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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결혼 20주년, 가족 유튜브로 ‘랜선 이모’ 많이 늘었어요”

배우 류진·이혜선 부부

윤혜진 객원기자

2026. 03. 04

류진이 겹경사를 맞았다. 자식 농사는 물론, 온 가족이 살뜰히 키운
유튜브 채널도 순항 중이다. 결혼 20주년, 배우 데뷔 30주년을 맞아
부부가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산다는 게 매일 같은 날의 연속 같아도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르다. 유독 하늘이 파란 날이 있고, 비를 피한 날도, 맞는 날도 있다. 그래서 일상 기록은 가치 있는 일이다.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는 배우 류진은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 ‘가장(멋진)류진’에 자신과 가족의 일상을 남기고 있다. 얼마 전에는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며 실버버튼을 받았다. 

특히 올 1월 올린 ‘2026년 류진 가족 중대발표’ 영상은 조회수 58만 회를 넘기며 화제가 됐다. 영상을 통해 류진은 첫째 아들 찬형 군이 최근 미국 버클리 음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188cm의 훤칠한 키와 훈훈한 외모가 돋보이는 찬형 군은 2014년 MBC 예능 ‘아빠! 어디가?’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바로 그 꼬마다. 자전거 배우다 아빠에게 분노의 레프트훅과 라이트훅을 날리던 ‘뷔 닮은꼴’ 둘째 찬호 군도 그 모습 그대로 자라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 됐다. 승무원 출신 7세 연하 미모의 아내와 훈훈한 두 아들이 이따금 등장하는 류진의 유튜브 채널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는 랜선 이모들의 댓글이 가득하다.  

하지만 ‘가장(멋진)류진’의 진짜 매력은 역시 류진에게 있다. 채널 소개부터 재치가 넘친다. “ITZY 류진 아니고 배우 류진입니다”로 시작해 “아침드라마 같지...는 않지만 멋진 가장이 되기 위해! 같이 잘 살아가 보시죠. 50대 아빠들 파이팅”으로 마무리된다. 다짐은 빈말이 아니다. 류진은 KBS 일일드라마 ‘마리와 별난 아빠들’에 출연하느라 바쁘지만, 가장 멋진 오늘을 기록하는 데도 열심이다.  

축하할 일이 많네요. 유튜브로부터 실버버튼 받은 소감이 어떤가요. 



류진 | 원래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올리는 계정이었어요. 새 계정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가족의 역사가 담긴 곳에서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아빠! 어디가?’에 출연했을 때 가장 좋았던 점이 제가 관리하지 않아도 다 자료로 남는다는 거였어요(웃음). 지금도 가족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 추억으로 남을 거라는 게 의미 있고 좋아요. 

기획과 촬영, 편집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류진 | 촬영 및 편집을 맡아서 해주는 제작팀이 따로 있어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보자는 제안을 받아서 시작하게 됐어요. 유튜브 채널 운영이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아요. 게다가 지금 매니저 없이 혼자 일하고 있거든요. 월·화·수·금·토요일은 드라마를 찍고 목요일에 유튜브 촬영을 하는데요. 제가 출연자나 장소 섭외, 스케줄 조정을 다 해야 하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보기엔 류진 씨가 유튜브에 최적화된 캐릭터던데요. 오디오가 비질 않아요. 생각보다 더 털털하고요.

류진 | 저는 그게 좀 불만이에요. 제가 말없이 좀 더 감각적으로 나오면 좋겠거든요(웃음). 산에 텐트 치고 휴식 취하는 모습 좋잖아요. 그런데 제작팀은 그런 모습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저를 공격해서 제 본모습을 꺼내요. 제가 여태까지 실장님이나 차가운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오다 보니 평소에도 말이 없으리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혜선 | 처음에는 ‘이런 부분까지 오픈해도 되나? 어떻게 나오려나?’ 걱정하고 그랬어요. 가족들은 일반인이잖아요. 종종 방송에 출연하긴 했으나 이제 아이들이 사춘기다 보니 엄마로서는 더 신경이 쓰이는 거죠. 이 시기 아이들한테는 외부에서 보는 시선 같은, 아이들만의 힘든 요소가 있단 말이에요. 지금은 사생활 노출에 대한 기준이 생기고 우리 모두 좀 편해졌어요.

