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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김치전문가 강순의에게 배우는 요리 특강 - 일곱 번째

김치전문가 강순의의 김장김치 특강

재료 고르는 법부터 맛내는 비법까지~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 요리·강순의(02-3463-6965)

2007. 11. 20

김치전문가 강순의씨가 재료 고르는 법과 손질법, 맛내는 비법 등 김장김치 만드는 노하우를 꼼꼼히 알려줬다. 포기배추김치는 물론 동치미, 갓김치, 섞박지까지 겨울 내내 반찬 걱정 덜어주는 맛깔스러운 김장김치 만들기 A to Z .

김치전문가 강순의의 김장김치 특강

먹거리가 풍부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추운 겨울을 대비해 김장을 담그는 일이 큰 행사였다. 하루 종일 이웃과 함께 김장을 담은 뒤 갓 담은 김치와 돼지고기 수육을 함께 내 잔치를 벌였을 정도. 하지만 요즘은 사계절 내내 야채가 풍족하고 김치냉장고가 보편화하면서 김장김치를 담지 않는 주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김치연구가 강순의씨는 “김장김치는 먹거리가 없는 겨울을 대비한 반찬으로서만이 아니라 가족들 건강을 챙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김장을 담아 먹기를 권했다. 김장김치에는 겨울철에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분이 고루 들어 있어 건강을 위해서라도 챙겨 먹어야 한다고. 배추·무·갓·파 등 야채에는 칼슘·구리·인·철분 등 무기질과 비타민 C가, 젓갈에는 아미노산이 풍부할 뿐 아니라 발효되면서 생기는 젖산균에 항균작용이 있어 감기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강순의(61) 선생 서울 내곡동 집에서 주부들에게 김치 만드는 법을 강의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김치전문가. EBS ‘최고의 요리 비결’ 등 TV요리 프로그램에 출현했으며 저서로는 ‘한국의 맛 김치’가 있다. 나주 나씨 17대 종갓집으로 시집와 남도식 전통 김치를 담그던 시어머니에게 그 솜씨를 전수받았다는 그는 대식구를 위해 김치를 담다보니 저절로 노하우가 생겼다고 한다. 이번달에는 맛깔스런 배추포기김치, 총각무동치미, 섞박지, 갓김치 등 김장김치 담그는 비법을 공개한다.

김치 맛내는 천연 재료 고르기
배추 김장용 배추는 너무 크지 않는 것으로 고른다. 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있어야 속이 꽉 찬 것. 배추잎은 얇고, 겉은 녹색, 속은 노란색을 띠면서 고소하고 단맛 나는 것이 좋다.
총각무 11월 중순 이전에는 총각무로 동치미를 담그면 맛있다. 총각무는 잔뿌리가 없고 단단하며 흠집이 없는 것을 고른다. 무가 크고 무청이 많이 달린 것을 고른다.
11월 중이 지나면 작으면서 맛있는 김장용 무가 나온다. 맛있는 무김치를 담고 싶다면 11월 중순 이후에 김장을 하는 것도 요령. 만졌을 때 단단하고, 두드렸을 때 꽉 찬 소리가 나면서 표면이 매끈하고 윤기가 도는 것을 고른다.
푸른색과 붉은색 두 종류가 있는데 김치양념의 부재료로 사용하거나 갓김치로 담가 먹는다. 무기질과 비타민 A·C가 풍부한 푸른갓은 동치미나 백김치에 넣고, 푸른갓보다 냄새가 진한 붉은갓은 배추김치에 넣는다.
삭힌 고추 동치미에는 소금물에 삭힌 청양고추가 들어가야 시원한 맛이 난다. 김장하기 15일 전에 청양고추 30~40개를 망에 넣어 약간 싱거운 소금물에 넣은 다음 식초 한 방울을 떨어뜨려 실온에 두면 칼칼한 맛이 일품인 삭힌 고추가 완성된다.

