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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부담 줄어든 생명과학, 전공 적합성과 내신 등급 자기에 최적의 선택지”

김영훈 시대인재 생명과학 강사

윤혜진 객원기자

2025. 11. 26

예비 고2는 고교학점제의 첫 세대로, 내신 5등급제와 진로 선택과목이라는 큰 변화를 동시에 맞게 됐다. 특히 과학탐구 과목 선택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치동 시대인재 학원의 김영훈 생명과학 강사에게 예비 고2를 위한 내신 전략을 물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현 고1 학생들부터 본격 적용된다. 가장 달라지는 점은 고교학점제 도입과 내신 5등급제로의 변경이다. 올해부터 고교학점제가 전격 도입되면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일반 선택, 진로 선택, 융합 선택으로 좀 더 세분화됐다. 고1 때는 공통 과목을 배우고, 본격적인 선택 과목은 고2 때부터 배운다. 선택 과목의 평가는 대부분 상대평가로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수시에 반영되지 않는 3학년 2학기 성적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는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 3학기 안에 자신의 진로, 희망 대학 권장 과목, 내신 등급 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교학점제 과목 선택이 내신과 입시를 좌우

현 고1이 치러야 할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도 완전히 달라진다. 문과와 이과 구분이 사라지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모두 응시해야 한다. 특히 의·약학 및 이공계를 지망하는 상위권 학생이라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상 수학과 과학의 시험 범위가 줄어 기초 개념을 다지면서도 내신에서는 심화 과목을 선택해야 유리해진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 일단은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최대한의 기회를 만들어가야 할 예비 고2에게 이번 겨울방학은 선행학습을 위한 중요한 시기다. 지난 2024년부터 대치동 시대인재 학원에서 생명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영훈 강사로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내신 전략을 들었다. 김영훈 강사는 강의를 오픈한 첫해부터 마감 강좌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여름에는 시대인재에서 유일하게 생명과학·세포와 물질대사 전 범위를 강의했다.

 예비 고2는 과목 선택이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고교학점제를 통해 대학은 학생이 지원한 학과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평가합니다. 수강한 과목을 보고 전공 적합성을 판단하는 것이죠. 서울대학교의 2028학년도 전공 연계 과목 안내 자료를 보면, 지원 자격과 무관하더라도 권장 과목 이수 여부를 수시 서류평가와 정시 교과역량평가에 반영한다고 명시하고 있어요. 또 의·약학 계열이나 최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1등급 확보는 필수잖아요. 기존의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1등급이 상위 4%에서 10%로 확대되긴 했습니다. 이 말은 이제 5등급제에서 2등급을 받게 되면 기존의 3·4등급과 같은 위치가 되는 바람에 앞으로는 반드시 1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예요. 결국 2학년 과목 선택이 내신 등급과 대입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첫 번째 전략적 승부처인 셈입니다.



여기에 또 다른 큰 변화가 있죠.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사탐과 과탐을 모두 응시해야 하면서 ‘사탐런’이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도 사탐이 과탐보다 좋은 점수를 받기 쉬워 사탐런을 하는 거잖아요. 이제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으로 바뀌더라도 시험의 난도를 보면 통합과학이 통합사회보다 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서 최상위권 변별력을 가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2학년 때 어느 정도 과학 과목 공부를 해서 기본 개념부터 익혀둬야 합니다. 실제로 제가 지켜본 바로는 2학년 때 내신을 착실히 준비하며 깊게 배운 학생들이 수능도 잘 보는 편입니다. 또 물·화·생·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들이 통합과학과 어느 정도 연결이 되므로 2학년 때 내신 공부를 최대로 하고 3학년 때 수능 준비를 해도 충분하리라 생각합니다. 

어렵다고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김영훈 강사.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제 해설 영상을 QR로 제공하고 유튜브 채널 ‘생명독학’도 운영 중이다.

어렵다고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김영훈 강사.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제 해설 영상을 QR로 제공하고 유튜브 채널 ‘생명독학’도 운영 중이다.