특히 찬형이와 찬호는 ‘조회수 치트 키’예요. 같이 촬영하자고 하면 흔쾌히 응하나요.    

류진 | 안 그래도 가족을 섭외하기가 제일 힘들어요. 찬호는 웃긴 게, 처음에는 “싫어요” “안 해요” 그래요. 그런데 막상 촬영하고 업로드되면 제가 볼 때는 굉장히 좋아하는 눈치예요. 

혜선 | 찬호가 집에 있는 걸 좋아하거든요. 아무래도 낯선 사람들이 집에 와서 생활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간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감보다는 추억이 쌓인다는 의미가 더 크더라고요. 사춘기 아들들과 중년 부부가 있는 가정은 일반적으로 서로 분리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게 편하잖아요. 그런데 유튜브 촬영이 집안 분위기를 좀 더 밝게 만들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됐어요.

화면 속 찬형이와 찬호 정도면 사춘기가 심하게 온 건 아니지 않나요.

혜선 | 우리 가족의 일상을 보고 주변에서 신기하다고 말해주는 부분들이 있긴 해요. 예를 들어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한다든가 존댓말을 사용하는 모습 등이요. 워낙 어려서부터 해온 거라 아이들 몸에 밴 습관일 뿐이고, 결국은 아이마다 다 ‘(지랄의) 총량’이 있다고 생각해요(웃음). 점점 스스로 뭔가 하고자 하는 욕구들이 강해지고 있거든요. 

류진 | 우리 어릴 때 듣기 싫었던 말 중에 “너 마마보이냐?”가 있잖아요. 다른 친구들이 마마보이라고 놀리면 괜히 엄마한테 “내가 알아서 할게요” 하면서 센 척하고요. 찬호가 지금 그런 시기가 아닐까요. 예전에는 제 사랑을 다 받아줬었는데 요즘은 싫어하거든요(웃음). 그래도 저는 계속 사랑을 표현하고 있어요. 아마 20년, 30년 지나면 지금 생각이 많이 날걸요.

개성 다른 두 아들 위한 맞춤교육 

추억이라면 아이 목에 걸린 고등어 가시까지 모은 류진은 다정한 ‘에겐남’이다. 반면 아내 이혜선 씨는 ‘테토녀’에 더 가깝다.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을 진두지휘한다. 실제로 인터뷰하는 날 휴대전화가 더 많이 울린 건 이혜선 씨다. 류진은 “찬형이가 대학 입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도 엄마 공이 크다”고 아내를 치켜세웠다. 

올 8월 대학생이 되는 찬형 군은 버클리 음대에서 음악산업 리더십 전공을 공부할 예정이다. 음악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산업 전반에 대해 배우는 과정이다. 초등학교 때 청소년 문화해설사 자격증을 따고 줄곧 자원봉사 활동을 해온 찬형 군은 지난해 성평등가족부 장관상을 받는 등 야무진 면을 지녔는데, 대학 전공 선택은 부모에게도 의외였다.  

찬형 군의 진로는 어떻게 선택한 건가요.

류진 | 찬형이가 호기심이 많고 꽂힌 게 있으면 ‘올인’하는 스타일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는데, 이번엔 정말 의외의 선택을 한 것 같아요. ‘결국 하고 싶은 대로 해내는구나’ 싶어서 놀랐어요.

혜선 | 찬형이가 대학을 딱 한 군데 지원했어요. 이 학교를 목적지로 생각하고 준비했다기보다, 청소년 문화해설사나 본인이 지금까지 해왔던 활동들을 봤을 때 맞춤옷처럼 가장 잘 어울리는 학과나 학교가 어딘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저도 부모로서 대학 입시는 처음인 데다, 미국 입시는 더군다나 생소하잖아요. 처음에는 ‘어떻게 저렇게 확신을 갖고 달려가지?’ 하는 의문도 들었는데, 결국 해내더라고요.

