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꼭 가봐야 할 경상도 여름휴가지 4

이경화 여행작가

2024. 06. 10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함께 선정한 ‘2023~2024년 한국관광 100선’에 따르면 경상권(28곳)이 관광 명소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혔다. 하지만 늘 가는 곳만 가는 게 현실. ‘52주 여행, 마침내 완벽한 경상도 489’를 쓴 이경화 여행작가가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경상도 여름휴가지 4곳을 엄선했다. 

01. 포항 이가리 간이해변

주소 :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청하면 이가리 538-2

바다를 끼고 있는 포항은 크고 작은 해변이 많아 어느 곳에서든 여름휴가를 즐기기 좋다. 호미곶을 비롯해 영일대해수욕장이 주요 관광지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번에 소개할 곳은 이가리 간이해변이다.

도씨와 김씨 성을 가진 두 가문이 길을 두고 집성촌을 이뤄 살다가 점차 합쳐져 한 마을이 돼 지명이 이가리(2개의 성씨)로 지어졌다고 한다. 아는 사람만 찾는, 포항에서도 한적한 해변 중 하나다. 막힘없이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물이 맑고 깨끗하며 수면이 얕아 스노클링 하기에 적합하다.

빽빽하게 들어선 해송 군락지는 그늘을 만들어줘 아무리 더운 여름철에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하며 바닷가 주변으로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뤄 해변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이 자주 찾아와 그림을 그렸다는 조경대와 금방이라도 바다로 들어갈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거북바위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변 볼거리



| 이가리 닻 전망대 | 배의 닻 모양을 한 전망대로 앞머리 부분은 동해의 끝, 독도를 향하고 있다. 높이 10m, 길이 102m 규모로 길이는 짧은 편. 전망대 끝에 서면 동해가 시원스럽게 펼쳐지며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주소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청하면 이가리 산67-3

| 곤륜산 활공장 전망대 | 이가리 간이해변에서 차로 10여 분 달리면 만날 수 있는 포항의 핫플 곤륜산 활공장 전망대는 ‘동백꽃 필 무렵’ ‘여명의 눈동자’ 등 드라마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흥해와 칠포해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곤륜산 정상에서는 인생 샷을 건지기에 그만이다.
주소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02. 거제도 매미성

주소 :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대금리 290

거제도에서 농사를 짓던 백순삼 씨는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텃밭이 쓸려나가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는 더 이상 태풍 피해를 입고 싶지 않은 마음에 직접 제방을 쌓기 시작했다. 돌을 하나씩 쌓으며 축대를 만들어나가다 보니 어느새 거대한 성벽, 매미성이 됐다. 돌을 쌓기 시작한 지 20여 년인데 여전히 보수·개조해가며 성을 견고히 하고 있다.

중세 유럽의 성을 떠올리게 하는 매미성은 초반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명소였다. 거제의 포토 존으로 소문이 나고 근처에 대형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관광지로 변모했다. 매미성 주변으로는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룬다. 동글동글한 몽돌이 깔린 해변에서는 파도에 쓸리는 몽돌 소리가 경쾌하게 들린다. 매미성에 가면 누구나 동화책 속에 나오는 작은 성을 마주한 기분이 들 것이다.

주변 볼거리

| 이수도 | 
시방리 해안 동쪽에 위치한 이수도는 시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이면 도착한다. 본래는 학섬이라 불렸는데, 훗날 대구의 산란 해역으로 알려지고 멸치잡이 권현망(그물 어구)이 들어와 마을이 부유해자가 ‘바닷물이 이롭다’는 뜻의 이수도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수도에선 천혜의 자연경관이 펼쳐지는 섬 전체를 볼 수 있는 둘레길을 걸어도 좋다. 민박집에 따라 반찬은 다르지만, 상다리 부서지도록 푸짐한 밥상을 받는 것도 이곳 여행의 즐거움이다.

주소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이수도길 10
배편 시방 출항 첫 시간 오전 8시, 마지막 시간 오후 6시. 이수도 출항 첫 시간 오전 7시 50분, 마지막 시간 오후 5시 50분 요금 대인 8000원

03. 산청 대원사 계곡

주소 : 경상남도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

대원사 계곡은 한번 찾아오면 그 청량함에 반해 다시 또 찾을 수밖에 없는 피서지다. 숨을 쉴 수 없는 무더위가 턱 밑까지 찾아와도 계곡에 있으면 오한이 들 정도로 오싹함이 느껴진다. 이곳은 옛 선조들이 유람 길에 발을 담그며 쉬어가는 탁족처로도 유명하다.

바위 군데군데 동그랗게 파인 돌개구멍은 근처 대원사 스님들이 음식을 보관하는 자연 냉장고로 쓰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용이 100년간 살다가 승천했다는 용소와 김해 가락국 마지막 왕인 구형왕이 소와 말에게 먹이를 먹였다는 소막골 등 여러 설화가 얽힌 공간이 많다. 내비게이션에 대원사를 검색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 대원사 | 
계곡 옆에 있는 비구니 사찰로 진흥왕 9년 연기 조사가 창건했다. 지리산 천왕봉 동쪽 아래 위치한 이 절은 8월이면 빨갛게 피는 배롱나무꽃으로도 유명하다.

04. 문경 용추계곡

주소 :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용추계곡은 경상북도 문경시와 충청북도 괴산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대야산 자락에 위치한 이 계곡의 물은 옥수와 같다. 특히 숲이 울창하고 계곡 위쪽으로 깊이 올라갈수록 공기마저 서늘하게 느껴지니 여름철 피서지로 이만한 곳도 없다.

너럭바위 위로 흐르는 물줄기는 비단이 지나가듯 부드럽고 깨끗하다. 암수 2마리 용이 승천할 때 용틀임을 했다는 바위에는 용 비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쉼 없이 물이 떨어지면서 하트 모양을 만들어낸 폭포는 신비스럽다.

| 가은역 카페 |
사람들을 실은 열차와 석탄차가 수없이 지나다녔을 가은역 철길에는 더 이상 기차가 다니지 않는다. 그렇게 방치돼 있던 가은역을 카페로 개조해 문경의 또 다른 관광지를 만들어냈다. 카페 내부는 과거 대합실 모습처럼 꾸몄고, 옛 가은역에서 사용했을 물건과 역장 제복이 전시돼 있어 향수에 젖게 한다. 문경 구 가은역은 2006년 12월 4일 국가등록문화재 제304호로 지정됐다.

주소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대야로 2441 가은역
영업시간 화~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월요일 휴무)


#여름휴가 #경상도여행 #여성동아

기획 조지윤 기자 
사진제공 이경화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