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에 드는 파인 주얼리
네트 백이라고 해서 캐주얼하게만 볼 일은 아니다. 원석과 비즈, 메탈 장식을 엮어 만든 네트 백은 파인 주얼리만큼이나 품격 있는 스타일을 연출한다. 펜디는 원석을 꿰어 만든 입체적인 플라워 패턴 백에 버클을 활짝 열어젖히는 과감함을 보였다. 이너 포켓이 훤히 드러난 즉흥적인 연출 덕분에 옷보다 가방에 시선이 먼저 머문다. 에트로 역시 하우스 특유의 오리엔탈적인 피스들에 깊고 그윽한 브라운 톤의 주얼 백을 더해 작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에르뎀은 청량한 그린 드레스에 투명한 비즈 장식의 레이스 망사 백을 매치해 보일 듯 말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했다. 크리스찬디올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시크한 블랙 가죽 드레스에 바닥까지 길게 늘어뜨린 메탈릭한 체인 클러치백을 이끌며 가방이 하나의 예술적인 오브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변화무쌍 네트 백
여름이 오면 라탄 백만큼 자주 등장하는 것이 바로 네트 백이다. 얇은 끈이나 로프를 그물처럼 엮어 만든 네트 백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형태미가 또 다른 묘미다. 일례로 마이클코어스는 굵은 로프를 엮은 네트 백에 바닥을 휩쓸 만큼 긴 프린지 참 장식을 달아 걸음마다 경쾌한 리듬감을 선사했다. 백 안에는 책 한 권을 넣어 지적인 인상을 더한 것이 스타일링의 킥. 작은 지갑이나 파우치를 활용한 연출도 눈에 띈다. 세련된 메탈 장식의 브라운 네트 백에 핑크색 지갑을 포인트로 연출한 토리버치가 좋은 예다. 안테프리마 역시 미니 네트 백에 톡 튀는 옐로 반지갑을 넣고, 와이드 데님 팬츠 위에 벨트처럼 묶듯이 연출해 한결 분방한 무드를 만들었다. 반면 백 자체의 짜임과 색 대비에 집중한 패션 하우스도 있다. 보테가베네타는 흰색과 빨간색 실을 격자로 교차시킨 납작한 스퀘어 백에 아무것도 담지 않은 채, 그 자체로 정교한 수공예의 멋을 드러냈다.
가볍고 우아하게!
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야자과 식물의 줄기를 엮어 만든 라탄은 여름 휴양지를 떠올리게 하는 가벼운 소재로 소비돼왔다. 이번 시즌에는 견고한 형태와 정교한 마감을 더해 도심에서도 즐길 수 있는 데일리 백으로 확장됐다. 대표적으로 미우미우는 가죽 트리밍을 더한 라탄 짜임의 토트백을 선보였다. 옆구리에 툭 끼워 든 무심한 애티튜드만으로도 한결 쿨해 보인다. 페라가모 역시 가죽 트리밍을 더한 라탄 미니 백에 하우스의 상징인 골드 버클을 달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울라존슨은 색색의 줄기를 엮은 바구니 형태의 백으로 자유로운 무드를 살렸고, 커먼스웨덴은 베이식한 라탄 숄더백에 구슬 장식 핸들을 달아 존재감을 높였다. 라탄 백을 고르는 것만큼 중요한 건 짐을 덜어내는 일. 가방 안이 복잡하면 전체 룩도 산만해지므로 간단한 소지품만 챙겨 가볍게 들어보자.
싹둑 잘라주세요
컷아웃 디테일의 매력은 선에 있다. 표면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선은 가방에 새로운 질감과 실루엣을 부여하며 독창적인 스타일을 완성해준다. 실험적인 패션 레이블 키코코스타디노브의 쇼가 이를 잘 보여줬다. 격자 패턴의 드레스에 길게 칼자국을 낸 듯한 컷아웃 백을 매치해 아방가르드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옆구리에 끼워 든 백은 걸음마다 형태를 달리하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날 선 긴장감을 안겨줬다. 알렉산더왕 역시 몸의 절반을 덮는 오버사이즈 숄더백으로 런웨이를 압도했다. 가시가 솟구친 듯 삐죽하게 오려낸 셰이프는 가방을 하나의 웅장한 조형물처럼 보이게 한다. 그런가 하면 버버리는 펀칭 디테일로 페이즐리 문양을 입혀 섬세하게 풀어냈다. 알렉산더맥퀸은 좀 더 관능적인 방식을 택했다. 코르셋처럼 허리선을 단단히 조인 대담한 컷아웃 디테일 백으로 섹슈얼한 매력을 배가시켰다. 싹둑 잘라낸 선과 여백만으로도 컷아웃 백은 충분히 소장할 가치가 있다.#구멍가방 #라탄가방 #여름백스타일링 #여성동아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안테프리마 알렉산더맥퀸 알렉산더왕 커먼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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