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교회 ‘새예루살렘 판교성전’에서 지난해 거행된 유월절 대성회에서 신자들이 경건하게 기념예배에 참여하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
서로 사랑하고 돌보던 초대교회
초대교회 당시 사도 바울은 전도 여행을 통해 소아시아와 유럽 일대에 여러 교회를 설립했다. 일부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한 이방인들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정상 그들을 일일이 찾아갈 수 없었던 바울은 그리스도의 바른 진리와 사랑의 가르침, 기도와 염려의 마음을 담아 각 지역에 세워진 교회와 성도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서신들은 신약성경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신약성경을 보면 초대교회 성도들이 서로 사랑하고 돌보며 사랑의 공동체를 이뤘던 모습이 기록되어 있다. 어려운 이들을 위한 물질적 나눔은 물론,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며 서로 돌보고 격려하는 정서적 지지도 아끼지 않았다(사도행전 2장, 로마서 12장). 병들고 가난한 이들을 도왔던 예수의 자취를 좇아 구휼과 구제에 힘쓰며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됐다. 일례로 사도 바울이 신실한 성도 빌레몬에게 보낸 서신에는 도망친 종에 대한 용서를 간곡히 부탁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사회적 구조를 초월하여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차별이 없다는 초대교회 성도들의 열린 생각과 실천적 메시지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어떻게 이런 포용적이고 선진적인 문화를 형성했던 것일까.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이하 하나님의 교회) 총회장 김주철 목사는 이 질문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본보이신 희생과 사랑, ‘새 언약 유월절’에 담긴 하나님의 당부를 가슴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초대교회 신앙의 근간인 예수의 공생애는 자유와 관용, 선행, 섬김, 긍휼, 화평, 자비 등 인류애의 원천이라 할 만한 가르침으로 점철되어 있다. 소외된 이들을 돌보고 도우며 몸소 사랑을 실천하는 생애를 살았다. 스스로를 “섬기는 자”로 지칭하며 겸손과 섬김의 본을 보이고,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 20·22장, 누가복음 22장)고 교훈했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마태복음 25장)이라며 하나님을 대하듯 많은 이에게 존중과 배려를 실천해야 함을 일깨웠다. 예수는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유월절 만찬 석상에서 제자들에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한복음 13장)고 강론했다.
희생의 사랑 담긴 ‘새 언약 유월절’
유월절은 한자로 넘을 유(逾) 건널 월(越) 절기 절(節), 영어로는 Passover라 하여 ‘재앙이 넘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하나님의 절기다. 날짜는 성력 1월 14일 저녁으로, 양력 3~4월경에 해당한다. 유월절의 기원은 3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약성경에 따르면, 장자(長子)를 멸하는 대재앙이 애굽(이집트)에 내렸을 때 하나님의 명대로 유월절을 지킨 이스라엘 백성은 죽음을 면했다. 이스라엘 분열 왕국 시대에도 유월절을 지킨 남유다왕국이 하나님의 보호를 받은 역사가 기록돼 있다(출애굽기 12장, 열왕기하 19장).
유월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의 모티프가 된 날의 성경적 명칭이기도 하다. 예수는 제자들과 함께 지킨 유월절 성만찬에서 떡을 자신의 ‘몸’으로, 포도주를 인류의 죄 사함을 위해 십자가에서 흘리는 자신의 ‘피’로 지칭했다. 그리고 이를 먹고 마시는 자에게 구원과 영원한 생명의 축복을 허락하는 새 언약을 세웠다(마태복음 26장, 누가복음 22장, 요한복음 6장). 유월절 다음 날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임을 당했다.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유월절을 지킨 후 십자가에서 운명하기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12시간을 묘사하며, 인류를 위한 그리스도의 희생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신약성경의 복음서 기록을 따라 비인간적인 심문과 가혹한 채찍질,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 십자가 희생의 순간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예수의 육체적, 정신적 괴로움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
하나님의 교회 박노균 목사는 “인류에게 죄 사함과 영생을 주시려 목숨까지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숭고한 희생의 사랑이 유월절에 담겨 있다”며 “이것이 십자가 고난을 예정하신 예수님께서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다’고 유월절 지키기를 고대하신 이유”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 깨달아
그렇다면 하나님이 사람으로 와서 이토록 희생을 자청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 목사는 “성경은 우리가 하늘에서 범죄를 짓고 이 땅으로 쫓겨난 천사들이며, 그 죄의 삯은 사망이라고 알려준다. 인류의 죄는 사망이라는 값을 지불하기 전까지는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는 뜻”(이사야 14장, 에스겔 28장, 로마서 6장)이라고 말했다. 또 “죄 없으신 그리스도의 보혈로써만 인류 구원이 이뤄질 수 있고, 어느 누구도 풀지 못한 죽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성경이 확증하는 것”(에베소서 1장, 베드로전서 1장)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구약시대에는 속죄물(贖罪物)로 드려진 짐승의 피로써 모든 것이 정결케 되고 죄 사함이 이뤄졌다. 마찬가지로 신약시대에는 그리스도의 보혈로 말미암아 우리가 죄 사함을 받고 정결함을 입는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희생 제물의 실체가 되어 십자가에서 피 흘려 돌아가심으로 인류의 죄를 대속(代贖)하시고, 위대한 구원의 역사를 이루신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을 사랑이라 정의한다”(히브리서 9장, 요한일서 4장).
