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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terior Housing Trend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기획·정윤숙 기자 / 진행·김희경‘프리랜서’ / 사진·문형일 기자 || ■ 촬영협조·스튜가(02-511-8901 www.stuga.co.kr)

2007. 05. 10

최근 경기도 용인, 수원, 일산 등 수도권 지역에 들어서고 있는 전원주택 단지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시의 편리함은 그대로 누리면서 풍요로운 자연주의 생활이 가능한 ‘도심형 전원주택’이 늘면서 젊은 부부들도 아파트 대신 전원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도심형 전원주택 단지 중 하나인 일산 푸르메 마을에 살고 있는 세 가족을 만나 전원주택에서의 생활을 들어보았다.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도시의 편리함과 전원생활을 함께 즐긴다!
전원 주택하면 보통 도시에서 차로 몇 시간은 달려야 갈 수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의 그림 같은 집을 떠올린다. 팍팍한 도시 생활과는 동떨어진, 그래서 퇴직했거나 은퇴를 앞둔 노년층을 위한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여겨졌던 것이 바로 전원주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삶의 질을 따지는 라이프스타일의 인기에 힘입어 도시 근교의 전원주택이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용인, 수원, 안산, 일산 등의 수도권 전원주택은 도시 생활을 포기하지 않고도 전원생활이 가능하다는 점 덕분에 어린 자녀를 둔 젊은층 부부에게도 인기가 높다.
수도권의 전원주택은 단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으로, 개개인의 전원주택이 자연스럽게 모여 마을이 된 곳도 있지만 직업, 직장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동호인 마을이나 고급형 타운 하우스처럼 처음부터 단지로 만들어져 있는 곳이 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전원주택 단지는 용인 삼성전원마을, 일산 푸르메마을, 판교 포스힐, 양평 초록마을 등을 꼽을 수 있다.
아파트와 단독 주택의 장점을 고루 가진 고급형 전원주택 마을인 타운 하우스도 최근 들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강남의 고급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몰린다고 입소문난 곳으로, 높은 집값에 비해 자연과 접하기 힘든 주상복합 아파트 대신 비슷한 가격으로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양지 발트 하우스, 경기도 분당시 구미동의 SK타운 하우스, 용인의 노블힐스 등이 대표적인데, 단지 내에 피트니스 센터나 놀이터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들 수도권 전원주택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도시와 가까운 곳에서 자연친화적인 전원생활이 가능하다는 것. 자동차 소음이나 매연이 없는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고, 너른 마당에서 화초를 키울 수 있으며 아파트의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인 층간 소음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규모 있게 설치된 단지들은 상하수도나 전기, 전화 등의 시설 역시 잘 돼 있다. 전원주택이 위치한 곳은 대부분 도심의 편의 시설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으나 경기도 일대의 전원주택 단지들은 대부분 자동차로 5~10분 정도면 신도시의 시내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로 진입하는 것도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1시간 정도면 가능하다는 점도 전원주택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다.

전원주택 1 김지말·최미선 부부의 집
“친구들 모아 바비큐파티하고 주말에는 잔디와 화초 돌봐요”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실내는 복층 구조로 거실의 천장고는 아파트 천장보다 2배 정도 높다. 통창 베란다를 통해 앞마당이 바로 보이고 문을 열면 베란다로 곧장 나갈 수 있다.


