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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WITH SPECIALIST 공간 디자이너 권순복이 풀어주는 인테리어 트렌드

Unique FURNITURE

삶에 재미 더해보기

기획 · 한여진 기자 | 글 · 권순복

2015. 07. 08

이번 달부터 공간 디자이너 권순복 씨가 요즘 가장 따끈따끈한 인테리어 트렌드를 짚어줍니다. 첫 번째는 ‘유머’를 가진 가구 이야기입니다. 삶을 윤택하게 하는 가구 선택법도 눈여겨보세요.

Unique FURNITURE
얼마 전 이태원에 새로 오픈할 쇼룸을 꾸밀 가구와 소품을 구입하고 인테리어 트렌드도 알아볼 계획으로 프랑스 파리로 출장을 다녀왔다. 파리의 유명 인테리어 숍들을 다니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단어가 ‘유니크’였다. 전 세계 인테리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파리는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는 도시다. 우리나라에서 10년 가까이 유행하고 있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뿐 아니라 클래식한 프렌치 스타일, 모던과 프렌치가 어우러진 모던 프렌치, 빈티지, 인더스트리얼, 프로방스 인테리어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스타일의 공통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유니크’. 유니크(unique)의 사전적 의미는 ‘유일하고 독특함’ 이다. 나는 여기에 유머도 첨가하고 싶다. 현재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유니크에는 유머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파리에서 내가 한눈에 반한 가구와 소품은 하나같이 허를 찌르는 아이디어로 웃음 짓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문 열린 방을 그대로 표현한 벽지며(실제로 나는 벽지를 뚫고 문으로 들어가려 했다), 테이블보가 바닥에 동동 떠 있는 것처럼 디자인한 테이블도 그랬다. 사실 이런 유니크함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익히 잘 알고 있는 디자이너 아르네 야콥센의 에그 체어나 조지 넬슨의 코코넛 체어를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와 재치에 웃음 짓게 되지 않는가.

이런 고가의 디자이너 가구 말고 집 안에 쉽게 유니크함을 더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믹스매치다. 클래식한 요소와 미니멀함을 믹스하고, 모노톤에 비비드 컬러를 더하는 것처럼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를 매치하는 것. 최근 내가 디자인한 가구는 심플한 기본 프레임 안을 클래식한 가구 모양으로 절개해 가구 안에 가구가 들어 있는 듯한 재미를 주었다. 클래식인 듯 클래식이 아닌 듯하게 말이다. 책상 다리 하나를 화병 모양으로 만들어 그 위에 꽃을 두면 진짜 화병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다른 테이블은 커다란 화병으로 받치고 있는 것처럼 디자인하기도 했다. 컬러도 모노톤의 그레이와 비비드한 에메랄드로 칠해 재미를 더했다.

우리가 돈을 들여 집 안을 꾸미고 치장하는 것은 그 속에서 행복을 얻기 위함일 것이다. 그렇다면 재미를 더해 즐거움을 선사하는 유니크한 아이템이야말로 그 값어치를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앞으로 가구를 선택할 때 공간에 어울리는지, 오랫동안 사용해도 싫증 나지 않을지보다는 나를 웃음 짓게 만들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자.

1 사각 프레임 안을 클래식한 가구 모양으로 절개한 수납장은 ‘독특’ 그 자체다.

2 책상 다리 하나를 화병 모양으로 만들었다.



3 이름처럼 동그란 달걀을 연상시키는 덴마크 건축가 아르네 야콥센의 에그 체어.

Unique FURNITURE
권순복

삶을 스타일리시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공간 디자이너. 마젠타 인테리어 스튜디오와 쇼룸을 운영 중이며 잡지와 광고 화보 촬영, 리모델링 시공, 브랜드 팝업 스토어 스타일링 등을 통해 인테리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사진 · 김도균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디자인 · 유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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