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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theme_restaurant

미순랭 가이드 THE MICHUNLIN GUIDE 구내식당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입맛에 따라 제공하는 KEB하나은행

editor 정희순

2017. 12. 28

누군가 새해 소원을 묻는다면 주저 없이 답하겠다.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는 거라고. ‘여성동아’ 독자들이 모두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근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서울 을지로에 신사옥을 마련한 KEB하나은행의 구내식당을 찾았다.


회사 구내식당을 소개하고 싶은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 자랑도 좋고, 고발도 환영이다.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이 ‘맛점’하는 그날까지 정희순 기자의 ‘구내식당 미순랭 가이드’는 계속 될 예정이다.

제보 hsjung@donga.com 요령 구내식당의 한 끼 메뉴 사진과 함께 회사명, 구내식당의 주간 식단표, 이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간략히 적어 보내면 된다. 채택된 이에게는 미각 뿜뿜식당 요정이 선물을 보내드린다.

KEB하나은행은 자산 관리의 강자로 불렸던 하나은행과 글로벌 영업력이 막강한 외환은행이 통합돼 지난 2015년 9월 새롭게 탄생한 은행이다. 총자산은 2백97조 원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본사는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서울 을지로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하나은행 본점 건물을 허물고 지난해 새로 지은 ‘따끈따끈한’ 사옥이다. 이곳의 구내식당은 지난 9월 1일 오픈했다. 

위풍당당한 건물의 갤러리를 방불케 하는 로비를 지나 설레는 마음으로 지하 2층에 마련된 구내식당에 들어섰다. 클래식 음악이 잔잔히 울려 퍼지는 식당이다. 구내식당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노사협력부 관계자는 “직원들이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도록 편안한 음악으로 선곡한다”며 “KEB하나은행 영업점에서도 들을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식당 내에 비치된 고급진 테이블과 의자가 인상적이다. 중간중간 컬러가 다른 의자를 배치해 포인트를 준 센스도 발랄하다. 노란빛을 내뿜는 간접조명 때문인지 식당 전체에서 돈의 기운이 느껴진다. 업계 1위 은행의 구내식당답다. 

중식 기준 일평균 5백60명이 이용한다는 이곳은 무려 네 가지 코너에서 각기 다른 메뉴들을 선보인다. 고객에게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KEB하나은행의 의지가 구내식당에도 반영된 듯하다. 가정식 6찬 반상을 내놓는 한식 코너와 일품요리 코너, 돈가스 코너, 면 코너까지 가격은 모두 5천 원으로 동일하다.



당일, 각 코너의 메인 디시는 설렁탕과 셸크랩커리라이스, 고구마돈가스, 해물짜장면이었다. 식당 요정은 이중 가장 생소한 메뉴인 셸크랩커리라이스를 골랐다. 풍미가 느껴지는 커리 위에 바삭하게 튀겨낸 크랩이 떡하니 올라간 메뉴다. 메뉴의 특색에 맞게 준비된 곡선형의 볼에서 세심함이 느껴진다. 

‘일품 요리’임에도 애플시나몬피자와 감자말이새우튀김, 크로켓이 함께 나와 트레이를 가득 채웠다.자칫 느끼할 수 있는 구성이지만, 절인 양파가 밸런스를 잡아줬다. 후식으로 제공된 귤까지 먹고 나니 고급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다. 일 년에 한 번은 패밀리 레스토랑 VIPS의 메뉴를 선보이는 ‘VIPSDAY(빕스 데이)’도 열린단다. 그날도 가격은 5천원이다. 구내식당에서 만난 한 직원은 “빕스 데이 때는 식당에 발 디딜 틈이 없다”고 귀띔해주었다. 

구내식당의 퀄리티가 이토록 훌륭하다 보니 인근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됐다. 직원들이 구내식당만 이용할 경우 주변 식당의 매출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구내식당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만 은행권 특유의 ‘쏘는’ 문화는 여전하다. 맛집이라면 절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직원의 인근 점포 이용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매월 1일을 ‘손님과 하나day’로 지정해 인근 식당에서 점심 먹기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부서 회식도 지역 식당을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전체 임직원들에게는 인근상점에서 사용 가능한 2천 원짜리 쿠폰도 일괄적으로 지급했다.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라는 KEB하나은행의 모토는 인근 식당과의 상생에도 적용된다.

2017년 9월 1일 준공식을 가지며 을지로의 랜드마크로 우뚝 선 KEB하나은행 본사의 모습. KEB하나은행 신사옥은 자율좌석제, 페이퍼리스(Paperless)와 클라우드 PC 환경 구축 등 국내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스마트 오피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올게요!
식당의 깔끔한 인테리어는 신촌의 여느 레스토랑 부럽지 않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 메인 메뉴의 퀄리티가 높다. 하지만 다양한 밑반찬의 부재와 쌀밥만을 제공하는 제한된 선택지가 아쉽다.

photographer
조영철·홍중식 기자 
designer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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