김지말(47), 최미선(47) 부부가 서울의 아파트 생활을 접고 일산의 전원주택 단지인 푸르메마을로 이사온 것은 1년 전. 부부는 “함께 산 지 20년이 넘었지만, 올해 만큼 사계절의 변화를 가까이 느끼고 함께 즐긴 것은 처음이에요. 아파트의 편리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더라고요”라고 말한다.
아내 최씨가 말하는 전원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이 늘 가까이 있다는 것. 복층 구조의 실내는 일반 주택과는 달리 천장에도 창이 크게 나 있어 집안에는 조명을 켜지 않아도 하루 종일 햇살을 가득 느낄 수 있다. 날이 따뜻해지고 마당에 새싹이 나기 시작하면 집을 찾는 손님들도 하나 둘씩 늘기 시작한다고. 요즘에는 마당에서 바비큐 파티를 준비하는 횟수가 잦아져 아내 최씨의 일거리가 늘었지만, 이것 역시 전원주택에 사는 즐거움 중 하나다.
대학에 다니는 딸과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매일 아침 통학시키는 것도 이곳으로 이사 와서 하기 시작한 일. 집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서울로 통학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다고. 곧 두 아이 모두 미국으로 유학을 보낼 예정이라 이렇게 통학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부부는 아쉬워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남편 김씨의 생활은 그 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서울에서 살 때도 출근하는 시간이 30분을 넘었기 때문에 20~30분 정도만 더 서두르면 된다고. 이곳에 이사하고 나서 주말도 달라졌다. 주말에 집에 있을 때는 부부가 함께 잔디와 화초를 돌보거나 집의 외관을 보수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부부는 이런 집안일을 하다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지고 건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외관과 내부 모두 목재를 이용해 지은 목조 건물이다. 4, 5년 마다 한 번씩 외관에 페인트칠을 하는데, 밝은 색으로 칠하면 다른 색으로도 쉽게 바꿀 수 있다고.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1인용 의자 2개와 테이블을 놓고 카페처럼 연출한 2층 작은 거실. 비스듬한 천창에 창을 내어 비가 오는 날이면 더욱 운치 있다.(좌) 침실 벽의 너비를 그대로 살려 가로로 낸 창. 컬러 벽지로 포인트를 주고 화이트 프레임으로 마감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냈다. (우)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거실 한쪽으로 놓인 페치카는 산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인테리어 소품이면서 겨울에는 따뜻한 난방 도구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좌) 현관의 신발장 옆으로 놓은 아내 최씨의 재봉틀. 오래된 멋이 묻어나는 앤티크 소품은 전원주택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우)



전원주택 2 조강현·이금순 부부의 집
“집값 오르는 걱정 안하고 자연 속에 살다보니 삶에 여유가 생겼어요”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복층 구조의 전원주택은 벽에도 창을 많이 내어 햇살이 잘 들면서 바람이 잘 통하도록 했다.


지난 여름 이사와 올해 처음으로 봄을 맞는다는 이금순 주부(49)는 이제까지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정원 가꾸기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날 때면 마음 맞는 전원주택 단지의 사람들과 삼삼오오 모여 원당의 화훼 단지로 화초를 사러 나가기도 한다고.
“아직은 전원생활에 익숙지 않아 모든 게 서툴러요. 그래도 이렇게 몇 해가 지나고 나면 집 앞마당이 훌륭한 정원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그는 남편 조씨가 퇴직을 하고 나서야 전원주택에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도시 생활이 가능한 전원주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곳 일산의 푸르메마을로 곧바로 이사오게 되었다. 서울에 가는데도 1시간이면 충분해 남편이 출퇴근하는 것이나 아이가 통학하는데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이층 거실의 복도에서는 거실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복도를 따라가면 아들의 공부방이 나온다. 복층 구조로 천장고가 높은 실내. 거실 한켠에 있는 고가구에 아내 이씨가 요즘 취미로 배우고 있다는 도자기 작품을 진열해 두었다. 스트라이프 패턴의 벽지로 포인트를 준 아들의 침실. 아침 일찍부터 머리맡 창가에 해가 들어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왼쪽부터 차례로)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천장에 난 창을 통해 따뜻한 햇살이 하루 종일 집안으로 들어온다. 실내의 벽에도 창을 만들어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관 옆의 벽면은 입체적으로 디자인한 데코 타일을 붙여 포인트를 주었다. 베란다의 창을 열고 나오면 테라스로 길게 이어지는 데크가 나온다.(왼쪽부터 차례로)


