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일 한국기원이 공개한 2023년 1월 바둑 프로기사 전체 랭킹에서 신진서(22) 9단이 랭킹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1월부터 37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하며, 2022년 바둑대상에서 79승 14패, 84.95%의 승률로 다승·승률·연승 기록 부문 3관왕에 올라 최우수기사(MVP)에 선정됐다. 신진서 9단은 세계 랭킹 역시 1위다. 1월 6일 현재 전 세계 바둑 랭킹 사이트 ‘그레이팅스(Gorating)’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진서 9단은 2022년 상금랭킹 부문에서도 1년 누적 상금 14억4495만1319원을 획득하며 1위를 차지했다. 한국 기원은 “2014년 이세돌 9단의 (누적 상금) 14억1000만 원을 넘으며 역대 연간 최다상금 신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신진서 9단은 2020년부터 3년 연속 연간 상금 10억 원을 돌파하며 상금 왕 자리를 지켰다.

될 성 부를 바둑 떡잎, 기록 제조기로 자라

신진서 9단은 아마추어 5단이었던 아버지와 아마추어 3급 수준의 실력을 지닌 어머니 사이에서 모태 바둑 영재로 자랐다. 부산에서 바둑 학원을 운영한 아버지 덕분에 다섯 살 때 처음 바둑을 접해 독학으로 실력을 쌓았다. 만 열 살이던 2010년에는 정현산배 어린이대회와 대한생명배 어린이국수전에서 연속 우승해 ‘될 성 부를 떡잎’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2년 신진서 9단은 만 12세의 나이로 제 1회 영재바둑입단대회 본선 4강전에서 2연승을 거두며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 당시 한국기원 소속 최연소 이동훈 초단보다 두 살 어렸다. 이세돌 9단이 처음 프로에 입단한 만 12세 4개월 기록도 하루 차이로 깨고 최연소 입단 기록 5위에 올라섰다. 입단 후 3년만인 2015년에는 제 3기 메지온배 오픈신인왕전에서 우승하며 첫 신인왕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한국기원 자료에 따르면 신 9단은 2016년 8월 랭킹 3위로 처음 기사랭킹 순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해 12월에는 이세돌 9단을 랭킹점수 32점차로 이겨 2위에 올랐고, 당시 1위였던 박정환 9단과도 서서히 간격을 좁혀 2018년 12월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신 9단은 2020년 12월 tvN ‘유퀴즈 온더 블록’에 출연해 “바둑계 전설 이창호, 이세돌, 박정환 기사를 동경하며 컸던 것처럼 후배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신 9단은 1월 12일 신년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오후 7시에 열리는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서 신진서 9단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 9단은 2021년 13회 춘란배 우승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제26회 LG배,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등 각종 메이저 세계 바둑 대회에서 ‘기록 제조기’라고 불리며 우승 3관왕을 기록했다. 지난 3년간 승률 80% 이상을 유지해왔으며, 2022년 승률은 85.1%다. 과연 그가 올해 우승 기세를 이어나가 승률 90%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