대추 동치미에 대추를 넣으면 톡 쏘는 맛이 오래간다. 대추를 잘라 넣으면 물러져 지저분해질 수 있으므로 통째로 사용한다.
멸치가루 비릿한 멸치진젓과 함께 멸치가루를 넣으면 상큼한 맛이 나는 김치를 만들 수 있다. 중간 크기의 비린 맛이 없는 멸치를 골라 믹서에 입자가 보일 정도로 갈아 사용한다.
멸치진젓 김장김치는 멸치 건더기가 있는 진젓을 넣어야 익으면서 깊은 맛이 난다. 멸치 건더기가 큰 경우에는 분말기에 넣고 곱게 갈아 사용한다.
고추·고춧가루 햇고춧가루를 넣어야 김치 빛깔이 곱고 맛도 좋다. 고추는 빛깔이 선명하고 윤기가 흐르는 것이 좋으며 겉면이 두꺼워야 빻았을 때 가루가 많이 나온다. 고춧가루는 색이 선명하고 입자는 너무 곱지도 굵지도 않은 것이 좋다.
고추씨 고춧가루를 빻을 때 고추씨를 따로 모아두었다가 김치를 만들 때 넣으면 칼칼한 맛을 더할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1kg당 2천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지만 직접 햇볕에 말린 고추씨를 사용해야 제맛을 낼 수 있다.
고구마 녹말가루 물김치 담글 때 찹쌀풀을 국물에 넣어야 재료가 잘 섞여 맛있다. 김장김치에 설탕 대신 고구마가루와 콩물을 함께 넣으면 단맛을 낼 수 있다. 찹쌀을 물에 불린 다음 직접 갈아 사용한다.

강순의표 김장김치 만들기 포인트
김치전문가 강순의의 김장김치 특강

동치미를 먼저 담근다 동치미, 배추김치 등 여러 가지 김치를 담글 때는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김치를 먼저 만드는 것이 요령. 고춧가루가 들어가는 김치를 담고 백김치를 만들면 사용했던 그릇을 씻어 다시 사용해야 하지만, 백김치를 먼저 만들면 그 그릇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시간이 단축된다.
동치미 위에 갓을 덮어 보관한다 동치미를 잘못 보관해 하얀 이물질이 끼지 않도록 동치미 위에 갓을 덮어둔다. 방부제 역할을 하는 갓이 세균 번식을 막아 이물질이 생기지 않고, 갓 특유의 맛과 향이 배어들어 맛깔스런 동치미를 맛볼 수 있다. 동치미에 배를 큼직하게 썰어 넣으면 단맛을 더할 수 있지만, 1달 이상 두고 먹는 경우에는 배가 물러져 국물이 텁텁해질 수 있으므로 넣지 않는다.
김치에 설탕을 넣지 않는다 김치에 설탕을 넣으면 발효되면서 잡내가 생긴다. 특히 겨우내 두고 먹는 김장김치에는 설탕을 넣지 않는 것이 오래동안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는 요령. 단, 무김치를 담글 때는 무의 씁쓸한 맛을 없애는 데 설탕이 효과적이므로 무 3개당 설탕 2큰술 정도를 넣는 것은 괜찮다.
갓은 절인 후 박박 씻는다 배추나 열무 등은 절인 후 씻으면 풋내가 날 수 있지만 갓은 절여 씻어도 풋내가 나지 않는다. 흐르는 물에 1~2번 박박 문질러 갓김치를 담아야 맛이 부드러워진다.
멸치젓은 진국을 걸러 넣는다 젓갈을 끓여 넣으면 김치가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 없어지므로 생으로 사용한다. 멸치 건더기가 큰 경우에는 곱게 갈아 사용한다.
배추김치는 전날 밤에 절여둔다 배추김치는 절임물 농도에 따라 절이는 시간이 달라진다. 배추 1포기를 기준으로 물 5컵과 소금 1컵을 섞은 물에 담가 7시간을 절이면 적당하다. 김장하기 전날 밤 배추를 절였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담그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찹쌀풀은 여름김치보다 적게 넣는다 찹쌀풀은 양념이 어우러지고 김치를 빨리 익게 하는 역할을 한다. 김장김치는 천천히 익어야 겨우내 두고 먹을 수 있으므로 여름김치를 만들 때보다 찹쌀풀을 적게 넣는다.

