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입안에서 사르륵 녹는 초밥은 코스에 따라 9~12개가 나온다. 2 후식으로 나오는 개구리 모양의 모나카.
오너 셰프인 마츠모토 씨는 미슐랭 별 두 개를 받은 일본 긴자의 ‘큐베이’에서 조리사로 일했다고 한다. 초밥을 먹자마자 나는 셰프에게 ‘도대체 생선에 무슨 짓을 한 거냐, 어떻게 하면 이런 맛이 나는 거냐’라며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초밥이라고 하면 생선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사실 초밥에서 중요한 것은 생선이 아니라 밥이라는 것. 밥이야말로 초밥의 맛을 좌우한다. 밥과 생선 이외에도 맛을 좌우하는 게 많다. 고추냉이, 간장, 김, 소금, 식초, 다시마, 생강 등 기본 재료 모두 중요하고, 그 재료들이 잘 어우러졌을 때 최상의 맛을 내는 것이다. 또한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 손질하는 과정, 마지막으로 만드는 순간까지의 총합이 맛에 영향을 끼친다. 오히려 생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나는 ‘밥에 무슨 짓을 한 거예요?’ 라고 물어야 했나 보다.
마츠모토 씨는 두껍고 뭉뚝한 손으로 마치 발레라도 하듯 초밥을 만든다. 몸집이 큰 그가 신중하고 우아하며 섬세한 몸짓으로 정성껏 초밥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 초밥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뽀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히노키 도마 위에서 만들어진 초밥이 내게로 건네지면 이제 초밥의 신세계로 들어갈 준비를 하면 된다.
이곳은 오픈 키친 앞의 스시 바 좌석은 9석이고 각각 6명, 4명이 들어가는 방이 두 개 있다. 규모가 크지 않아 매일매일 만원을 이룬다. 따라서 예약은 필수다. 셰프 스시코스를 시키면 초밥 12개가 나오는데 먹는 속도를 생각해 1시간 내지 1시간 30분 동안 적절히 서빙된다. 하나 하나 다 맛있으므로 꼭꼭 씹어 음미하며 먹길 권한다. ADD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52길 4 COST 점심 스시코스 5만5천원(초밥 9개) · 7만7천원(초밥 10개) · 11만원(초밥 12개), 저녁 스시코스 16만5천원(초밥 12개) TEL 02-543-4334

■ 디자인 · 김석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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