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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안양 평촌, 학군과 선도지구 선정 시너지 낼까

김명희 기자

2025. 06. 16

풍부한 교육 인프라를 갖춘 안양 평촌의 꿈마을, 샘마을 단지가 1기 신도시 선도지구에 선정되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 전망을 살펴봤다.

경기도에서 최고로 꼽히는 평촌 학원가. 밀집도가 높아 학생들 이동이 편리하다. 

경기도에서 최고로 꼽히는 평촌 학원가. 밀집도가 높아 학생들 이동이 편리하다. 

​평일 오후 5시, 경기도 안양시 평촌 학원가 사거리. 노란 셔틀버스들이 물결을 이루고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은 건물 안으로 빠르게 사라진다. 규모 면에선 사교육 1번지 대치동에 비할 바 아니지만 400m 남짓한 거리 양쪽으로 수백 개의 학원이 다닥다닥 들어서 있어 밀집도만 놓고 보면 전국 최고 수준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평촌 신도시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던 1990년대 초반부터 형성됐으며, 과천, 의왕, 산본 등 인근 도시의 학생들까지 원정을 온다”고 설명했다.   

평촌은 1990년대 초반 조성된 1기 신도시 중에서도 인프라가 가장 먼저 안정화된 지역이다. 범계역, 평촌역, 인덕원역 등 지하철 노선(4호선), 롯데백화점·뉴코아 등 상업 시설, 관공서 밀집까지 도시 기능이 완성형에 가깝다. 여기에 귀인초등학교, 귀인중학교 등 명문 학군이 포진해 있으며 학원 밀집도가 높아 교육 수요가 탄탄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노원구 중계동 등에서 볼 수 있듯 학군지는 해당 지역의 실거주 선호도를 높인다. 또 전세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어 부동산 시장에선 꾸준한 인기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이유로 평촌은 2006~2008년 부동산 상승기에 서울 강남·서초·송파 ·양천구 목동, 경기 성남 분당 ·용인 수지 등과 함께 가격이 급등해 ‘버블 세븐’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교육 외엔 이렇다 할 호재가 없어 부진하던 안양 평촌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11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학군과 입지, 개발 여력의 조합이 만들어낼 시너지에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후분양 한 범계역세권 신축, 아크로 베스티뉴.

지난해 후분양 한 범계역세권 신축, 아크로 베스티뉴.

범계역과 학원가, 중앙공원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향촌마을 롯데아파트.

범계역과 학원가, 중앙공원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향촌마을 롯데아파트.

평촌 현대홈타운은 학원가와 가장 가까워 꾸준한 수요가 발생하는 곳이다

평촌 현대홈타운은 학원가와 가장 가까워 꾸준한 수요가 발생하는 곳이다

선도지구 선정으로 주목받는 꿈마을·샘마을, 최강 입지 향촌롯데

평촌 재건축의 중심은 단연 꿈마을과 샘마을 단지들이다. △꿈마을 금호·한신·라이프·현대아파트 1750가구 △꿈마을 우성·건영5·동아·건영3차아파트 1376가구 △샘마을 임광·우방·쌍용·대우한양아파트 2334가구 등 총 5460가구가 선도지구로 선정되며 향후 개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됐다. 이들 단지는 1992~1993년 입주한 전형적인 중산층 아파트로, 비교적 중대형 위주에 용적률 200% 전후 그리고 교육 여건이 우수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꿈마을은 지난해 특목고 56명, 자사고 17명 등 경기도 전체에서 진학 실적 4위를 차지한 귀인중학교를 품고 있으며 평촌 학원가와도 가깝다. 실제로 꿈마을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소개에는 ‘아이 키우기 좋은 집’ ‘귀인초 ·귀인중 배정’ 등 교육을 강조하는 문구들이 많다. 샘마을 역시 학업성취도가 높은 대안여중을 끼고 있으며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롯데마트 의왕점, 평촌 학원가 등과도 도보권이다.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내림세지만 평촌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5월 1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꿈마을과 샘마을이 속한 안양 동안구는 올 들어 0.81% 상승했다. 꿈마을에서 세대수가 가장 많은 한신아파트 전용 91㎡의 경우,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0억 원대 후반에 거래됐으나 선도지구 선정을 전후해 실거래가가 13억2000만 원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12억5000만~14억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해 초 8억 원대 후반에 거래되던 샘마을 우방아파트 전용면적 101㎡ 역시 2억 원 정도 오른 10억 원대 후반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꿈마을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선도지구 발표를 전후해 집주인들이 매물을 많이 거둬들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선도지구는 2026년 시행계획 및 관리처분계획 수립과 이주를 거쳐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한다. 최소 8~10년 넘게 걸리는 재건축 과정을 최대한 앞당겨 6년 안에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지만 조합 설립조차 되지 않은 12개 단지의 정비사업을 5년 만에 완료하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김학렬 소장은 “이번 선도지구 지정은 분명한 시세 상승 요인이지만, 아직 조합 설립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5~6년 내 정비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정부의 의지와 행정 지원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주민 간 갈등, 사업성 검토, 건설사 선정 등 현실적인 변수들이 많아 계획대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기대감이 가격에 선반영된 단계로 투자자라면 단기 차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향후 실제 사업이 어떤 속도로 진행되는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꿈마을과 샘마을 재건축이 아직 먼 미래라면, 최근 입주한 안양 범계역 바로 옆 아크로베스티뉴는 평촌신도시 신축의 위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아크로베스티뉴는 지하 3층~지상 37층, 10개 동, 1011가구 규모로 조성된 아파트로, 고급 석재 마감에 안양 최초로 실내 수영장(길이 25m 4개 레인)을 갖추고 있다. 범계역, 롯데백화점, 뉴코아아울렛이 단지와 지하로 연결돼 있으며 범계역 주변으로 조성된 각종 상업 시설, 은행, 병원과 행정 편의시설 등을 누릴 수 있다. 평촌 학원가는 버스나 도보로 약 20분 거리다. DL이앤씨가 경기도에서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를 적용한 이 아파트는 지난해 분양(후분양) 당시 평당 4000만 원이 넘는 가격(전용면적 84㎡ 14억6000만 원)으로 고분양가 논란 속에 청약 경쟁률은 6.73:1로 저조했다. 하지만 반년도 지나지 않아 빠르게 물량이 소진되고 있는 모양새다.



1기 선도지구로 지정된 평촌 꿈마을 아파트 단지. 

1기 선도지구로 지정된 평촌 꿈마을 아파트 단지. 

이번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에서는 제외됐지만, 여전히 평촌에서 가장 좋은 입지 중 하나로 꼽히는 단지가 있다. 바로 향촌마을 롯데아파트다. 8개 동, 530세대 규모로 1993년 입주한 이 아파트는 평촌 학원가와 범계역을 잇는 삼각형의 꼭짓점에 위치해 학원가와 범계역, 공원, 상가, 병원 등 생활 인프라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단지 바로 앞에 평촌중앙공원이 자리해 실거주 만족도가 높다. 김학렬 소장은 “꿈마을과 샘마을이 재건축 물꼬를 튼 만큼 향촌롯데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용면적 84㎡가 지난 4월 12억700만 원에 거래됐으며, 호가는 12억~13억 원 선이다. 

#안양베스티뉴 #평촌학원가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도움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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