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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IVING STORY

이혜선의 살림이 즐거워지는 살림살이

살림이란 마음으로 하는 것

기획 | 한여진 기자 사진 | 홍중식 기자

2012. 07. 03

이혜선의 살림이 즐거워지는 살림살이


현재 서점가에서 실용서 부문 1~2위에 올라 있는 ‘살림이 좋아’첫 장을 펼치면 살림은 ‘한 집안을 이루어 살아가는 일’이라고 쓰여 있다. 살림은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것뿐 아니라 집안을 살리는 일, 가족을 살리는 일이다. 책의 저자이자 ‘살림이 재밌다’는 이혜선(41) 씨는 결혼 8년 차로 4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살림을 시작해 살림 달인이 됐다.
“주변 사람들이 저한테 집도 잘 꾸미고, 바느질도 잘하고, 채소도 잘 키우고, 요리도 잘하고, 살림살이 고르는 안목도 높다고 칭찬을 해요. 그때마다 생각해요. ‘내가 그 정도로 잘하나?’ 잘하는지는 모르지만, 전 늘 행복한 마음으로 해요. 행복하게 하다 보면 흥이 생기고, 그럼 또 열심히 하게 되거든요.”
그는 집을 직장으로 여긴다. 남편이 출근하면 그는 집으로 출근해 그의 업무인 살림을 시작한다. 직장에도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하는 사람, 일을 대충 처리하는 사람, 시간만 때우는 사람, 본인의 일을 즐기는 사람 등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듯이 살림 하는 주부들도 그렇다. 그는 어차피 할 일이라면 즐겁고 완성도 높게 하고자 한다. 즐겁게 하다 보니 살림이 재미있고 좋아졌다. 그리고 그만의 살림 노하우와 철학도 생겼다.
가구 하나를 구입할 때도 그의 살림 철학이 드러난다. 브랜드 가구 대신 직접 디자인해 홍대 가구 숍에서 주문 제작하는데 활용도 높고 실용적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주방과 거실의 테이블은 두 개 맞춰 하나만 떼어 사용하기도 하고, 두 개를 길게 붙여 티 바로 하기도 한다. 가로로 붙이면 6인용 식탁으로도 변신해 멀티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가구뿐 아니라 그릇, 도마, 유리병 하나도 예쁘고 실용적인 것을 골라내는 안목에서 그의 즐거운 살림이 시작된다. 이렇게 살림살이를 마련하다 보니 그의 살림살이는 어느 것 하나 사연 없는 것이 없다. 작은 유리병 하나도 구입한 이유가 있고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혜선의 살림이 즐거워지는 살림살이


#1 Story 주방 · 수납 살림살이
주방 살림은 결혼 후 8년 동안 꾸준히 모은 그의 보물이다. 남들이 옷이나 보석, 명품 가방을 살 때 그는 다양한 소재의 유리병, 커트러리, 그릇 등을 사 모았다. 살림살이 쇼핑할 때는 보통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돈을 모아 한꺼번에 구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고 싶은 종류를 결정한 뒤 한두 개씩 티 나지 않게 사 모으는 것이다. 이씨는 후자에 해당한다. 예쁘다고 무조건 사는 것이 아니라 아이템을 정한 뒤 다양한 디자인과 소재로 하나씩 사들인다. 이렇게 살림살이를 구입하면 가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지 않고, 살림살이 자꾸 사들인다고 구박하는 남편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해 일석이조. 그가 즐겨 찾는 주방 소품 쇼핑몰은 내추럴하면서 빈티지한 소품이 많아 그의 취향에 딱 맞는 미스달스튜디오(www.missdal.com)와 스케치1993(www.sketch1993.co.kr)이다.

1 주문 제작한 커트러리 수납함 살림을 하면서 하나둘씩 모은 커트러리가 웬만한 요리전문가 못지않다.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커트러리를 효율적으로 수납하기 위해 목공소에서 나무 수납함을 주문 제작했다. 커트러리 길이와 크기를 하나씩 재 디자인하고, 칸막이는 조절 가능해 버려지는 공간이 없다.
2 직접 만든 그릇 그릇에 관심이 많은 그는 얼마 전부터 홍대 공방에서 도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손으로 하는 것은 뭐든 자신 있다는 그는 그릇 만드는 솜씨 또한 예사롭지 않다.



