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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PECIALIST 맛집 탐험가 김지영의 테이스티 맵

나를 위한 수프 한 그릇

SOUPY

기획 · 한여진 기자 | 글 · 김지영 | 사진 · 김도균

2015. 09. 08

나를 위한 수프 한 그릇

1 볶은 양파가 푸짐하게 올라가 있는 프렌치어니언수프. 7천원. 2 입안을 가득 감싸는 신맛이 독특한 가스파초. 8천원.

나를 위한 수프 한 그릇

직접 만든 패티 맛이 일품인 햄버그브런치. 1만2천원.

수프를 워낙 좋아해서 코스 요리에 수프가 없으면 실망하기 일쑤인데, 이탈리아 식당이나 스테이크 전문점에서도 수프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 서운할 때가 종종 있다. 가끔 음식점 사장님들한테 넌지시 물어보면 수프는 작업 시간이 길고 노력이 많이 들어가 아무래도 점점 안 하게 되는 듯하다고 한다. 전식에 해당하는 탓에 메인 요리라는 무게감은 주지 못하면서 미리 육수 국물을 내고 뭉근하게 끓여내야 하는 요리다 보니 품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산에는 있다. 맛있고 다양한 수프가 가득한 수프 전문점 ‘SOUPY’. 오너 셰프 안젤라 씨가 인생 제2막을 새롭게 열기 위해 시작했다는 수피는 주인처럼 따뜻하고 푸근한 곳이다. ‘내 영혼의 닭고기 수프’라는 책이 유명할 만큼 서양 사람들에게는 수프가 아프거나 몸이 안 좋을 때 몸과 영혼을 회복시키기 위해 먹는, 그야말로 ‘soul food’다. 따뜻하고 진한 수프는 몸에 들어가면 밑바닥부터 뜨끈하게 데워주고 본격적인 엔진을 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피의 수프는 그런 수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

이곳에는 다양한 수프가 있다. 크림 베이스 수프 10개, 스페셜 수프 13개, 다이어트에 좋은 웰빙 수프 3개, 영유아 이유식 대용으로 가능한 베이비 수프 3개, 그리고 차갑게 먹는 콜드 수프 4개 등 총 30여 종이 있어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이 모든 수프는 좋은 식재료를 넉넉히 써서 깊은 맛이 난다. 혀끝에서만 맴도는 자극적인 맛이 아닌 몸속 깊은 곳에서 울림을 주는 맛을 내기 위해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비결이다. 외국인이 닭고기 수프를 먹고 고향에서 먹었던 맛이라고 칭찬할 만큼 맛을 자신한다.

수프만으로는 아무래도 요기가 어렵다는 사람들을 위해 알찬 브런치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브런치 역시 겉만 번지르르하고 양 적은 메뉴가 아니라 일단 푸짐하다. 최근 프랜차이즈로 확장하자는 유혹을 받고 있지만 작은 ‘비스트로’로서의 확고한 원칙을 지켜나가고 싶다는 안젤라 사장님. 변치 말고 뚝심 있는 수프 전문점으로 오래 오래 번성하시길 바란다. ADD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무궁화로 42-28 일산프라자 105호 TEL 031-905-0018

나를 위한 수프 한 그릇
김지영미식가라기보다는 대식가. 아침을 먹고 나오며 점심은 뭘 먹을까 고민한다. 보도 자료에 의존한 레스토랑 소개 글에 지쳐 식당들을 직접 탐방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전문가는 못 되고 보통 아줌마가 먹어보고 음식이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 광고 대행사 TBWA KOREA에 근무한다.



디자인 · 유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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