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column

턱에서 뚝! 소리가 난다면?

치과 의사 김경혜

2022. 09. 16

아침에 일어나 하품을 하는데 ‘뚝’ 하고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심하면 입을 벌릴 때마다 귀 앞쪽, 머리 통증이 수반되기도 한다. 입을 움직일 때마다 발생하는 머리 주변이나 턱의 통증은 여간 거슬리는 것이 아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기간이 길어져 턱 주위 근육이 정지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 또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 늘어난 정신노동의 양 때문에 발생하는 스트레스도 많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이 악물기나 이갈이 등 구강 주위 근육으로 해소하기도 한다. 인간의 턱관절은 머리, 얼굴 주위 여러 근육에 의해 연결된 조직이다. 턱관절 자체에는 신경이나 혈관이 없기 때문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에 턱의 통증을 호소하는 대부분은 근육 질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근육 질환이 만성화하면 턱관절을 유지하는 근육의 밸런스가 깨져 턱관절이 원래 위치에 벗어나게 되고, 입을 벌릴 때마다 모래 갈리는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수반될 수 있다.

턱관절 주위 근육에 해를 가하는 나쁜 습관 중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것이 이갈이나 이 악물기다. 주로 수면 중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10분 이상 강하게 관절 주위를 짓이기는 힘을 가하기 때문에 치아 손상뿐 아니라 턱관절 및 주위 근육의 피로를 야기한다. 이갈이는 주위 사람에 의해 발견되기도 하고, 본인이 이를 갈다가 스스로 깨는 경우가 있어 발견하기 쉽다.

반면 이 악물기는 수 분 동안 10kg 이상의 하중을 가하는 것이다. 골프나 헬스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턱관절 주위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었다. 운동할 때 순간적으로 이를 악무는 경우가 많고, 이는 야간 이 악물기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악물기 습관은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운동하거나 집중할 때 이를 악물고 있는지 자가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거울을 통해 볼 안쪽을 봤을 때 치아 면을 따라 가로 흰 줄이 있다면 이 악물기 습관을 의심해야 한다.

턱관절 주위에 생긴 초기 통증은 주사나 먹는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악습관이 있는 경우 재발할 수 있으므로 만성질환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갈이나 이 악물기 습관은 주로 야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보톡스나 이갈이 장치는 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보톡스는 턱 주변의 비대해진 근육, 저작과 연관된 머리 주변 근육을 일시적으로 축소하는 역할을 한다. 통증을 없애고 치아를 보호하며 근육 비대를 막아주는 장점이 있다. 턱 근육이 줄어 얼굴이 갸름해 보이는 부가적인 미용 효과도 발휘한다. 효과는 4~5개월 정도이다. 이갈이 교정 장치는 수면 중 입안에 끼우는 작은 도구를 말한다. 이갈이로 인한 치아 손상을 방지하고 턱 주위 조직 통증을 완화하는 장점이 있다. 부지런히 잘 착용하는 사람은 장치가 없으면 잠을 못 잘 정도이다. 사용 후에는 꼼꼼한 세척과 관리가 필요하다.

심한 이갈이나 이 악물기 증상이 없는데 가끔씩 턱관절 주변에서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물로 턱관절 주위를 마사지해 얼굴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게 도움이 된다. 또 숙면을 위해 카페인을 섭취하는 행위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평소 혀끝을 위 앞니 뒤쪽에 대 위 어금니와 아래 어금니가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하는 것도 증상 완화 방법이다.

노화로 인해 턱관절 주위 조직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거나, 턱관절 위치 이상이 발생해 입을 벌릴 때마다 통증을 느끼거나 소리가 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약물, 주사 치료와 함께 턱관절 안정장치를 제작하기도 한다. 턱관절 안정장치는 턱 위치를 원래대로 돌려놓아 턱관절 주위 조직 염증을 해소하고, 관절의 위치 이상을 잡아주는 데 도움을 준다.

#치과칼럼 #턱관절 #여성동아


치과 의사 김경혜의 예쁜 치아 이야기
13년 경력의 보건복지부 인증 치과보철과 전문의로 서울시 중구 명동에서 ‘한번에 치과’를 운영하고 있다.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와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한양대병원 치과보철과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수료했다. 한양대병원 치과 외래교수, 대한치과임플란트학회 정회원, 대한치과보철학회 정회원 및 인정의, 대한심미치과학회 정회원 및 인정의 펠로를 역임했다.

사진 게티이미지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