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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국어 성적 올리려면, 초등 3부터 비문학 독서 시작해야”

대치동 국어 일타 최지아 원장

김명희 기자

2026. 02. 12

대치동 독서 일타강사 최지아 원장으로부터 독서 습관 형성, 독서를 학습력으로 연결하는 비결에 대해 들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언어와 매체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147점으로, 미적분 만점 표준점수(139점)보다 8점이나 높다. 최근 몇 년간 수능 국어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대입은 국어가 좌우한다”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영어와 수학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체계적인 훈련이 가능하고, 사회와 과학은 단기간 집중 학습으로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국어, 특히 비문학은 다르다. 철학·사회·경제·과학을 넘나드는 고난도 지문을 빠르게 읽고 논증 구조를 파악해 근거를 바탕으로 추론하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올해 수능 만점자들 대부분이 좋은 성적의 비결로 ‘오랜 독서 습관’을 꼽았다. 광주서석고 최장우 군은 “초중학교 때 읽은 책들이 텍스트를 빠르게 이해하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전주한일고 이하진 군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독서 습관이 전 과목 성적의 기반이 됐다”고 전했다. 독서광으로 알려진 서울광남고 왕정건 군 역시 박노해 시인의 시 ‘나 거기 서 있다’에 나오는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니다. 몸이 아플 때 아픈 곳이 중심이 된다”는 시구가 자신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의 유혹이 일상이 된 요즘, 아이에게 책을 읽히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독서를 한다고 해서 국어 성적이 저절로 오르는 것도 아니다. ‘초등 상위 1%는 이렇게 책을 읽습니다’의 저자이자 서울 대치동 국어 학원 원장인 최지아 씨는 “책을 읽는 행위가 곧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독서는 방향이 없으면 취미로 끝난다”고 말한다. 그는 유튜브 ‘국풀TV’에서 ‘최지아의 대치피티’ 코너를 운영하며 초등 독서 설계법을 소개해 3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지아 원장은 감정 성장을 위한 독서, 지식 확장을 위한 독서, 사고 훈련을 위한 독서를 구분해 초등학교 시기부터 체계적으로 연결해야 수능 국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지아 원장이 학년별 도서를 추천한 유튜브 콘텐츠는 3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최지아 원장이 학년별 도서를 추천한 유튜브 콘텐츠는 3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수능 만점자들, 높은 성적 비결은 독서 습관  

“국어는 재능이다” “아무리 공부해도 안 된다”고 말하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흔히 말하는 ‘언어감’이 뛰어난 아이들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같은 설명을 들어도 더 빠르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고, 다른 문제에 적용하는 아이들이 분명 있어요. 하지만 그게 국어 성적을 결정짓는 절대 요소는 아니에요. 국어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재능 부족이 아니라 공부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수학에 쏟는 시간만큼 국어 공부를 한다면 충분히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어요. 국어를 ‘재능 과목’으로 단정하기 전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했는지 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수능 만점자들이 ‘독서의 중요성’을 언급했지만, 독서를 많이 한 학생들이 모두 만점을 받는 것은 아닌데요. 그 차이는 어디서 생기나요.

독서는 국어 실력의 기초 체력입니다. 독해력, 어휘력, 문장 감각은 독서를 통해 축적됩니다. 하지만 기초 체력이 좋다고 해서 곧바로 수영을 잘하는 게 아니듯, 독서를 통해 기본기를 쌓았다고 해서 국어 성적이 자동으로 오르지는 않습니다. 시험으로서의 국어, 특히 수능 국어는 또 다른 훈련이 필요합니다. 독서가 ‘바탕’이라면, 국어 학습은 그 바탕 위에 기술을 쌓는 과정입니다. 독서만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도, 독서를 하지 않고 문제 풀이만 하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독서가 실제 국어 성적으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생활 언어에서 학습 언어로 넘어가는 징검다리가 필요해요. 우리가 매일 한국어로 대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술적인 글이나 시험 지문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어권 국가에서 생활한다고 해서 곧바로 CNN 뉴스를 이해하고 의견을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읽고 이해하는 힘’이고, 그걸 성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선 그 힘을 국어 학습 방식에 맞게 훈련해야 합니다. 