배추포기김치
김치전문가 강순의의 김장김치 특강

김장김치의 대표인 배추포기김치는 넉넉히 담가두면 겨우내 반찬 걱정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익혀서 고등어나 돼지고기를 넣고 지지거나 찌개를 끓여도 맛있다. 포기김치는 양념의 양을 맞춰 버무리는 것이 중요한데, 분량대로 만들어도 속을 넣는 양에 따라 부족할 수 있으므로 필요량보다 약간 많이 만들어둔다. 배추 절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김장하기 전날에 배추를 넣어 절여둔다.
준·비·재·료 배추 3포기, 절임물(물 15컵, 소금 3컵), 갓·쪽파 20g씩, 무 ½개, 찹쌀풀(찹쌀가루 10큰술, 고구마가루·콩물 1큰술씩, 물 3½컵), 멸치가루 2큰술, 멸치진젓·고추씨 ½컵씩, 고춧가루 2컵, 다진 마늘 3큰술
만·들·기
1 배추는 반으로 잘라 물과 소금 1½를 섞어 만든 절임물에 넣는다. 배추 사이사이에 남은 소금을 뿌린 뒤 7시간 동안 절인다. 김장하기 전날 밤에 절였다가 다음날 아침에 담그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2 절인 배추는 체에 받쳐 물기를 뺀 후 꼭지는 떼어내고 반으로 자른다. 배추 꼭지를 떼어내고 절이면 배추잎이 떨어질 수 있므로 반드시 절인 후 떼어낼 것.
3 갓은 뿌리 부분을 칼머리로 살짝 쳐서 부드럽게 만든 후 2cm 길이로 자른다.
4 쪽파는 흰 부분을 칼등으로 살짝 친 후 2cm 길이로 자른다. 쪽파와 갓의 뿌리 부분은 칼등으로 살짝 쳐서 부드럽게 만든 뒤 넣어야 양념소로 잘 버무려져 삐죽삐죽 튀어나오지 않는다.
5 냄비에 찹쌀가루와 고구마가루, 콩물, 물을 붓고 약한 불에서 저어가며 2~3분 끓여 찹쌀풀을 만든다.
6 무는 3mm 두께로 채썬다. 채칼을 이용하면 무의 단맛이 빠지므로 반드시 칼로 채썰 것.
7 넓은 볼에 찹쌀풀 2컵, 멸치가루, 고추씨, 고춧가루, 다진 마늘, 멸치진젓을 섞은 뒤 갓, 쪽파, 무채를 넣고 버무려 소를 만든다.
8 절인 배추 사이사이에 소를 넣고 겉잎으로 돌돌 말아 항아리나 밀폐용기에 담는다. 소를 잎 끝까지 넣으면 김치가 텁텁해지므로 줄기 쪽은 양념을 충분히 바르되, 줄기 부분은 남은 양념으로 훑어낸다. 실온에서 2일 동안 익혔다가 냉장보관해두고 먹는다.
김치전문가 강순의의 김장김치 특강




섞박지
김치전문가 강순의의 김장김치 특강

무, 배추, 미나리에 낙지, 홍어 등 다양한 재료를 섞어 만들어 먹는 김치. 김장할 때 양념을 넉넉히 준비했다가 무를 큼직하게 잘라 쓱쓱 버무리기만 해도 맛있다. 오래두고 먹는 섞박지에는 파나 갓 등을 넣지 않는 것이 좋다. 무와 익는 속도가 달라 무가 알맞게 익었을 때 파와 갓이 물러지기 때문이다.
준·비·재·료 무 3개, 배추 1포기, 절임물(물 6컵, 소금 1컵), 찹쌀풀(찹쌀가루 10큰술, 고구마가루·콩물 1큰술씩, 물 3½컵), 멸치진젓·멸치가루·고추씨·다진 마늘 2큰술씩, 고춧가루 1컵
만·들·기
1 무는 2cm 두께로 큼직하게 썰어 절임물에 2시간을 절이면서 중간에 2~3번 뒤집는다.
김치전문가 강순의의 김장김치 특강

2 넓은 볼에 분량 재료를 끓여 만든 찹쌀풀 2컵과 멸치진젓, 고추씨, 고춧가루, 멸치가루, 다진 마늘을 넣고 버무려 양념을 만든다. 이때 단맛을 더하고 싶다면 설탕 2큰술을 넣는다.
3 절인 무를 양념에 버무려 항아리나 밀폐용기에 담은 뒤 실온에서 3일 동안 익혔다가 냉장보관해두고 먹는다.

