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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 lesson

초여름 입맛 돋우는 색다른 찌개, 오이감정

이지은 기자와 남편 신동구가 함께하는 요리 교실

기획·이지은 기자 / 사진·지호영‘프리랜서’|| ■ 요리·최신애‘요리연구가’

2006. 06. 22

이달에는 궁중에서 임금님이 여름에 먹었다는 오이감정을 배워봤어요. 감정이란 고추장을 넣은 찌개를 뜻하는 말이에요. 6월 제철 재료인 오이를 이용한 매콤하면서 시원한 찌개 만들기, 시작해볼까요?

얼큰하고 시원한 맛으로 속풀이에 최고~
초여름 입맛 돋우는 색다른 찌개,  오이감정

결혼 전 제가 술 좀 마시던 때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전날 술을 많이 먹고 거의 폐인이 돼 요리 촬영을 나간 적이 있었어요. 지쳐 있는 저를 보고 요리 선생님께서 해장에 딱! 이라며 찌개를 내오셨는데 한입 떠 넣어보니 매콤 시원하면서 속이 확~ 풀리는 게 제대로 된 해장국이더라고요. 무엇으로 만든 거냐고 물으니 선생님께서 오이를 넣어 끓인 찌개라고 설명해주셨어요. 그때는 ‘설마 오이를 찌개에 넣을까? 술이 덜 깨 잘못 들은 말이겠지’라고 흘려들었답니다.
‘이달 무슨 요리를 배울까’ 선생님과 의논하던 중에 갑자기 그 당시 먹었던 찌개가 생각나 여쭤봤더니 그 요리가 바로 ‘오이감정’이라고 하더라고요. 감정이란 고추장을 넣은 찌개로 오이가 들어가 오이감정이라고 한대요.
오이는 깨끗이 씻어 삼각 모양으로 썰고 양념한 고기와 함께 고추장, 된장 등 갖은 양념을 넣어 끓이면 된답니다. 좀더 깔끔한 맛을 내려면 오이 껍질을 벗겨야 하고요. 고기는 기름 부위가 섞여 있는 차돌박이를 넣는 게 가장 맛이 좋대요. 차돌박이가 싫으면 다른 부위의 고기를 얇게 썰어넣으세요. 단 고추장찌개에는 돼지고기보다 쇠고기를 넣어야 제맛이 난답니다. 준비한 재료를 양념과 함께 30분 정도 푹 끓여야 재료가 국물에 잘 우러나 맛이 좋고요.
오이감정은 옛날 궁중에서 임금님이 먹던 음식이라고 해요. 오늘 가족을 위해 얼큰하면서 시원한 오이감정으로 수라상을 차려보는 건 어떨까요?

남편의 요리 노트를 공개합니다!
“오이로 어떻게 찌개를 끓여? 설마 찌개에 넣는다고 해도 그게 맛이 있겠어?” 아내에게 이달 배울 요리가 오이를 넣은 고추장찌개란 이야기를 듣고 처음 내뱉은 말이다. 아내가 예전에 먹어봤는데 맛이 잊혀지지 않아 특별히 부탁한 요리라고 (게다가 해장국으로 최고였다는!) 해서 조금 안심이 되긴 했지만 ‘과연 맛이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일단 재료를 살펴보면 쇠고기와 고추장 등 일반적인 고추장찌개를 만들 때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다만 감자나 호박을 넣는 고추장찌개와 달리 오이가 준비돼 있을 뿐.
만드는 방법은 다른 찌개 끓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 먼저 고기를 갖은 양념해 버무린 후 잠시 간이 배도록 두고 오이를 썰어 준비한다. 오이는 한입 크기의 삼각 모양으로 자르는데 오이 꼭지 부분은 쓴맛이 나므로 찌개에는 넣지 않는다고 한다. 오이 대신 여름에 한창 나오는 노각을 사용해도 맛이 좋다고. 대파와 고추를 썰고 팽이버섯도 밑동을 자르면 재료 준비 끝! 이 모든 재료를 넣고 끓여주기만 하면 되는데 30분 정도 오이가 푹 무르도록 익어야 맛이 좋다고 한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 입에 침이 고인다(오이가 푹 익도록 기다리는 30분이 이렇게 길 줄이야!).
드디어 완성! 국물을 떠먹어보니 ‘맛으로 평가해보라’는 요리 선생님의 말처럼 맛이 일품이다. 시원한 국물이 과음한 다음날 속 푸는 데 제격일 것 같다. 오이는 찌개 속 양념과 어우러져 독특한 맛이 난다. 마치 푹 익힌 호박을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오늘 이후 해장국에 대한 고민은 싹~ 사라진 것 같다. 아내가 이 요리를 확실히 배웠기를 희망한다.