3 감자 철제 바구니 일본에 갔을 때 구입한 철제 바구니에는 감자나 고구마 등 채소를 담아둔다. 2단으로 분리돼 두 가지 내용물을 담을 수 있다.

4 영국 빈티지 양철통 이태원 앤티크 숍에서 득템한 영국에서 건너온 빈티지 양철통은 유리병 삶을 때 요긴하다. 유리병 뚜껑과 패킹, 부속을 분리한 뒤 양철통에 넣어 팔팔 끓이면 소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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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작은 장독대 주방에 마련한 장독대. 콩이나 쌀 등 곡식을 보관할 수 있고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6 고재로 만든 도마 시댁 과수원에서 갖고 온 고재를 목공소에서 다양한 크기로 잘라 도마로 만들었다. 모양만 도마일 뿐 냄비 받침, 트레이, 화분 받침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한다. 서울에서는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고재를 구입할 수 있다.

7 수납의 해결사 유리병 유리병은 식재료 보관뿐 아니라 핸드메이드 재료, 인테리어 소품 보관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그가 가장 사랑하는 살림살이다. 식재료용 유리병을 구입할 때는 냉동과 냉장이 가능한지, 열에 닿아도 되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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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냉장고 정리정돈 냉장고는 유리병과 밀폐용기를 활용해 정리한다. 소스나 양념 등은 유리병에 담아 라벨지를 붙이고, 견과류 등은 지퍼팩에 담은 뒤 밀폐 용기에 넣어 보관한다. 이때 라벨지를 겉면에 붙이지 않고 통 속에 넣어두는 것이 포인트. 통을 물에 씻거나 내용물을 교체해도 다시 사용할 수 있다.

9 핸드메이드 귀고리 행어 하얀 무명천에 솜을 넣어 구름 모양으로 만든 뒤 듬성듬성 홈질했다. 홈질한 바늘땀에 귀고리를 하나씩 끼워 귀고리를 수납한다.

10 플라스틱 수납함 플라스틱 수납 박스는 화장품이나 양말, 속옷 등을 정리정돈하기 좋다. 조절되는 칸막이가 있는 것이 사용하기 편리하다. 수납한 뒤에는 라벨지에 품목을 써서 박스 앞면에 붙인다.

11 숨은 공간 활용~ 선반 좁은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는 선반만 한 것이 없다. 다용도실 문 위에도 선반을 달아 자질구레한 살림살이를 정리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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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tory 인테리어 · 가드닝 살림살이
그가 살림에 애정을 갖기 시작한 것은 꽃꽂이를 배우면서부터다. 의류 디자이너로 직장에 다녔던 그는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꽃꽂이를 선택했다. 주말마다 꽃꽂이 수업을 들었는데 꽃을 만지고 있으면 행복했다. 그 후 집을 꽃으로 하나둘 꾸미기 시작하면서 인테리어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3년 전에 이사 온 집은 온전히 그의 솜씨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전셋집이라 큰 공사는 하지 않았지만 페인트칠을 하고 직접 디자인한 가구와 그동안 모은 소품과 꽃 등으로 꾸몄다.
“이사 당시 꽃무늬와 격자무늬 벽지가 벽마다 붙어 있었어요. 몇 년을 살아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벽지 위에 페인트를 칠했죠. 친환경 페인트를 선택해 침실과 거실은 화이트로, 주방은 블루그레이 컬러로 칠했어요. 가구는 제가 디자인해서 홍대 앞 가구 숍에서 주문 제작했고요. 가구를 만들 때 디자인과 소재 등을 통일해 안정감을 더했죠.”
그는 ‘살림은 센스’라고 말한다. 우리 가족과 어울리는 가구를 고르는 센스,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작은 소품을 알아보는 센스,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을 판단하는 센스….
그의 집에는 시어머니가 주신 가구와 소품, 이태원을 지나다 발견한 빈티지 소품들이 곳곳에 있는데, 이런 손때 묻은 소품을 아름답게 보이게 만드는 것도 그가 말하는 살림 센스다.