갓김치
김치전문가 강순의의 김장김치 특강

갓김치는 알싸한 향이 입맛을 돋워 김장할 때 함께 만들어두면 겨우내 요긴하게 먹을 수 있다. 갓의 독특한 향과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쪽파나 고추 등을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절인 갓은 넓은 볼에 넣고 물을 틀어놓은 채 빨래를 빨듯이 박박 문질러 씻은 후 양념에 버무려야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
준·비·재·료 갓 2단, 절임물(물 7컵, 소금 1컵), 찹쌀풀(찹쌀가루 10큰술, 고구마가루·콩물 1큰술씩, 물 3½컵), 멸치진젓 ⅓컵, 고추씨·멸치가루·다진 마늘 2큰술씩, 고춧가루 ½컵
만·들·기
1 갓은 떡잎을 떼어내고 통째로 절임물에 1시간 정도 절이면서 중간에 2~3번 뒤집는다. 갓은 다른 재료와 달리 절인 후 씻어도 풋내가 나지 않으므로 절인 갓을 박박 문질러 씻어 부드럽게 만든다.
2 냄비에 찹쌀가루와 고구마가루, 콩물, 물을 붓고 약한 불에서 저어가며 2~3분 끓여 찹쌀풀을 만든다.
3 넓은 볼에 찹쌀풀 1컵, 고추씨, 멸치진젓, 멸치가루, 고춧가루, 다진 마늘을 넣고 섞어 양념을 만든다.
4 절인 갓을 양념에 버무린 후 한끼 분량씩 잡아 돌돌 말아 항아리나 밀폐용기에 담는다. 실온에서 3일 정도 숙성시킨 후 냉장보관해두고 먹는다.
김치전문가 강순의의 김장김치 특강


총각무동치미
김치전문가 강순의의 김장김치 특강

동치미는 김장 시기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달라진다. 11월 초에는 총각무로, 11월 중순 이후에는 작고 단단한 김장용 무로 담근다. 청양고추를 소금물에 삭혀서 넣으면 입 안을 톡 쏘는 상큼한 맛이 나는데, 고추가 삭는 데 보름 정도 걸리므로 미리 만들어둔다. 대추는 동치미가 익으면서 생기는 잡내를 없애주는 역할을 하므로 총각무 1단에 10개 이상씩 넉넉하게 넣는다. 땅에 묻은 항아리에 익히면 맛있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면 밀폐용기에 담아 실온에서 1주일 정도 익힌 다음 냉장보관해두고 먹는다.
준·비·재·료 총각무 2단, 찹쌀풀(찹쌀가루 10큰술, 고구마가루·콩물 1큰술씩, 물 3½컵) 1컵, 배 1개, 홍고추 15개, 삭힌 고추 20개, 쪽파 5대, 대추 25개, 물 40컵, 다진 마늘·소금 4큰술씩, 절임물(물 20컵, 소금 2컵), 갓 2~3장
만·들·기
1 총각무는 떡잎은 떼어내고 씻어 절임물에 4시간 절인 뒤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2 냄비에 찹쌀가루와 고구마가루, 콩물, 물을 붓고 약한 불에서 저어가며 2~3분 끓여 찹쌀풀을 만든다.
3 배는 8등분해 씨를 제거한 뒤 껍질은 반만 벗긴다. 익혀 먹는 김치에 배껍질을 모두 벗겨 넣으면 물러져 동치미국물이 탁해진다.
4 절인 총각무에 무청을 돌돌 말아 묶은 뒤 항아리에 하나씩 넣는다. 무청을 말아 넣으면 익은 후 덜어 먹기 편리하다.
5 홍고추는 꼭지만 따고 쪽파는 씻어 5cm 길이로 자른다.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동치미에는 다양한 색을 내는 향신 야채를 듬뿍 넣어야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6 항아리에 배, 홍고추, 삭힌 고추, 쪽파, 대추를 넣는다. 항아리가 없을 때에는 밀폐용기를 이용한다.
7 물 40컵에 찹쌀풀 1컵, 다진 마늘, 소금을 넣어 김칫국물을 만들어 항아리에 붓는다. 찹쌀풀은 김치가 빨리 익게 하는 역할을 하므로 천천히 익혀 먹는 김장김치에는 여름김치보다 적게 넣는다.
8 동치미 위에 갓을 덮는다. 갓으로 덮어두면 동치미에 흔히 생기는 하얀 이물질이 안 끼고 익는 속도도 조절해주므로 두고두고 먹어도 상큼한다. 갓의 향과 매콤한 맛이 국물에 배어 동치미가 더욱 맛깔스러워지는 효과도 있다.
김치전문가 강순의의 김장김치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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