개정 교육과정에서 과학탐구, 특히 생명과학 계열 과목은 어떻게 나뉘나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과학 과목 체계는 ‘공통(1학년)→일반 선택(2학년)→진로 선택·융합 선택(2~3학년)’으로 나뉩니다. 1학년 때 통합과학을 공통으로 배운 뒤 2학년부터 본격적인 선택이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2학년 1학기에 일반 선택 4과목(물·화·생·지) 중 선택해 듣고, 2학년 2학기부터 3학년 1학기에 걸쳐 진로 선택 과목(세포와 물질대사, 생물의 유전)을 수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강남권 학군지의 휘문고, 중동고, 단대부고, 진선여고 등 대부분의 학교가 2학년 2학기에 세포와 물질대사를, 3학년 1학기에 생물의 유전을 배치하는 식입니다. 일부 특이한 학교의 경우 세포와 물질대사를 먼저 듣고 그다음에 생명과학과 생물의 유전을 듣거나, 더 예외적으로 생명과학 다음에 가장 어려운 생물의 유전을 듣는 곳도 있습니다. 학교마다 커리큘럼이 다르니 잘 확인하고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이 3가지 생명과학 계열 과목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이름은 비슷해 보이지만 내용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 차이를 아는 데서 전략이 시작됩니다. 생명과학은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기존 생명과학Ⅰ(이하 생Ⅰ)에서 가장 어렵던 사람의 유전, 유전병 파트가 생물의 유전으로 이동했습니다. 덕분에 공부 부담이 크게 줄었고, 자극의 전달과 세포분열이 새로운 킬러 파트가 됐습니다. 세포와 물질대사는 기존 생Ⅰ의 물질대사와 생명과학Ⅱ(이하 생Ⅱ)의 세포의 특성, 세포호흡과 광합성으로 구성됩니다. 대부분 암기 내용이지만 세포호흡과 광합성은 생Ⅱ에서도 ‘준 킬러 파트’로 다뤄지던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생물의 유전은 생Ⅰ과 Ⅱ의 가장 어려운 내용들만 모아놓은 ‘끝판왕’ 과목입니다. 기존 생Ⅰ의 사람의 유전, 생Ⅱ의 유전자 발현 등이 모두 포함되어 공부량이 매우 많고 어렵습니다.

2학년 일반 선택 과목으로 생명과학을 고르면 어떤 이점이 있나요.

저는 전략적 필수 과목이라고 봅니다. 2학년 1학기에 일반 선택 4과목 중 2과목을 골라야 하거든요. 이때 하나는 전공 관련 과목, 다른 하나는 1등급 받기 쉬운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생명과학은 이 2가지를 모두 충족합니다. 일단 생명과학은 선택하는 학생 수가 가장 많아요. 고교학점제로 인해 과목별 수강 인원이 나뉘면서 가급적 학생 수가 많은 과목을 선택하는 편이 1등급 확보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됐어요. 생명과학은 의·치·약·한·수, 보건, 생명 계열 지망생이 모두 1순위로 선택하므로 1등급 인원(10%)이 가장 많습니다. 또 앞서 말했듯 킬러 파트인 유전의 3분의 2가 빠지면서 공부 부담이 확 줄어든 데다, 의·약학 계열 지망 학생이라면 전공 적합성과 내신 등급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훌륭한 선택지입니다. 

본격적인 2학년을 맞이하기 전 겨울방학 활용이 중요해 보입니다. 공부 부담이 준 생명과학에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하는 게 효율적인가요.

고교학점제에서는 전 과목 1등급이 중요하므로 공부를 효율적으로 해야 합니다. 기존 생Ⅰ은 유전이 너무 어려워 3회독이 ‘국룰’이었어요. 하지만 이제 유전 부담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에 한두 번의 학습이면 충분합니다. 특히 상위권 학생이 겨울방학에 내신 대비를 위한 선행학습을 계획 중이라면 전 범위를 다 보는 비효율적인 공부 대신, 고난도 문제가 출제될 자극의 전달과 유전(세포분열) 파트만 5회 정도로 압축해서 끝내는 핵심 범위 심화 수업을 들어보기를 추천합니다. 일주일에 4~6시간 정도 투자해서 준비하면 충분해요. 

세포와 물질대사는 기존 생Ⅱ 내용이 포함되다 보니 선택을 망설이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세포와 물질대사는 생명과학의 자극, 유전보다 쉬운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세포호흡과 광합성이라는 용어가 낯설어서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으나, 개념을 반복해 꼼꼼하게 공부한 뒤 쉬운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면 충분히 해볼 만한 과목입니다. 겨울방학 특강을 계획한다면 상위권이든 중위권이든 5회 수업이면 개념을 익히기 충분해요. 대부분 암기 내용이므로 지금 문제 풀이를 깊게 해봤자 내신 기간쯤에는 다 잊어버리거든요(웃음). 저는 학생들에게 그 시간을 아껴서 국영수, 특히 수학을 공부하라고 강조합니다. 최상위권 학생은 국영수 실력을 이미 중3 때 완성해놓고 고등학교 입학 후에는 탐구에 주력해요. 최상위권으로 올라가고 싶다면 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골고루 챙길 수밖에 없어요.