1 클래식한 물뿌리개 일본에서 구입한 작은 사이즈의 물뿌리개는 작은 화분에 물을 줄 때 사용한다.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테이블 위에 두기만 해도 인테리어 효과가 난다.

2 플라스틱 가드닝 용품 플라스틱 손잡이 모종삽과 플라워 포크는 가볍고 실용적이다. 베란다의 화분을 관리할 때뿐 아니라 집 근처 텃밭을 가꿀 때도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3 빈티지 가드닝 양동이 유럽에서 와인 만들 때 사용했던 나무 양동이, 1950년대 미국 양철 오일통, 일본에서 구입한 철제 바구니 등 빈티지 소품과 아이비 화분, 장작과 솔방울 등으로 거실 창가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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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침대 헤드 고재 선반 침대 헤드를 떼어내고 머리맡에 한옥 대들보로 사용하던 나무로 선반을 만들어 달았다. 화이트 리넨 침구와 잘 어우러져 내추럴하면서 고풍스러운 멋이 난다. 질감 좋은 화이트 침구를 깨끗이 빨아 가볍게 풀을 먹여 덮고 자면 하루 종일 기분이 상쾌하다.

5 멀티플레이어 돌멩이 돌은 투명한 유리병에 담아 테이블을 장식하거나 책꽂이에 책을 꽂을 때 받치기도 하고, 문을 고정시키는 등 요모조모 쓰임새가 많다. 특별한 날 테이블 세팅을 할 때 돌을 활용하면 색다른 멋이 난다.

6 시어머니 손때 묻은 찬장 거실 한쪽 코너에 있는 넉넉한 크기의 찬장은 시어머니가 주신 선물. 그릇 수납장으로 사용했다가 천이나 바느질 용품을 정리해뒀다. 언젠가는 시어머니처럼 찬장으로도 사용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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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내추럴 리스 꽃꽂이를 배우면서 리스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하나둘씩 만든 리스가 집 안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꽃을 철사에 조금씩 묶어 말린 뒤 리스 틀에 엮으면 로맨틱하면서 내추럴한 리스 완성! 거실에 있는 리스는 태산목 잎으로 만든 것으로 초록 잎이 낙엽색으로 변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멋스럽다.

8 장독대 원형 나무 뚜껑 시댁 장독대에서 발견하자마자 날름 갖고 온 동그란 나무 뚜껑은 가드닝 용품을 담아두는 양동이 뚜껑으로 변신!

9 계절 따라 변신하는 쿠션 소파를 변신시키고 싶을 때 쿠션 커버를 교체한다. 동대문종합시장에서 패브릭을 구입한 뒤 지하 1층 재봉틀 집에 맡겨 쿠션을 만든다. 무지, 체크, 꽃무늬, 니트 등 다양한 소재로 커버를 만들어 계절에 따라 교체하면 거실 분위기가 확 바뀐다.

10 모던한 원목 가구 식탁, 거실 테이블, 책상, 거실 거울 등은 그가 디자인해 홍대 앞에 있는 우리홍익가구나라(02-336-4139)에서 주문 제작한 것. 모든 테이블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ㄷ자로 심플하게 디자인했다. 테이블은 모두 두 개씩 만들었는데, 하나씩 사용해도 되고 두 개를 붙여 사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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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tory 정성 가득~ 핸드메이드 살림살이
잡지, TV, 인터넷 등을 보다 보면 갖고 싶은 살림살이가 하나둘이 아니다. 매달 정해진 가계 예산 때문에 갖고 싶은 것을 다 살 수 없었던 이혜선 씨는 포기하지 않고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니트 디자이너로 일했던 경력을 살려 털실로 니트 컵 워머, 냄비 받침, 스툴 커버 등을 만들고, 자투리 천을 활용해 냄비 받침도 만들었다. 행주는 실로 스티치해 한층 예쁘게 변신시켰다.
“제 바느질은 삐뚤삐뚤하고, 제가 뜬 니트는 중간에 코가 하나 없어졌다가 다시 생기기도 해요. 하지만 서툰 솜씨 때문에 스트레스 받기 보다는 코 빼먹으면 다음에 한 코 만들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요. 살림은 기술적으로 얼마나 완벽하냐가 아니라 마음이거든요. 소품 하나를 만들어도 행복한 마음으로 만들어야 살림이 즐겁죠.”

