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간 뷰티업계를 지배하던 미니멀리즘의 시대가 저물고, 아이 메이크업이 다시금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크리스찬코완은 마스카라를 과감히 생략하고 라이너와 아이섀도, 뉴트럴 톤의 립을 매치해 일상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부담 없는 스모키 룩을 제시했다. 빅토리아베컴 역시 정교함을 덜어낸 실용적인 미니멀 스모키로 바쁜 현대 여성을 위한 트렌드의 정점을 찍었다. 자로 잰 듯 날카로웠던 과거의 블랙 스모키와 달리, 이번 시즌의 핵심은 그레이나 코코아 톤의 라이너로 구현한 은은한 깊이감이다. 크리미한 텍스처로 눈매를 채운 뒤, 손가락 끝으로 경계를 툭툭 뭉개듯 연출하는 무심함이야말로 가장 쿨한 방식이다.

한동안 얼굴 윤곽을 강조하거나 광대뼈 전체를 감싸는 과감한 블러셔가 유행했지만, 이번 시즌은 마치 야외 활동 후 자연스럽게 달아오른 듯한 본래의 안색으로 돌아왔다. 끌로에의 런웨이가 보여주듯, 여러 겹 레이어드하기보다 한두 번의 가벼운 터치로 은은한 온기만 더하는 것이 핵심. 특히 볼 중앙에 낮게 얹어진 장밋빛 색조는 꾸며낸 느낌 없이 건강한 생기를 부여하며, 안색을 즉각적으로 화사하게 밝혀준다. 보송한 매트 제형이나 부드러운 스틱 타입으로 피붓결을 살려 연출하면, 바쁜 일상 속에서도 놓칠 수 없는 사랑스럽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완성된다.

헤어 손질이 뜻대로 되지 않아 ‘오늘 머리는 망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야말로 이번 시즌 가장 힙한 ‘웨트 & 슬릭’ 스타일을 시도할 절호의 기회다. 물에 빠진 생쥐처럼 치렁치렁한 머리 모양이 아니라 오히려 촉촉하고 반짝이는 질감을 활용해 우아한 반전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스스해진 머리를 억지로 잠재우기보다 촉촉한 젤이나 글로시한 제품을 듬뿍 발라 뒤로 매끄럽게 넘겨보자. 별도의 복잡한 세팅 없이도 시크함이 느껴지는 슬릭백 스타일이 완성된다. 특히 프라다처럼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정교하게 결을 살린 슬릭 헤어는 고전적인 우아함까지 챙길 수 있다.

이번 시즌에는 완벽하게 커버한 피부 메이크업은 잠시 내려놓고 본연의 피붓결이 투영되는 맑은 광채를 만끽해보자. 막스마라나 에르메스의 런웨이 모델들은 마치 갓 요가를 마치고 나온 듯 건강한 윤기를 뿜어내며 생동감을 전했다. 이런 룩의 관건은 하이라이터의 인위적인 광채를 덜어내는 데 있다. 대신 투명한 밤이나 수분 베이스를 활용해 피부 속부터 배어 나오는 듯한 수분감을 연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로 잰 듯한 립라인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다. 이번 시즌 립 메이크업의 키워드는 마치 립스틱을 티슈로 한번 찍어낸 듯 자연스럽게 번진 ‘블러 립’이다. 토브의 런웨이에서 포착된 이 룩은 입술 위에 색조를 얹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 포인트. 매트하지만 투명한 시어 제형이나 밤 타입의 텍스처를 활용해 입술 중앙부터 외곽으로 갈수록 색감이 흐릿해지도록 연출해보자. 불완전한 경계선이 주는 특유의 편안함이 자연스러우면서도 한층 고급스러운 ‘리얼 뷰티’를 완성한다.

정교하게 세팅된 스타일이 주를 이루던 런웨이에 이번 시즌 가장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은 것은 자연스럽게 풀어헤친 긴 머리다. 인위적인 컬 대신 모발 본연의 질감을 살린 부드러운 웨이브가 포인트. 특히 울라존슨과 끌로에, 알투자라 쇼에서 선보인 레이어드 커트와 앞머리가 조화를 이룬 자유분방한 스타일, 목덜미 근처에서 느슨하게 묶어 내린 포니테일은 의도하지 않은 듯 세련된 보헤미안 룩의 정수를 보여준다. 핵심은 수분감을 머금은 채 빛을 반사하는 은은한 윤기다. 과한 고정력보다는 모발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가벼운 텍스처 제품을 활용해 바람에 흩날리는 찰나의 순간조차 스타일로 승화시키는 여유가 관건이다.
#리얼뷰티 #출근길메이크업 #뷰티트렌드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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