가장 어려운 생물의 유전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요.

생물의 유전은 어려울뿐더러 아마도 의대를 지망하는 많은 학생이 선택할 과목이므로 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겁니다. 보통 3학년 1학기에 개설되는데, 미리 공부를 해둬야 하며 특히 고난도 문제 풀이 부분은 수학처럼 반복학습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전략은 1학년 겨울방학 때 전 범위 개념 10회 과정을 듣고 내년 겨울방학 때 다시 한번 반복하는 2회독을 추천합니다. 만약 2학년 2학기에 이 과목을 개설한 학교라면 올 겨울방학에 듣고 내년 여름방학 때 한 번 더 반복하면 좋습니다. 

이런 어려운 과목도 듣는 게 좋은가요.

일단 서울대 의과대학의 경우 세포와 물질대사, 생물의 유전을 포함해 진로 선택 과목 3개 이상 이수를 권장합니다. 서울대 의대가 아니더라도 대체로 전공 적합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더 유리한 고지에 오르려면 어렵더라도 심화 학습을 택하는 편이 좋습니다. 또 어려운 과목에서 좀 더 고득점을 받았을 때 가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명과학의 내신 시험은 보통 어떻게 구성되나요.

강남권 내신 시험은 크게 2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하나는 수능·평가원 기출 변형 문제입니다. 교육청, EBS 수능특강·수능완성 문제까지 변형해서 출제합니다. 소위 수능형 문제죠. 다른 하나는 학교별 특이 요소입니다. 교과서의 지엽적인 내용, 학교 프린트나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한 내용이 그대로 출제됩니다. 심지어 EBS 교재와 다른 내용을 학교에서 가르쳤다면 학교 기준에 맞춰야 합니다. 이에 따라 시험 대비를 할 때는 먼저 정확한 개념 학습이 기본입니다. 교과서와 학교 프린트, 필기 내용을 정독해야 하고요. 기본 개념을 이해한 뒤 수능형 문제 풀이 훈련을 합니다. 시중의 기출문제(워크북)를 풀면서 정확한 문제 접근법을 배우고, 변형 문제를 풀어보세요. 수능형 훈련이 끝났다면 시험 직전에는 지엽적인 내용을 암기해야 합니다. 

“1등급 학생은 자신의 실수를 기록해요”

지금까지 많은 학생을 지켜보셨는데, 1등급을 받는 학생들만의 다른 점이 있던가요.

제가 수년간 대치동에서 1등급, 만점 학생들을 배출하면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1등급의 사고방식이 있어요. 목표가 뚜렷하고 의지가 강합니다. 단순히 ‘잘하고 싶다’가 아니라 ‘1등급을 받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체계적으로 실천하더라고요. 또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지금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중요한 내용과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구분할 줄 아는 학생이 많았어요. 실수를 기록하고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습니다. 애매하거나 모르는 부분은 반드시 기록해두고 질문을 통해 해결해요. 결국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려는 끈기가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한 문제를 열 번 푸는 학생도 봤고, 1학년 때 3등급이었는데 가장 어려운 유전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도 있었어요. 그럴 땐 저도 가르치는 보람을 느꼈죠.

과학이란 과목 자체에 흥미가 없고 어려워하는 학생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생명과학에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웃음). 대학에 가서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이 저랑 맞는다고 느끼면서 공부에 흥미가 생겼어요. 과학이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부하다 보면 ‘우리 주변의 일들이 과학적 원리로 돌아가는구나’를 알게 되고, 깨달음을 얻는 순간 더 어려운 부분들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거예요. 

솔직하면서도 열정이 느껴지네요. 이런 모습이 인기의 비결인가요.

저는 네 번의 도전 끝에 고려대학교에 입학했어요. 의학전문대학원 준비를 하다가 28세에 공군 장교를 다녀오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계속 과외, 학원 강사도 해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학생들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잘 알아요. 하지만 후회하지 않기 위해 계속 도전하면 결국은 원하는 길로 가더라고요. 그리고 현대는 자본주의 사회잖아요.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빨리 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입시에 너무 오래 매달리다 보면 이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뒤처지게 되더라고요. 저는 아이들이 빨리 입시를 끝내고 세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생명과학 #고교학점제 #내신1등급 #여성동아

사진 홍태식 사진제공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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