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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장관 후보자 부인, 고소영… 그녀들이 사랑한 도자기 브랜드, 대체 뭐기에

글 윤혜진

2021. 05. 04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 배우자의 유난스러운 도자기 사랑이 구설에 올랐다. 박 후보자가 2015∼2018년 해양수산부 국장급 주재관으로 주영국대사관에서 파견 근무를 하던 시절 구매한 그릇, 소품 등 다량의 도자기 제품을 ‘외교관 이삿짐’으로 들인 뒤 2019년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가 제품을 관세도 내지 않고 대량으로 들여와 도소매업 허가를 받지 않은 채 판매했다면 일종의 ‘그릇 밀수입’이 되는 셈. 이에 대해 박 후보자 측은 국내 반입 당시 이사물품 목록에 포함해 정상적인 통관절차를 거쳤으며 배우자가 카페를 개업하면서 자택에 있던 일부 소품을 매장에 진열했고, 불법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채 일부를 판매했다는 입장. 공직자 가족으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에 비난이 쏟아진 가운데 한편에서는 박 후보자의 배우자가 꽂힌 도자기가 대체 어떤 브랜드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얄 덜튼(Royal Doulton)

로얄 덜튼(Royal Doulton)

실제로 박 후보자 부인이 들여온 ‘로얄 알버트(Royal Albert)’와 ‘로얄 덜튼(Royal Doulton)’은 국내에서 공식 판매점 외에도 직구, 해외 구매 대행 등 다양한 루트로 찾는 이가 많은 인기 브랜드다. 두 브랜드 다 영국 왕실에 납품하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가격대는 커피잔 2인조 기준 로얄 덜튼 4만원대, 로얄 알버트 10만원대 선. 빈티지 제품은 그릇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1815년 런던 남부 램버스의 작은 그릇 공장에서 시작해 200년이 넘도록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로열덜튼’은 1877년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업계 최초로 기사작위를 하사받기도 했다. 로얄 덜튼의 역사가 곧 영국 본차이나의 역사이기도 하다. 1990년대 민튼, 로얄 알버트 등 굵직굵직한 브랜드를 인수해온 로얄 덜튼은 2005년 웨지우드에 인수합병되며 영국·아일랜드 리빙 그룹 WWRD(웨지우드·워터포드·로열 덜튼·로열 알버트·로가스카) 소속이 됐다. 2015년에는 이딸라, 로얄코펜하겐를 갖고 있는 핀란드 피스카스 그룹이 WWRD를 인수하면서 세계 그릇계 거대 패밀리로 거듭났다.

세계 각국 왕실과 대사관에서 가장 선호하는 그릇 브랜드이기도 한 로얄 덜튼의 매력은 담백함이다. 동명의 동화를 도자기로 옮긴 ‘브램블리 헷지’, 줄리엣, 빌트모어 등 이미 단종된 빈티지 라인부터 유명 요리사 고든 램지와 협업한 최근 시리즈까지 고루 사랑받고 있다.


로얄 알버트(Royal Albert)

로얄 알버트(Royal Albert)

로얄 덜튼과 함께 영국 도자기 브랜드 쌍두마차격인 로얄 알버트는 빅토리아 여왕의 둘째 아들 알버트 왕자 이름을 따 브랜드명을 지었다. 영국 정원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장미 패턴이 시그니처다. 특히 1962년 출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억 점 이상 팔린 ‘올드컨트리로즈(Old Country Rose)’ 시리즈는 현재까지도 생산되는 베스트셀러. 박 후보자 부인의 그릇 컬렉션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제품이다. 로맨틱한 장미 모티브와 부드럽게 떨어지는 곡선, 수공의 금장 테두리 처리가 우아함을 극대화시킨다. 2014년 선보인 톱모델 미란다 커와의 컬래버레이션 라인은 우아하면서도 경쾌함을 살려 젊은 층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소영의 지노리 1735, 최유라의 아스티에 드 빌라트

박 후보자 부인의 그릇 논란이 일던 바로 그날, 배우 고소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탈리아 명품 도자기 ‘지노리 1735(Ginori 1735)’의 앰배서더로 활동하게 됐다는 소식을 알리며 그릇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포스팅했다. 생활용품을 넘어 예술 오브제로 평가받는 지노리 1735와 고소영의 럭셔리한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는 평가. 1735년 카를로 안드레아 지노리 후작이 이탈리아 피렌체 인근 마을에 도자기 공장을 세우며 시작된 지노리는 2013년 럭셔리 브랜드 구찌와의 인수 합병을 거치며 한층 더 진화한다. 아름다운 프린트가 어우러진 플레이트부터 글라스웨어, 화려한 조각품까지 폭이 넓어졌다. 이중에서 특히 세련된 체인 문양이 특징인 카테네 컬렉션, 영국 출신 아티스트 루크 에드워드 홀이 참여한 ‘일 비아지오 디 네투노’ 컬렉션,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것 같은 오리엔탈 라인이 유명하다.

요즘 국내 그릇 마니아 사이 핫한 브랜드를 꼽자면 프랑스에서 물 건너온 ‘아스티에 드 빌라트(Astier de Villatte)’일 것이다. 몇 해 전부터 유명 인플루언서 집들이나 ‘먹방’에 자주 등장하며 ‘인싸템’으로 떠올랐다. 그릇부자로 소문난 방송인 기은세, 김나영, 최유라 등의 애정템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최유라는 그릇 중 첫번째로 아스티에 드 빌라트를 소개하며 “화산재가 섞인 흙에 흰색 유약을 발라 그릇에 회색빛이 돌고, 이 때문에 앤틱하게도 모던하게도 보이는 매력이 있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1996년 디자이너인 이반 페리콜 리와 베누아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창립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18~19세기 프랑스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식기류부터 향수, 조명, 가구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에나멜 도료의 일종인 우아한 우유 빛깔 에마유로 작업한 도자기. 제조과정이 복잡해 프랑스 장인이 보름에 걸쳐 한 작품을 도맡아 만들어내다보니 접시 하나에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각 제품마다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이니셜 로고 A와 V, 만든 장인의 이니셜이 새겨지는 것이 특징. 올 초 국내에 오픈한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제품을 구매할 경우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담긴 특별한 패키징 서비스도 받아볼 수 있다. 곧 서울 한남동에 오프라인 매장도 열린다. 파리 매장 외 세계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사진 동아DB 셔터스톡 고소영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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