문화해설사로 오래 활동했는데, 한번 도전하면 끝까지 해내는 아이로 길러낸 비결은 뭔가요. 

혜선 | 본인이 원하는 바를 충분히 경험하면서 그 안에서 스스로 배워간 것 같아요. 문화해설사의 경우 처음에는 제가 권했어요. 활동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찬형이가 책임에 대해 배우고, 좀 차분하게 몰입하는 경험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류진 | 저도 찬형이랑 같이 밤새 자료를 만들고 공부도 많이 했어요. 온 가족한테 도움이 됐지만, 쉽진 않았죠. 찬형이도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하려 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한 가지를 진득하게 7~8년을 해낸 경험은 나중에 큰 자산이 될 거라 생각해요.

혜선 | 힘들지만 재미있었어요. 특히 찬형이는 어려서부터 영어를 학습이 아닌 놀이로 접근하는 아이였어요. 외국인들과 소통하기를 즐거워하다 보니 오래 할 수 있었을 거예요. 외국인들이 찬형이가 짜준 코스대로 관광하고 돌아갈 때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했어요. 

류진 | 성격이 언어적인 재능에 미치는 영향도 있는 듯해요. 찬호였으면 또 달랐을 거예요.

혜선 | 아이들의 성향이 각각 다르잖아요. 두 아이가 각자 원하는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환경적인 부분들을 만들어주는 게 부모 몫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둘 다 국제학교를 보냈지만, 보내기 시작한 시기도 다르고 선택한 학교도 달라요. 그랬더니 누가 그러더라고요. “사서 고생한다”고요(웃음).    

시크한 아들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빠 류진의 모습이 친근하다.

시크한 아들의 사랑을 갈구하는 아빠 류진의 모습이 친근하다.

두 아이의 꿈은 뭔가요. 

류진 | 찬형이는 정말 알 수가 없어요. 대학 선택한 걸 보고는 더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둘째도 잘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는 요리사가 되겠다면서 유명한 셰프들 레시피대로 요리해보고 요리책도 엄청 샀거든요. 요즘은 잘 모르겠어요. 제가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니, 찬호가 형의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둘이 커가면서 소통을 많이 해요. 또 유튜브를 찍다 보니 주변에서 듣는 얘기도 있을 거고요. 꿈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혜선 | 꿈이 많은 건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요즘 시대는 꿈을 많이 꿀수록 본인의 노력이 다양해지고 그에 따라 얻는 게 더 풍부해지지 않나 싶어요.

“잘생겼다. 연예인 해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온 두 아이가 마침내 배우나 아이돌을 하겠다고 마음을 바꾼다면요. 

혜선 | 가능성을 열어놓긴 했어요. 아이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아빠의 직업으로 인해 방송 쪽에 계속 노출이 돼 있었고, 나중에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로 연예계를 고려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든 열린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어요. 실패든 성공이든,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나중에 모든 결과를 아이 스스로 감당할 수 있도록 내면의 단단함을 길러주려 노력하고 있어요. 

류진 | 만약 아이들이 연예계 쪽으로 생각이 있다고 하면 반대는 안 하는데, 저는 이런 고민을 해보긴 했어요. 저는 데뷔하고 저 혼자서 다 해왔어요. 아이들도 스스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조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연예인 아빠가 도와줄 부분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는 거죠. 그런데 제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은 딱히 없더라고요. 대사 정도 같이 맞춰줄 수 있을까. 대신 쉽지 않다는 얘기는 꼭 해주고 싶어요. 멋있는 사람은 많고 그 안에서 또 경쟁해야 하니까 자기 관리나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해야겠죠.

