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3월까지만 해도 최저 1만3500원에서 최고 9만9000원 수준이던 국제선 유류할증료(편도 기준)는 최고 단계를 경신한 5월(7만5000원~56만4000원) 약 6배로 급증했다. 왕복일 경우 요금은 2배가 되니, 4인 가족이 미국이나 유럽 같은 장거리 여행을 떠난다면 유류할증료로만 인당 100만 원, 총액 400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던 것이다.
다행히 전쟁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6월 국제선 항공권 유류할증료는 5월 대비 약 17.6~20% 인하된 27단계로 조정됐다. 편도 기준 최저 6만 1500원에서 최고 45만 1400원 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평년 대비 5배 높은 가격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국제 정세가 불안해져 다시 요금이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런 혼란의 와중에서도 경제적인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현명한 계획 수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여행사 ‘유류보상’ 상품을 활용하라
자유여행 마니아라도 올해는 패키지로 눈을 돌려보자. 유류할증료 인상 폭탄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여행사는 항공 좌석을 수개월 전 선매입해 상품을 구성한다. 때문에 유류할증료 인상 전 확보한 좌석으로 패키지를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모두 유류할증료 부담이 적은 패키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유류할증료 인상 없는 패키지만을 모아 ‘요금 인상 걱정 없는 해외여행’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남프랑스 완전 일주 9일’ 패키지나 ‘남프랑스/북부 이탈리아 9일’ 같은 유럽 패키지는 600만 원 초반대, ‘스위스 일주 8일’ 패키지는 500만 원 초중반대다. 모두투어는 아예 웹사이트 전면에 ‘유류할증료 그대로, 추가금 0원’ 섹션을 만들어 안내한다. 가장 저렴하게 기획된 ‘북유럽 12일’ 299만 원 패키지부터 최고 1100만 원대 패키지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돼 있다. 이처럼 여행사를 통해 예약할 때는 ‘유류보상제 적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약 이후 유류할증료가 인상될 경우 추가 입금이 발생하지 않는지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자.

최근 국내 여행사들은 다양한 ‘유류보상’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유류할증료가 낮은 여행지를 택하라
거리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거리비례 요금제 구조상, 단거리 노선의 상승분은 장거리 노선보다 훨씬 작다. 올해 1분기 해외여행객 중 일본, 중국, 대만 등 단거리 노선 이용객이 260만 명 넘게 늘어 전년 대비 22% 이상 증가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1시간이면 닿는 1구간의 유류할증료는 편도 7만~8만 원, 왕복 15만 원 남짓이다. 일본의 후쿠오카와 나가사키, 중국의 칭다오가 대표적 관광지다. 특히 중국 여행 비자가 면제되면서 칭다오를 찾는 젊은 층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비행시간이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2구간은 편도 10만~12만 원 내외로, 왕복 25만 원 선이다. 도쿄와 오사카는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한국인에게 친숙한 관광지다. 화려한 야경으로 젊은 세대의 시선을 사로잡은 상하이, 야시장 투어로 재미를 주는 타이베이도 각각의 매력으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3구간은 홍콩, 마카오, 몽골의 울란바타르, 중국 광저우 등이 해당한다. 이 구간의 유류할증료는 편도 15만 원 내외, 왕복 30만 원 선이니 참고하자.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닌 결제(발권)일을 기준으로 하므로 결제 시점이 중요하다. 유류할증료가 갱신되는 매월 중순에 다음 달의 할증료 단계를 확인해보자. 오를 예정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결제하고, 내릴 예정이라면 인하되는 시점에 결제하는 게 조금이라도 이득이다.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유류할증료 부담이 덜하다. 사진은 일본 한큐 페리.
유류할증료가 없는 항공사를 골라라
아예 유류할증료를 매기지 않는 항공사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단계별 체계를 엄격히 따르는 국적기 항공사와 달리 외항사는 본사 소재 국가의 규정이나 자사 정책에 맞춰 자체적으로 금액을 결정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매달 유류할증료에 변동을 적용하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분기별로 인상 폭을 반영하거나 혹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류할증료를 낮게 책정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중동 3대 항공사로 손꼽히는 에미레이트, 카타르, 에티하드다. 산유국의 국적기라는 강점을 가진 만큼, 유가 상승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위치한 중동 국가의 입지상 유럽행 항공권을 예매할 때 적합하다. 대신 두바이나 카타르 도하 등 해당 국가를 경유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 항공사에서는 마일리지를 이용해 발권할 경우 유류할증료를 전혀 청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쌓아놓은 마일리지가 있다면 이럴 때 소진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싱가포르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이 대표적이다.비행기 대신 배 타고 여행 떠나자
유류할증료를 내지 않고 해외로 갈 수도 있다. 비행기 대신 배를 타는 것. 유류할증료가 부과되지 않거나 내더라도 1만 원 내외라 터미널 이용료, 관광기금, 여행세 등을 모두 합쳐도 5만 원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항만도시 부산에서는 다양한 외국행 배편이 운행 중이다. 후쿠오카를 오가는 쾌속선 ‘퀸비틀’의 경우 3시간 40분이면 후쿠오카에 도착하는 데다 일반석 기준 왕복 요금이 16만~20만 원 선으로 합리적이다. 밤에 출발해 다음 날 오전에 후쿠오카 하카타항에 도착하는 페리 ‘뉴카멜리아호’의 경우 다인실 기준 왕복 13만~15만 원 선으로 형성돼 있다. 후쿠오카 인근에 위치한 시모노세키도 페리로 갈 수 있다. 12시간가량 걸리는 밤배를 타고 다음 날 오전에 도착하는 노선으로, 2등실 왕복 티켓이 18만~24만 원 선이다.쇼핑을 목적으로 일본에 간다면 유류할증료보다 더 매력적인 포인트가 바로 관대한 수화물 규정이다. 보통 15~23kg으로 제한되는 항공기의 수하물 규정과 다르게 인당 30kg까지 무료로 실을 수 있으며, 개수 제한이 없는 경우도 많다. 특히 액체류 반입 시에도 규정이 엄격하지 않아 주류 쇼핑에 안성맞춤이다. 이 외에 골프 백이나 낚시 장비, 자전거 등 큰 수화물도 사전 접수를 통해 선적 가능하니 참고하자.
#유류할증료 #여름휴가 #여성동아
기획 이슬아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비지트후쿠오카 사진 출처 모두투어 하나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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