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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8월의 책 | “우주에서 보면 아무 일도 아닙니다”

문영훈 기자

2024. 08. 14

브랜뉴 샌드위치
시바타쇼텐 지음 / 조수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만5000원

일본 여행에서 ‘편의점 털기’가 유행이던 시절 보드라운 타마고산도를 먹었을 때의 경험을 잊지 못한다. 일본 요리책 전문 출판사인 시바타쇼텐은 샌드위치 맛집 17곳을 취재해 135가지의 샌드위치를 소개한다. 달걀에 부추와 지롤버섯을 넣어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샌드위치부터 브리 치즈와 수제 햄을 넣어 단순하게 프랑스의 맛을 낼 수 있는 샌드위치, 고등어 등 해산물을 재료로 이용한 이색적인 샌드위치까지 일본을 대표하는 샌드위치 맛집 레시피를 자세하게 구현했다. 이번 주말 ‘브랜뉴 샌드위치’의 안내에 따라 재료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향긋한 커피를 곁들여 완벽한 브런치를 즐겨보자.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 지음 / 양미래 옮김 / 돌베개 / 1만7500원

유튜브에서 조회수 500만을 기록한 ‘수면 다큐’가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만든 ‘우주 끝을 찾아서’는 지구에서 시작해 우리가 발견한 우주 끝까지 가보는 기획이다. “목성도 채 가지 못하고 잠들었다”는 댓글이 수두룩하다. 하늘 건너편에 있는 어둠의 세계는 경이와 동시에 편안함을 준다. ‘조망 효과’라고 부르는, 우주 비행사들이 겪는 인지적 변화는 이와 맞닿아 있다. 지구와 우주와의 거리가 오히려 정서적 친밀감을 높인다는 것.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이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는 시인이자 소설가, 극작가로 여러 천문학 프로젝트와 기관을 찾아다니며 우주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우주 관점에서 우리는 한낱 미물에 불과하지만 그 여정 속에서 인생에서 가져야 할 태도를 발견하기도 한다. 여기에 리베카 솔닛, 도나 해러웨이 같은 사상가의 사유가 곳곳에 끼어들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예민한 엄마를 위한 책
카트린 보그호프 지음 / 이상희 옮김 / 한국경제신문 / 1만8000원

“나만 육아에 예민한 걸까” “아이를 낳고 더 예민해지는 것 같다”는 고민을 해본 적이 있나. 예민하지 않다고 느꼈던 이들도 결혼과 출산이라는 극적인 변화 속에서 스스로의 예민함을 발견하곤 한다. 저자 카트린 보그호프는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가족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모성에 대한 연구자로 예민함 때문에 문제를 겪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있다. 저자는 여러 가지 심리학 실험을 인용하며 예민함에 대한 편견을 바꾼다. 타인에 대한 공감과 높은 인지력, 통찰력이 예민한 사람들의 특장이며 이를 육아에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완벽주의나 육아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죄책감에서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민함이 아이에게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에게 추천한다.

엄마 아닌 여자들
페기 오도널 헤핑턴 지음 / 이나경 옮김 / 북다 / 1만8800원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 에밀리 디킨슨은 이름을 남긴 작가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엄마 아닌 여자’라는 것. 미국 시카고대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는 저자 페기 오도널 헤핑턴은 인류 대대로 자식을 낳지 않기를 선택한 여성은 계속 존재해왔음을 설명한다. 출산과 양육이 온전히 여성 개인의 책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는 이들을 비정상 혹은 일탈하는 사람으로 여겨왔다. 지금이라고 크게 다를까. 저출생 문제가 ‘국가비상사태’로 여겨지는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이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이유다. 소설가 최은영은 “여성에게 출산과 육아는 삶의 형태를 삽시간에 바꿔놓는 선택”이라며 “그렇기에 엄마가 되고, 되지 않고의 문제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라는 깊은 질문과 닿아 있다”고 추천사를 썼다.

#8월신간 #휴가책 #여성동아

사진제공 돌베개 북다 시그마북스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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