앞서 사도 바울의 서신에도 보이듯 그리스도의 희생과 사랑을 깨달은 초대교회 성도들은 유월절을 비롯한 새 언약 진리를 마음 다해 지켰다. 이에 더해 신분, 성별, 민족 등 사회적 차이를 넘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하나님의 교회 손형한 목사는 “유월절 떡과 포도주로 그리스도의 살과 피에 참여한 성도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고 강조하며 “유월절을 통해 하나님과 한 몸이 되었을 뿐 아니라 형제자매들과도 한 몸이 되는 것”(요한복음 6장)이라고 부연했다. 또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같이 고통을 느끼고, 한 지체가 기뻐하면 모든 지체가 같이 기쁨을 느낀다. 몸 가운데는 분쟁이 없고 오직 각 지체가 서로를 돌아보며 한뜻으로 협력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지구촌 가족’으로 여기며 사랑과 봉사 실천
초대교회 성도들은 십자가 사건 후에도 그리스도 보혈에 참여하는 새 언약 유월절을 소중히 지켰다. 신약성경에는 예수와 사도들이 지킨 유월절과 오순절, 초막절, 안식일, 수건 규례 등 새 언약의 진리가 나온다. 이뿐만 아니라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좇아 선행과 구제에 힘썼고, 이들이 전한 복음은 이스라엘을 넘어 유럽과 아시아 각지로 빠르게 전파됐다.
2세기 말 동방의 에베소교회 감독인 폴리크라테스가 서방의 로마교회 감독 빅토르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서도 동방 교회는 당시까지 새 언약 유월절을 지켜 내려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폴리크라테스는 성찬식 날짜를 유월절에서 부활절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는 빅토르에게 서신을 보내 예수의 가르침과 사도들의 전승에 따라 정월 십사 일에 유월절 성찬식을 계속 행해야 함을 강한 논조로 설명했다(‘유세비우스의 교회사’).
그러나 교회가 세속화하면서 325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주재한 니케아종교회의에서 유월절이 폐지되고 만다. 이후 160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면서 유월절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기독교인들이 성경에 수없이 등장하는 유월절을 생소하게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늘날 ‘새 언약 유월절’을 성경의 날짜와 규례 그대로 지키는 곳은 전 세계에서 하나님의 교회가 유일하다. 지난해에도 전 세계 175개국 7800여 하나님의 교회에서 일제히 유월절 대성회가 열렸다. 이들은 유월절은 물론 연간으로는 무교절, 초실절(부활절), 칠칠절(오순절), 나팔절, 대속죄일, 초막절 등 새 언약의 7개 절기를 초대교회 정통에 따라 모두 지킨다. 주간 절기인 안식일과 수건 규례 등도 지킨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그러했듯 신자들은 국가, 인종, 문화, 언어를 넘어 전 인류를 ‘지구촌 가족’으로 포용하며 사랑과 봉사를 실천한다. 총회장 김주철 목사는 이에 대해 “하나님의 헌신을 본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원한 생명을 얻는 유월절이야말로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 인류가 그토록 바라고 원하던 기쁨과 희망의 소식”이라고 강조하며 “온 인류가 유월절을 지켜 미래 희망을 갖는 것은 예수님의 소원이자 사도들의 바람이고 하나님의 교회의 소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월절은 분열과 갈등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세상에서 진정한 연합과 평화를 이루게 하는 하나님의 사랑이 담겨 있는 참된 진리다. ‘새 언약 유월절’에 담긴 사랑과 포용의 메시지가 새해에도 모두에게 진정한 희망과 치유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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