함께 만들어보세요~

오이감정
초여름 입맛 돋우는 색다른 찌개,  오이감정

준·비·재·료
오이 4개, 쇠고기 300g, 고기양념(국간장·다진 마늘 1작은술씩, 참기름·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청·홍고추 2개씩, 팽이버섯 1봉지, 대파 1대, 양념(고추장 8큰술, 된장 1큰술, 육수 4컵, 다진 마늘 1큰술)
만·들·기
1 오이는 껍질째 소금으로 문질러 씻는다. 껍질을 깎을 경우에는 물에 깨끗이 씻는다.
2 고기는 차돌박이로 준비해 국간장, 다진 마늘, 참기름, 후춧가루, 소금을 넣어 밑간한다.
3 고추는 어슷 썰어 씨를 빼고 대파도 어슷 썬다. 팽이버섯은 밑동을 자른 후 가닥을 분리한다.
4 오이는 삼각형 모양의 한입 크기로 썬다.
5 양념한 고기는 냄비에 볶다가 육수를 붓고 고추장과 된장, 다진 마늘을 넣는다.
6 국물이 끓으면 오이를 넣고 푹 익을 정도로 끓인다.
7 오이가 푹 익으면 고추와 대파를 넣고 불을 끈 후 팽이버섯을 넣는다.
음식 맛을 높이는 조리 포인트

초여름 입맛 돋우는 색다른 찌개,  오이감정

오이는 소금으로 문질러 껍질을 깨끗이 씻어주세요. 깔끔한 맛을 좋아한다면 오이껍질을 깎아내도 좋아요. 한여름에는 오이 대신 노각을 사용해도 맛있답니다.

초여름 입맛 돋우는 색다른 찌개,  오이감정

고기는 차돌박이를 준비하세요. 고추장찌개에는 돼지고기 보다 쇠고기가 잘 어울린답니다. 차돌박이가 없다면 쇠고기를 얇게 썰어넣으면 돼요. 고기에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간이 잘 배도록 무쳐주세요.

초여름 입맛 돋우는 색다른 찌개,  오이감정

고추와 대파는 어슷 썰어 준비하세요. 고추씨는 찌개국물에 떠 지저분해 보이므로 제거해주시고요.


초여름 입맛 돋우는 색다른 찌개,  오이감정

오이는 삼각형 모양으로 잘라주세요. 오이 모양이 부서지지 않고 잘 익는답니다. 오이 꼭지 부분을 넣으면 찌개에서 쓴맛이 나므로 넣지 마세요.

초여름 입맛 돋우는 색다른 찌개,  오이감정

고기를 먼저 볶은 후 육수를 넣어주세요. 육수가 없다면 물이나 다시마물을 넣고 끓여도 돼요. 국물에 고추장과 된장을 넣어 끓이는데 된장을 함께 넣어야 구수한 맛이 더해진답니다.

초여름 입맛 돋우는 색다른 찌개,  오이감정

30분 정도 오이가 푹 익도록 끓여주세요. 간을 봐가며 국물이 자작할 때까지 끓이면 된답니다. 오이가 익으면 고추와 대파를 넣고 불을 끈 후 팽이버섯을 넣으세요.





오이감정과 함께 드세요~오이부추겉절이
초여름 입맛 돋우는 색다른 찌개,  오이감정

준·비·재·료
오이 6개, 부추 ½단, 양파 ½개, 소금 ½큰술, 양념(참치액젓 2큰술, 고춧가루 4큰술, 다진 마늘·설탕 1큰술씩, 생강즙 ½큰술, 새우젓 2큰술, 다진 파 3큰술, 채썬 붉은 고추 2개 분량, 소금 약간)
만·들·기
1 오이는 3등분한 후 다시 세로로 4등분한다.
2 부추는 오이와 같은 길이로 썬다.
3 양파는 곱게 채썬다.
4 오이에 소금을 뿌려 숨이 살짝 죽도록 둔다.
5 분량의 재료를 고루 섞어 양념을 만든 다음 오이, 부추, 양파를 넣어 무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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