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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lean milk

친환경 목장에서 찾은 1등급 우유

행복한 젖소가 영양 만점 우유를 만든다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2013. 10. 07

우리나라 1등급 우유 기준은 세계적으로 까다롭다. 우유의 등급은 체세포 수와 세균 수가 적을수록 최고 등급을 받는데, 독일·뉴질랜드 1등급 우유는 1ml당 체세포 수 40만 개 미만, 세균 수 10만 개 미만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체세포 수 20만 개 미만, 세균 수 3만 개 미만이다. 이는 낙농 선진국 덴마크와 같은 기준이다. 대한민국 우유가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을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을축목장을 찾아가 확인했다.

친환경 목장에서 찾은 1등급 우유


2011년 통계청이 조사한 국민 1인당 연간 식품 소비 순위에 따르면 우유 소비량이 쌀에 이어 2위다. 우유가 국민 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까다롭게 품질을 관리해 우유 맛과 영양이 풍부한 덕분이다. 우유목장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우유 생산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데 그중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이순표(57) 대표가 운영하는 을축목장을 찾았다. 을축목장은 10년 넘게 1등급 우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적용 목장,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친환경 목장이다.
“젖소가 행복해야 건강하고, 젖소가 건강해야 우유가 신선하고 영양가도 높아요. 목장 곳곳에 야생화와 나무를 심고 가꿔 자연 친화적인 공간으로 조성한 것이 10년 넘게 1등급 우유를 만들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순표 대표는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도예가로 활동했다. 남다른 미적 감각과 젖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목장을 가꾼 결과, 사람이 보기엔 아름답고 젖소가 살기에 더없이 좋은 자연 친화적인 목장을 만들 수 있었다. 을축목장은 우사를 빼곡하게 짓지 않고 우사와 우사 사이에 나무와 꽃을 심어 젖소 분비물 냄새 대신 향긋한 꽃향기가 난다. 나무와 잔디밭은 한여름에 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무더운 여름에는 대부분 젖소가 스트레스를 받아 우유 생산량이 떨어지지만, 을축목장의 우유 생산량은 변함이 없다. 1등급 우유는 세균 수 3만 개 미만, 체세포수 20만 개 미만, 유지율 40%를 준수해야 하는데, 을축목장에서는 10년간 1등급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위생적으로 관리되는 우유 생산 시스템
젖소에서 우유를 짜는 착유는 착유장에서 매일 아침저녁으로 진행한다. 착유장에는 젖소 10마리를 동시에 착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분무기로 젖소의 젖꼭지에 소독액을 뿌리고 이 대표 손으로 젖꼭지를 살짝 쥐어짜면 하얀 우유가 조금 나온다. 우유 상태를 확인한 후 젖꼭지에 착유기를 끼워 착유하는데 마리당 산유량이 35L로 38마리의 젖소에서 매일 우유 1.4톤 정도를 착유한다. 일반적으로 25~30L를 생산하는 것에 비해 많은 양을 착유하는 셈. 착유된 우유는 고무관을 타고 원유 냉각실 탱크로 흘러간다. 젖소 원유의 온도는 체온과 같은 38.5℃지만 탱크로 옮겨지면 5℃로 냉각돼 시간이 지나도 신선하게 유지된다. 매일 정오가 되면 집유차가 와서 우유를 싣고 공장으로 옮겨진 후 제품으로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우유의 맛과 냄새, 색을 따지는 관능 검사, 원유에 물을 섞는지 확인하는 가수 검사, 신선도를 판단하는 산도 검사, 유지방·단백질·유당 등을 확인하는 유성분 검사, 원유 수송 중 냉장 보관 준수 여부를 따지는 유온 검사, 항생물질과 항균물질 검사, 체세포 수 검사 등 수많은 검사가 실시된다.

친환경 목장에서 찾은 1등급 우유


1 비타민·미네랄·생균제와 소화제 등을 배합한 사료를 먹고 있는 젖소들.
2 푸른 나무와 색색의 야생화가 가득한 을축목장은 지난해 깨끗한 목장 가꾸기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3 을축목장은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 대상,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적용 목장, 무항생제 인증 목장 등으로 선정됐다.
4 우사와 우사 사이에 꾸민 정원의 나무와 꽃을 가꾸고 있는 이순표 대표.



친환경 목장에서 찾은 1등급 우유


이 대표는 우수한 젖소를 종 개량하기로도 유명하다. 2010년 구제역 파동 때 이웃 돼지축사의 영향으로 20여 년간 종 개량한 소들을 잃고, 지금은 새롭게 젖소를 개량하고 있다. 그전에는 홀스타인 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우월한 젖소를 키워냈다.
“젖소는 젖꼭지 사이가 너무 좁아도 안 되고 유방의 크기, 젖꼭지 굵기가 착유하기에 좋아야 해요. 유방 모양이 나쁘면 과착유할 수 있어 젖꼭지가 손상되고 유방염에 걸릴 수 있지요. 우월한 젖소는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에요. 저는 소를 끊임없이 관리하면서 품종 개량을 하고 있어요. 비타민·미네랄·생균제와 소화제 등을 배합한 사료를 먹이고 임신한 소와 송아지는 따로 관리하죠.”
을축목장에서 생산된 원유는 철저한 관리를 거쳐 1등급 우유로 만들어진다. 우유는 단백질·비타민·미네랄·탄수화물 등 1백20가지 영양 성분이 들어 있어 세균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세균이 착유기에 붙어 있거나 공기 중에 떠돌다 착유와 동시에 원유에 들어가면 빠르게 번식하므로 살균은 필수! 우리나라에서는 130~150℃에서 0.5~5초간 가열하는‘초고온 살균법’으로 살균하는데, 짧은 시간에 가열·냉각을 반복해 영양소가 거의 파괴되지 않는 것이 특징. 이 과정을 거친 우유는 영양소와 신선도를 유지하며 외부 열이나 빛이 투과하지 못하는 위생적인 재질로 만든 우유팩에 담겨 제품으로 완성된다.
우유가 대한민국 대표 국민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유는 공장에서 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검사와 관리를 통해 영양 가득하고 신선한 우유를 만들기 때문이다.

친환경 목장에서 찾은 1등급 우유


1 송아지는 야생화 밭에 꾸민 우사에서 키우고 있다.
2 이 대표는 비타민·미네랄·생균제와 소화제 등을 배합한 사료를 만들어 젖소에게 먹인다.
3 대한민국 대표 건강식품 우유는 공장에서 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검사와 관리를 받는다.
4 매일 정오가 되면 집유차가 와서 우유를 싣고 공장으로 옮겨 제품으로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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