그럼 수능 국어를 잘하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시기에 어떤 준비를 하나요. 

초등학교 3~4학년 시기가 굉장히 중요한 분기점이에요. 이때부터 사회와 과학 같은 교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어휘력과 이해력 차이가 눈에 띄게 벌어지거든요. 이 시기에는 비문학 독서 훈련을 시작하는 게 좋아요. 거창할 필요는 없고, 5~6문단 정도 되는 글을 읽고 핵심을 요약해보거나 목차를 따라 내용을 구조적으로 파악해보는 연습이 큰 도움이 됩니다. 

영유아 시기는 책에 대한 좋은 감정 쌓는 게 중요

영유아 시기, 첫 독서 교육은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 시기의 독서 교육 목표는 단 하나, 즐거움입니다. 영유아에게 세상은 모든 것이 처음이고, 모든 경험이 학습입니다. 초점책, 헝겊책, 만질 수 있는 책을 장난감처럼 접하게 해주세요. 엄마와 함께 웃으며 책을 넘기는 경험을 하면서 책에 대한 좋은 감정을 쌓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기 독서 교육의 목표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보통 6~7세에 한글을 읽을 수 있게 되면 부모들은 “이제 혼자 읽어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글자를 읽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상당히 다른 능력입니다. 읽기 독립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유식에서 밥으로 넘어가듯, 아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천천히 분량을 늘리고 난도를 높여가야 합니다. 이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아이가 ‘혼자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요. 입학 전에 읽기 독립이 완성되면 좋겠지만 초등학교 1학년까지는 스스로 읽고 바로 이해하는 걸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많은 양을 읽게 한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아이가 책에 질리지 않게 완급 조절을 하면서 걸음마를 뗄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게 좋아요. 초등학교 3~4학년은 일주일에 최소 6시간 이상은 독서를 하는 게 좋은데, 사교육을 시작하고 미디어 기기를 접하면서 책에서 멀어지기 쉽습니다. 이때 독서 습관을 이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의지가 중요해요. 아이가 읽고 이해하고 몰입하고 즐기는 과정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해주세요. 초등학교 졸업 전에 250쪽 수준의 소설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읽기 수준에 도달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5~6학년은 이 목표를 향해 글밥 수준을 늘리고 독서 습관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성인들이 읽는 일반 도서의 분량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거든요. 이 수준에 도달하면 글이 길어서 읽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그래서 이때는 난도를 높이기보다 아이의 취향에 맞는 책을 찾아주는 게 좋아요. 아이가 스스로 도서관에서 고를 수 있다면 가장 좋고요.

아이들이 책을 싫어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첫째는 읽기 독립 과정에서 좌절하는 경우예요. 혼자 읽기 시작하는 시기에 부모가 너무 조급해하면, 아이는 ‘왜 이것도 못 하냐’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자기 수준보다 어려운 책 읽기를 권유받거나 비교를 반복해서 경험하면, 책은 즐거운 대상이 아니라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존재가 되기 쉽습니다. 둘째는 초등학교 3~4학년 시기에 독서가 생활에서 밀려나는 경우입니다. 이 시기부터 수학을 중심으로 사교육이 늘어나고, 아이들의 하루는 빠르게 빡빡해집니다. 여기에 미디어 기기까지 더해지면서 책 읽기는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시간이 남을 때 하는 것’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세 번째는 아이의 읽기 수준과 책 난도 사이의 괴리입니다. 예를 들어 읽기 수준은 초등학교 3학년인데 부모가 6학년 수준의 책을 권하면 내용에 몰입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아이가 흥미를 느낄 만한 책은 읽기 실력이 부족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이때 독서는 재미를 느끼기도 전에 괴로운 과제가 돼버려요. 이런 괴리가 커지기 전에 아이의 독서 습관을 제대로 잡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해, 조금씩 읽기 경험과 난도를 높여가는 거죠.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책이 평생의 친구가 될지, 가장 먼저 멀어질 대상이 될지가 갈리게 됩니다.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가 책을 읽도록 할 방법도 있나요. 