1 리넨 커트러리 케이스 특별히 아끼는 커트러리를 수납하기 위해 만든 리넨 커트러리 케이스. 커트러리 크기에 맞춰 사이즈를 정한 뒤 같은 크기의 겉과 안면을 재단해 박는다. 커트러리를 넣을 천을 재단해 안쪽에 박음질하고 칸을 나눠 홈질한 뒤 플라워 천으로 끈을 만들어 달았다.

2 니트 컵 워머 · 도일리 차나 커피를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컵 워머와 티 테이블에 멋을 더하는 니트 도일리. 도일리는 크리스마스에는 트리 오너먼트로, 여름에는 여러 개를 듬성듬성 연결해 창가 발로 활용한다.

3 손뜨개 스툴 커버 의자로, 장식용 콘솔로도 활용하는 스툴은 니트로 커버를 만들어 꾸민다. 스툴 의자 사이즈를 잰 뒤 털실로 커버를 짜거나 작은 모티프를 여러 개 만들어 사이즈대로 연결하는 방법이 있다.

4 손뜨개 조명 커버 식탁 위의 도자기 전등을 오래 사용하다 보니 싫증이 나서 새 옷을 만들어 입혔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가는 실로 짠 커버를, 가을과 겨울에는 두툼한 털실로 짠 커버를 씌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전등갓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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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3단 반짇고리 계단식으로 수납함이 열리는 반짇고리는 텐바이텐에서 구입했다. 수납공간이 넉넉해 가위, 실, 바늘, 조각천, 리본 끈 등 바느질 재료가 모두 들어간다. 현재 텐바이텐에는 품절됐고 한샘몰에서 판매 중이다.

6 빈티지 바느질 트레이 자주 사용하는 가위와 실, 바늘 등은 트레이에 모아 두면 사용할 때마다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코바늘을 넣어둔 주머니는 그가 직접 만들었다.

7 향긋한 라벤더 사셰 라벤더 사셰(향주머니)를 만들어 집 안 곳곳에 둬 3백65일 향기로운 집을 만든다. 리넨을 사각형으로 두 장 잘라 창구멍을 남기고 박음질한 뒤 마른 라벤더를 넣고 창구멍을 박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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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작은 조각천 작은 조각천은 소품을 만드는 밑천이다. 손톱만 한 작은 천도 다른 천과 잇고 덧대면 훌륭한 소품이 된다. 큰 천은 반듯하게 사각으로 접어 수납장에, 작은 조각천은 일렬로 정리해 박스에 보관한다.

9 다용도 냄비 받침 집 모양으로 천을 두 장 자른 후 앞면에 퀼팅 솜을 올려 중간 중간에 바늘땀을 따듯 퀼팅하고 뒷면과 박음질해 만든 냄비 받침. 두 개를 만들어 냄비 잡이로 사용해도 된다.

10 호두 껍데기 핀 쿠션 바느질하는 여자들이 욕심 내는 것 중 하나가 핀 쿠션이다. 머핀 틀과 호두 껍데기를 이용해 핀 쿠션을 만들었다. 원형 조각천 가장자리를 시침질해 쭉 잡아당긴 뒤 솜을 넣고 글루건으로 머핀 틀이나 호두 껍데기에 고정하면 완성!

11 시어머니의 재봉틀 시어머니가 사용하시던 재봉틀은 그가 애지중지하는 살림살이다. 오래된 재봉틀이지만 바느질이 잘되고 멋스러운 케이스가 있어 인테리어 효과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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