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시즌 가장 쿨한 트렌드는 티셔츠 위에 티셔츠를 겹쳐 입는 과감한 레이어링이다. 1990년대 감성을 기반으로 하되 한층 정제되고 구조적인 실루엣으로 업데이트된 것이 특징. 핵심은 컬러와 기장의 변주다. 서로 다른 길이와 색이 맞물리며 자연스러운 층위를 만들어낸다.
뉴욕 기반 디자이너 리는 3가지 컬러와 길이를 조합해 입체적인 레이어드를 선보였고, 베르사체 역시 비비드한 컬러의 티셔츠와 슬리브리스, 아우터로 풍성한 레이어드를 완성했다. 컬러 플레이가 부담스럽다면 셀린의 방식이 해답이다. 화이트 로고 티셔츠 아래 블랙 슬림 톱을 겹쳐, 단순한 티셔츠에 치밀한 깊이를 가미했다. 새 옷을 쇼핑하기 전, 우선 옷장 속 티셔츠들을 이것저것 겹쳐 입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캐주얼한 티셔츠 위에 뷔스티에나 베스트를 더하는 순간, 룩의 밀도가 단번에 높아진다. 돌체앤가바나는 미니멀한 화이트 톱 위에 코르셋 뷔스티에를 레이어드해 강렬한 대비를 만들었다. 구조적인 실루엣과 레이스업 디테일이 평범한 아이템을 하이패션으로 끌어올린다. 시몬로샤는 베이지 톱에 크리스털 장식의 파스텔 핑크 베스트를 입어 상반된 무드를 섬세하게 조율했다. 좀 더 현실적인 접근도 가능하다. 코치는 빈티지한 티셔츠 위에 디스트로이드 니트 베스트를 매치해 무심한 멋을 완성했다. 안나수이처럼 잔잔한 플라워 패턴 티셔츠 위에 크로셰 베스트를 덧입으면 일상에서도 보헤미안 무드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티셔츠와 드레스의 만남은 언제나 옳다. 자칫 과해 보일 수 있는 드레스에 캐주얼한 티셔츠를 더하는 순간, 세상 쿨한 ‘꾸안꾸’ 룩이 실현되기 때문이다. 까르벵은 우아한 실루엣의 화이트 뷔스티에 드레스 안에 심플한 화이트 탱크톱을 매치했다. 드레스의 가슴 라인과 탱크톱의 네크라인이 이루는 간결한 레이어드는 군더더기 없이 시크하다. 수잔팡은 스포티한 나이키 티셔츠 위에 시어한 소재의 드레스를 덧입어 소재의 대비를 통한 입체적인 실루엣을 강조했다. 이처럼 평범한 티셔츠 위에 화려한 패턴이나 실루엣이 돋보이는 드레스를 레이어드하면 부담 없이 트렌디한 룩을 완성할 수 있다. 이때 티셔츠의 핏은 최대한 슬림하게 해야 드레스 본연의 실루엣을 해치지 않는다. 그동안 부담스러워서 손이 잘 안 가는 드레스가 있었다면, 티셔츠나 탱크톱 위에 가볍게 겹쳐 입어보자.

디자이너들은 대담하고 위트 있는 슬로건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가장 화제를 모은 이는 스텔라 매카트니. 2026 F/W 쇼의 피날레를 장식한 “My Dad is a Rockstar(우리 아빠는 록스타)” 티셔츠는 아버지 폴 매카트니를 향한 헌사이자, 2000년대 초반의 당돌하고 아이러니한 감성을 완벽히 소환했다. 모스키노는 “The problem with closed minded people is that their mouth is always open(마음이 닫힌 사람들의 문제는 입이 항상 열려 있다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통해 편협한 담론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샤넬은 2026년 공방 컬렉션에서 클래식한 “I LOVE NY” 슬로건을 선보이며 대중적인 메시지를 하이엔드 무드로 세련되게 풀어냈다. 슬로건 티셔츠 스타일링은 단순할수록 좋다. 문구가 중심이 되도록 나머지는 덜어낼 것. 데님과 매치하면 쿨하게, 재킷이나 트위드 안에 더하면 의외의 긴장감이 생긴다.

그래픽 티셔츠는 가장 고전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신선한 변주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키치한 캐릭터부터 아티스틱한 프린트까지, 티셔츠 하나로 전체 룩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과감한 시도들이 이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스타일링은 하의와의 극적인 대비다. 콜리나스트라다는 동화적인 그래픽이 그려진 티셔츠에 풍성한 프릴 장식 팬츠를 매치해 맥시멀리즘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GCDS 역시 사랑스러운 ‘베티 붑’ 캐릭터 티셔츠를 데님 쇼츠와 스타일링해 유쾌한 런웨이 룩을 선보였다. 조금 더 일상적인 감도를 원한다면 아크네스튜디오의 룩이 좋은 참고서가 된다. 강렬한 프린트 티셔츠에 포멀한 팬츠를 더해 출근 룩으로도 손색없는 세련된 무드를 구현했다. 그래픽 티셔츠를 근사하게 소화하는 팁은 그래픽 속 메인 컬러 하나를 선택해 하의나 액세서리와 맞추는 것이다. 전체적인 룩에 통일감을 주면서도 그래픽의 존재감을 확실히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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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까르벵 돌체앤가바나 라코스테 리 맥퀸 베르사체 샤넬 셀린 스타우드 시몬로샤 아크네스튜디오 안나수이 초포바로웨나 GC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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