운동을 습관화하기 위해 PT를 끊듯, 독서 역시 ‘의지’에만 맡겨둘 수 없습니다.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는 학원처럼 반드시 책을 읽게 하되, 읽을 책의 선택권은 아이에게 맡겨야 합니다. 표지에 끌려 골랐다가 실패도 해보고, 작가를 따라 읽다가 취향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도 좋다고 봐요. 

한때 거실을 서재로 만드는 게 유행했는데, 독서 습관을 잡는 데 도움이 될까요. 

거실을 서재로 만드는 방식 자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패하는 사례를 보면, 거실에 아이들 책만 가득 두고 부모는 식탁에서 휴대전화를 보거나 안방에서 TV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실을 서재로 만들겠다고 결정했다면 부모도 그 공간에서 함께 책을 읽어야 합니다. 이런 생활이 어렵다면 무리해서 거실을 서재로 만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실천하기 힘든 선택은 아이에 대한 기대와 압박으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책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을 남길 수 있으니까요. 

독서, 다른 과목보다 우선순위에 둬야  

디지털 기기가 문해력을 떨어뜨린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디지털 기기 사용, 특히 숏폼 콘텐츠는 상상력이나 집중력을 키우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디지털 기기 자체가 아니라 ‘우선순위’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디지털 기기가 없어도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은 끝까지 읽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책 말고도 재미있는 게 너무 많거든요. 독서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게임이나 인터넷이 아니라, 독서가 마음속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 있는 상황입니다. 부모님들도 말로는 “독서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에게 독서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말과 행동이 엇갈리면 아이들은 독서를 ‘중요하긴 하지만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아닌 것’으로 인식하게 되고, 결국 독서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디지털 기기를 무조건 통제하기보다 부모가 먼저 독서를 위한 시간을 확보해주고, 아이가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독서와 관련해 행복했던 기억이 있나요.

어린 시절 어린이날에 아버지와 함께 서점에 갔는데 매장 안이 색색의 풍선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를 올려다보니 천장이 거울이어서 그 풍경이 더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그 장면을 바라보던 아버지의 표정 역시 굉장히 따뜻했죠. 그날 어떤 책을 샀는지, 무엇을 읽었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나지만 ‘책’ 하면 그때의 풍경이 떠올라서 마음이 따뜻해져요.   

인생 책을 소개해주신다면요.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입니다. ‘나로서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 사이에서 깊이 고민하던 시기에 만난 책이에요. ‘시선’이라는 단어가 관점을 뜻하는 동시에 작품 속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데요. 이 인물은 자녀와 손자에게 어떤 시선을, 어떤 삶의 조각을 물려줄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 역시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됐어요. ‘나는 어떤 시선으로 내 삶을 바라보고 있는지, 또 어떤 삶을 살아온 엄마로 기억되고 싶은지’ 말입니다. 그 고민 끝에 억지로 희생적인 엄마가 되기보다, 자신의 삶을 진취적이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독서 교육에서 부모가 가장 중요하게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요. 

독서를 학습의 도구로만 여기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독서는 학습을 빠르고 수월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충분히 읽었으니 문제집 풀자”라고 말하는 순간, 책은 수단으로 전락합니다. 책은 평생 함께 가는 친구여야 합니다. 아이가 책에 대해 따뜻한 기억을 품고 자라야, 언젠가 힘든 순간에도 다시 책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독서교육 #수능국어 #여성동아

사진 조영철 기자 게티이미지 사진출처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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