호기심이 많은 찬형이는 청소년 문화해설사 외에도 뮤지컬, 밴드, 배구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왼쪽). 어려서부터 이국적인 외모로 혼혈이라는 오해를 받곤 했던 찬호.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에 살 당시 외국어로 말 걸어오는 사람도 많았다. 

호기심이 많은 찬형이는 청소년 문화해설사 외에도 뮤지컬, 밴드, 배구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왼쪽). 어려서부터 이국적인 외모로 혼혈이라는 오해를 받곤 했던 찬호.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에 살 당시 외국어로 말 걸어오는 사람도 많았다. 

결혼 20주년 서로에게 주는 ‘꾸준상’과 ‘효녀상’ 

올해가 결혼 20주년인데, 서로에게 상을 수여한다면 어떤 상을 주고 싶나요. 

혜선 | ‘꾸준상’ ‘지킴이상’을 주고 싶어요. 연애 기간까지 합치면 27년 차인데, 아무리 결이 비슷해도 남남이 만나 가족을 이루고 사는 게 쉽지 않잖아요. 본인의 위치 그대로 긴 시간 유지해온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요.

류진 | 모든 상을 다 줘야 하지만 특히 ‘효녀상’을 주고 싶어요(웃음). 좀 촌스러운 네이밍이죠? 그런데 정말 장인, 장모님뿐만 아니라 시어머니, 시아버지한테 이 정도로 잘하는 사람은 아직 못 봤어요. 20년 동안 거의 매일이다시피 부모님께 안부 전화 드리고, 집안의 대소사를 다 챙겨왔어요. 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친자식보다 며느리를 더 편해하세요. 

혜선 | 부모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건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친밀감이 저는 좋더라고요. 관심 가지고 챙기는 일이 재미있어요.

결혼 생활을 포함해 일적인 면, 개인적인 삶에서도 지난 20여 년의 세월이 마음먹은 대로 흘러갔나요.

혜선 | 저는 만족해요. 물론 오랜 시간 직장 생활하다가 육아 문제로 일을 그만뒀기 때문에 아쉬움은 있었죠. 어느 순간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나는 누구지?’ 이런 식으로 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그러다 주어진 이 상황이 ‘내가 선택한 삶이구나’ 하는 걸 깨달았어요. 그 이후로는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며 살되 제 역할이나 위치에 좀 더 편안하게 느끼게 됐어요.

류진 | 저는 100% 만족스럽진 않은 것 같아요. 이런저런 걱정이 많거든요. 가장으로서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런 거죠. 대신 커리어적으로는 만족해요. 물론 과도기는 있었어요.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는 중년의 멜로가 많지 않잖아요. 나이 들면서 이제 ‘누구의 아빠’로 가야 하는데, 제 마음도 그렇고 또 얼굴이 또래에 비하면 약간 동안이니까 애매한 부분들이 있었어요. 지금은 다 받아들이고, 과도기도 지났어요. 요즘 일일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는데 정말 재미있어요. 작품 안에서 딸도 생겼고요. 평소 딸이 갖고 싶었거든요. 일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죠(웃음). 

결혼 30주년에 만나면 어떤 대화를 나눌까요. 

혜선 | 찬형이는 서른 살이고 찬호는 스물일곱 살이니까, 그땐 아이들 결혼 얘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요.

류진 | 결혼 이야기를 하면 다행이고, “언제 취직하느냐” 하면서 걱정하고 있을 수도 있겠죠. 그때도 아이들과 같이 살고 있을까요? 그러면 안 되는데…. 그때쯤 되면 저는 아내랑 같이 여행 다니며 홀가분하게 살고 싶어요. 우리 대신 찬형이와 찬호가 성공해서 인터뷰하고 있으면 좋겠네요. 하하.  

혜선 | 가족 모두가 그 나이에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즐기며 행복하게 살고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 우리 연배에서 느끼는 불안과 긴장감을 조금 내려놓으면 앞으로 더 안정감 있게 지내지 않을까요.

#류진 #아빠어디가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사진출처 류진 이혜선 인스타그램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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