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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염원 담아 날아오른 누리호

“첫 실질적 성공…실용화 과제 남아”

문영훈 기자

2023. 05. 26

5월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있다.

5월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고 있다.

“5. 4. 3. 2. 1. 엔진 점화. 이륙.”

5월 25일 오후 6시 24분 30년 우주 개발 역사의 염원이 격발됐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 43분 뒤 남극 세종기지 기지국에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살아 있다는 비콘신호가 수신됐다. 이어 7시 58분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위성의 각종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를 받았다. 누리호가 국내 개발진이 만든 위성,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궤도에 안착시키는 임무를 완료한 것이다.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에 실제 사용할 국내 위성을 실어 보낸 것은 사상 처음이다.

궤도에 안착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고성능영상레이더(SAR)를 이용해 지구 관측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 외에도 누리호에는 큐브위성 8기가 함께 실렸다. 26일 11시 기준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제작한 ‘도요샛’은 4기 중 2기, 국내 민간업체가 제작한 큐브위성은 3기 중 2기의 위성신호 수신이 확인됐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에서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발사 전부터 큐브위성 신호를 수신하고 교신하는 시간을 일주일 정도로 염두에 두고 있다"며 "시간을 갖고 송수신 문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발사체와 실용 위성을 함께 개발해 발사한 7번째 국가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 G7에 들어갔음을 선언하는 쾌거”라며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우주과학기술과 첨단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나로호? 누리호? 무슨 차이일까

한국항공우주연구소가 1993년에 만든 ‘21세기에 대비한 항공우주산업의 육성방안’.

한국항공우주연구소가 1993년에 만든 ‘21세기에 대비한 항공우주산업의 육성방안’.

대한민국 우주 개발의 역사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3년 3월 한국우주항공연구소(항우연)는 ‘21세기에 대비한 항공우주산업의 육성방안’을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한민국 우주개발 관련 정책이 처음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해 6월  ‘KSR-Ⅰ’가 발사되며 로켓 개발의 첫 신호탄을 올리기도 했다.



2009년 전남 고흥에 나로우주센터가 완공되며 ‘나로호 시대’가 열린다. 나로호(KSLV-I)는 두 차례 실패 끝에 2013년 나로과학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1‧2‧3단 엔진과 발사대 모두 우리 손으로 만든 누리호와 달리 나로호는 1단 엔진을 러시아로부터 들여와 조립했다.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2013년 당시 전 세계 11번째로 자국 기술로 우주 발사체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국가가 됐다. 누리호가 개발된 것은 2021년 6월이다. 2021년 10월 목표 속도에 미치지 못해 첫 발사는 실패로 끝났다. 2022년 6월 2차 발사에서 위성모사체를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시켰고, 실제 위성을 실은 3차 발사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지금까지의 발사가 기술 검증 차원이었다면 이번 발사는 실용화 단계로 접어드는 첫 실질적 성공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항공우주청 설립 등 거버넌스를 구축해 우주 정책 방향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2025년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싣는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이와 별도로 달·화성 등 우주 탐사에 활용될 차세대발사체 개발이 올해부터 시작된다.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G7 #여성동아


사진제공 대통령기록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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