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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WEET HOME

도심 속 마당 예찬

단독주택 VS 아파트

기획·강현숙 기자 사진·홍중식 기자

2011. 10. 06

고층 빌딩과 차가운 콘크리트 일색인 도심 속 생활. 갑갑한 도시 생활에서도 전원의 향취를 느끼며 근사하게 마당을 꾸미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삭막한 도시와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풀내음 가득한 그들의 마당을 찾았다.

>>>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오성환·김성순씨네
“마당 한쪽은 정원, 반대편은 텃밭으로 꾸몄어요”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에서 손칼국수와 만두를 전문으로 하는 맛집 ‘성북동집(02-747-6234)’을 운영하고 있는 오성환(61)·김성순(56) 부부. 빌라에 살던 부부는 2년 전 마당 딸린 이층집으로 이사하고, 딸 오지연씨(31) 부부와 다섯 살배기 손녀 지우와 함께 살고 있다. 231㎡(약 70평) 정도 되는 마당은 잔디 깔린 정원과 텃밭이 어우러져 자연 학습장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처음에 이사 왔을 때는 전 주인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마당 곳곳에 개똥이 가득하고 상태가 엉망이었어요. 공간이 넓은 편이라 반은 잔디를 깔아 정원으로 꾸미고, 반은 텃밭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온 가족이 합심해 나무와 화초를 심으며 정성을 쏟아 꾸몄답니다.”
정원에는 감나무·대추나무·석류나무·블루베리나무 등 수십 가지 나무가, 텃밭에는 고추·깻잎·오이·방울토마토·상추·치커리·옥수수 등 다채로운 채소가 자라고 있다. 마당 곳곳에는 고운 색깔의 꽃을 심어 화사한 분위기도 더했다.

도심 속 마당 예찬


▲ 이층에서 내려다본 마당 전경. 왼쪽에는 정원을, 오른쪽에는 텃밭을 꾸며놓았다. 왼쪽부터 딸 오지연씨, 오성환씨, 이 집의 마스코트이자 활력소인 손녀 지우, 김성순씨.

도심 속에서 맑은 공기 마시고 새소리 듣는 재미 쏠쏠
넓은 정원과 텃밭을 가꾸려면 온 가족이 부지런해야 한다. 식당을 운영하는 오씨 부부가 마당 관리를 도맡아 하는데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나무와 식물을 보고 있으면 몸은 고되더라도 피로가 가시고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정원의 식물과 나무 종류가 다양하고 다소 복잡해 보이는 것 같아 앞으로는 비슷한 것끼리 모아 군락을 나눠 관리하고, 텃밭에는 자라나는 모습이 근사한 표고버섯을 기를 예정이다.
“틈날 때면 텃밭 옆에서 장어와 고기를 구워 먹는데, 시골 펜션에 놀러 온 듯한 분위기가 나요. 텃밭에서 바로 상추와 깻잎, 고추 등 싱싱한 채소를 따 먹을 수 있어 편하고요. 유기농으로 키워 씻지 않고 먹어도 안심이랍니다. 지인들이 놀러 오면 유기농 채소를 선물할 수 있어 그만이고요.”
이사 온 뒤 가장 흐뭇한 건 지우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점. 정원과 텃밭을 오가며 온갖 식물과 나무, 곤충들을 관찰하는데 자연스럽게 자연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다. 웬만한 식물 이름은 어른보다 더 많이 알고 있어 친구들이 놀러 오면 마당으로 데려가 식물 이름을 알려주는 게 취미다. 땅을 밟고 흙냄새를 맡으며 자라서인지 감수성도 풍부한 편이다.
“고된 일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싱그러운 꽃향기, 풀내음이 반겨주며 피로를 풀어줘요. 작은 숲 속에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마음이 편안해지지요. 사랑과 정성으로 가꾼 이 집에서 우리 가족이 더욱 행복했으면 합니다.”

도심 속 마당 예찬




도심 속 마당 예찬


1 식당과 카페가 가득한 성북동 번화가에 자리한 오씨의 2층집 전경.
2 3 가족 텃밭에는 고추, 깻잎, 오이, 방울토마토, 상추, 치커리, 옥수수 등 다양한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4 부부가 정성 들여 가꾼 텃밭의 고추. 농약을 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해 식사 때마다 바로 따서 신선하게 먹는다.

도심 속 마당 예찬


도심 속 마당 예찬


1~4 오씨 가족의 사랑과 정성으로 자라는 다양한 꽃과 식물들.
5 푸른 나무와 빛깔 고운 꽃들이 가득한 정원은 지우의 놀이터이자 가족의 쉼터다.
6 정원과 텃밭으로 이뤄진 마당은 지우에게 효과 만점 자연 학습장 역할을 한다. 틈날 때마다 마당으로 나가 푸르른 식물과 꽃 등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낸다.
7 이층에서 문을 열고 나가면 아담한 옥상이 있다. 집 뒤쪽으로 녹음이 우거진 산이 자리해 시원하고 공기가 싱그럽다.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김경남씨네
“1층 베란다 바깥에 정원을 만들었어요”
서울 여의도 아파트에서 살던 김경남씨(43)는 4년 전 정원이 딸린 아파트 1층으로 이사했다. 똑같은 아파트라도 서울과 이곳의 생활은 180도 차이가 있다. 거실 창을 열고 나가면 바로 푸르른 정원이 이어져 상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것. 요리연구가로 활동하며 일주일에 3회씩 쿠킹 클래스를 열고 있는데 수강생들에게도 그의 정원은 인기 만점이다.
“1층에 딸려 있는 정원에 화이트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중앙에는 백일홍나무를 심고 한쪽 구석에는 고추와 상추, 깻잎 등을 심어 자그마한 유기농 텃밭을 꾸몄고요. 살랑살랑 바깥바람 쐬며 정원에 앉아 식사하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특히 손님들이 오면 정원 카페에서 차를 대접할 수 있어 으쓱해져요(웃음).”
삭막한 느낌의 아파트지만 정원이 있고 땅 디디며 살 수 있어 전원생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정원 앞으로 녹음이 우거진 공원이 바로 연결돼 있어 초록을 배로 느낄 수 있다. 물론 예쁜 정원을 유지하려면 손이 많이 가고 부지런을 떨어야 하지만, 자신의 수고로 온 가족과 지인들이 싱그러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럽다.

도심 속 마당 예찬


▲ 거실 창을 열고 나가면 바로 아담한 정원이 나온다. 중간에 심은 백일홍 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도심 속 마당 예찬


도심 속 마당 예찬


도심 속 마당 예찬


1 2 김씨가 유기농으로 재배한 고추와 상추. 싱싱한 재료를 먹으며 건강을 챙길 수 있고, 아이들에게는 자연 학습 효과도 준다.
3 정원 문에서 거실 창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돌을 깔아 길을 닦았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돌길로 가면 안심!
4 정원 바로 앞에는 녹음이 우거진 커다란 공원이 조성돼 있다. 거실에서 보면 집 앞 정원과 공원이 연결돼 거대한 정원처럼 보인다.
5 거실 통창을 통해 정원을 관찰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 계절이 바뀔 때마다 변화하는 자연의 신비함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6 정원 곳곳에 조명을 설치해 어두컴컴한 저녁에도 운치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7 집 밖에서도 정원으로 들어올 수 있게 작은 문을 만들었다. 키가 높은 나무를 펜스처럼 심어 벽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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