찾아오기 전 입장료가 무료인 한빛탑으로 향하자.

경주 첨성대를 모티프로 만들어진 한빛탑은 벽돌 개수도 대전세계박람회가 개최된 연도에 맞춰 1993개다. 슬슬 어둠이 찾아오면 돗자리를 챙겨 온 가족 단위 방문객이 한빛탑 앞에 하나둘 자리를 잡는다. 돗자리를 준비 못 한 사람도 걱정 없다. 철퍼덕 벤치에 자리를 잡으면 그만이니깐. 한빛탑이 있는 엑스포 과학공원의 첫 번째 볼거리는 음악에 따라 춤을 추는 음악분수다. 분수와 함께 매번 다른 장르의 음악이 흘러나와 절로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는데, 음악에 맞춰 뿜어져 나오는 분수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물론 낮의 분수 공연도 멋지지만, 밤 조명과 어우러지는 음악분수는 감상하는 재미를 더한다. 두 번째 볼거리는 한빛탑을 스크린 삼아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다. 이거야말로 밤이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 그리고 세 번째는 한빛탑 바로 앞에 있는 물빛광장이다. 생각보다 물이 얕기 때문에 자박자박 걸어도 신발이 젖지 않는 신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여름밤엔 가끔 맥주축제도 열리니 대전의 밤은 여전히 아름답다. 

ADD 대전시 유성구 대덕대로 480 OPEN 매일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20분

#국내여행 #야경명소 #여성동아
‌사진제공 김혜민

김혜민은 매주 색다르고 아름다운 여행지를 소개하는 유튜브 ‘여행작가 봄비’를  운영 중인 여행 크리에이터다. 여행 관련 공모전에서 총 72회를 수상한 여행의 달인이자 국내 여행 코스 수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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