전원주택에 이사 와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대화의 주제가 바뀐 점을 제일 먼저 꼽는다. 예전에는 친지나 친구들을 만나면 아파트 집값이 얼마나 올랐는지가 주된 이야깃거리였다고.
“우리가 살던 아파트 집값이 올라도 다른 누가 조금만 더 올랐다고 말하면 속상했어요. 그런데 이곳으로 오고 나서는 이웃들과 야생화가 얼마나 예쁘고 햇살이 얼마나 좋은지 그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더군요. 예전 같으면 생각지도 못한 일인데, 그런 걱정 안하고 살다보니 마음이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재테크에 신경쓰지 않고 편안한 생활을 위해 전원주택으로 이사온데다, 신도시와 가까운 위치 덕에 전원주택의 집값도 소폭으로나마 꾸준히 오르는 추세여서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예전에 비해 소비를 계획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장점 중의 하나. 무엇 하나 떨어질 때마다 물건을 사러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때그때 적어놓고 쇼핑을 하는 덕에 살림살이도 한층 짜임새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한다.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고목으로 만든 좌식 테이블을 거실에 놓아 식탁 대신 사용한다. 식탁이 있지만 가족들이 식사할 때는 대부분 정원이 내다보이는 거실에서 한다.(좌) 현관 입구에는 태양열로 충전되는 정원등을 설치했다. 햇살이 좋은 날은 밤새도록 마당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고.(우)





전원주택 3 전면·박인화 부부의 집
“이웃들과 금세 친해져 한달에 한번씩 모여 친목 도모해요”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짙은 갈색의 목조 건물 둘레에 소나무를 심어 일년 내내 푸른 모습과 솔향기를 맡을 수 있다.


전면(49), 박인화(46) 부부는 2000년도에 입주한 일산 푸르메마을의 초창기 멤버다. 이곳 전원주택 단지는 10년 전 전원생활을 꿈꾸던 관세청의 동호인들이 모여 부지를 구입해 만든 곳. 지금은 푸르메마을 단지 옆으로 전원주택이 속속 생겨나 전원 주택촌이 만들어졌지만 이사올 당시만 해도 솔숲 향기가 풍기는 전형적인 전원 속 풍경이었다고 한다. 그 당시 초등학교를 다니던 아이들이 지금은 대학생이 되었을 정도로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는 가족 모두 전원생활에 익숙해진 상태라고.
“처음에는 직장 동료와 카풀을 해서 출퇴근을 하고 주말에는 취미생활을 함께 했어요. 지금은 그때 함께 했던 동호인 회원 말고 일반 가족들이 더 많아지긴 했지만 한달에 한번씩 반상회를 열고, 일년에 한두번 야외에 모여 바비큐 파티를 하며 친목을 다지는 것은 여전하죠.”
전씨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아파트와 달리 이웃과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새로 이사 온 가족도 처음 한두달은 서먹하지만 같은 자연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누구나 이웃사촌이 될 수 있다고.
아내 박씨는 아파트 생활하는 주부들에 비하면 소소한 일거리가 많다고 한다. 날이 따뜻해지면 창을 하루 종일 열어놓기 때문에 먼지도 아파트보다 많이 쌓이고, 마당의 잡초를 뽑거나 외관을 보수하는 것 등 일거리가 끊이지 않아 스스로 부지런해질 수 밖에 없다고.
“전원주택에 사는 이유는 자연의 매력 때문인 것 같아요. 봄비가 내린 후 앞마당 가득 물기가 촉촉이 내려앉았을 때의 운치나 정원 가득 핀 철쭉, 할미꽃, 백일홍 등 야생화 보는 재미에 한번 빠지면 절대 다시 아파트에 살 생각을 못하거든요.”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시골 앞마당에 있을 법한 장독들이 마당 한쪽에 자리잡고 있다. 함께 집안을 돌보는 시간이 많아져 좋다는 전씨 부부. 단지 내의 어떤 집도 대문을 잠궈 놓지 않는다. 방범 시설이 확실하고 단지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믿을만한 편이라 걱정하지 않는다고.(왼쪽부터 차례로)


요즘 뜨는 ‘도심형’ 전원주택

단지 내에 있는 주택은 거의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목재로 지은 목조 건물로 벽은 페인트 칠을 하고 천장은 목조를 그대로 살렸다. 주방 뒤쪽에 있는 수납공간에도 통창을 내어 햇살이 들어온다. 부부가 좋아하는 브라운 톤으로 꾸민 거실은 숲속의 산장 같은 분위기를 낸다.(왼쪽부터 차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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