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킹받음’으로 틱톡 평정! 키즈 크리에이터, 서이브
챌린지가 인기를 끈 데는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안무와 노래가 한몫했다. 특히 노래 도입부의 “선배! 마라탕 사주세요” “선배! 혹시.. 탕후루도 같이?”라는 내레이션은 인기의 주요 포인트다. 선배가 밥을 사면 후배가 커피를 산다는 암암리의 룰(!)이 깨지는 순간, “그럼 제가 선배 맘에 탕탕 후루후루”라는 플러팅이 등장한다. 깜찍한 반전이 감춰진 재치 있는 상황극은 챌린지를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을 배가한다. 육군3사관학교 공식 유튜브 채널 ‘3사TV’는 해당 챌린지를 패러디해 사관생도 모집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 챌린지를 만든 원작자는 올해 한국 나이 열세 살로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서이브 양. 틱톡 팔로어 약 26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어 약 17만 명을 보유한 키즈 크리에이터다. 이전에도 댄스 챌린지나 인터뷰 콘텐츠 등 숏폼 영상을 제작하기는 했지만 직접 챌린지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상 밖의 큰 인기에 얼떨떨하다는 그는 ‘마라탕 사달라’는 다소 당돌한(!) 가사의 주인공답지 않게 수줍고 앳된 모습이었다. 취미는 방과 후에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배드민턴을 치고 피구 하는 것. 아파트 단지 내 벤치에 앉아 수다 떠는 것도 필수 코스다.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서이브 양의 어머니는 “롤러스케이트를 타다가 넘어져 바지 무릎이 찢어져서 오기도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서이브 양은 “어릴 때만 그랬지, 이제는 안 그런다”며 슬쩍 웃어 보였다. 순수한 학생의 모습이지만 콘텐츠에 관한 말을 할 때면 제법 진지해지는 그와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더 ‘킹’받을수록 좋아요
‘마라탕후루’ 공식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210만회를 기록했다.
일곱 살 때부터 K-팝, 코레오그래피, 힙합댄스 등을 배우면서 여러 챌린지의 춤을 따라 췄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일곱 살 때, 가수 황인선 님과 함께 ‘모찌모찌’라는 노래도 부르고 키즈 유튜버로 잠깐 활동하기도 했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학교생활에만 집중했는데 다른 크리에이터들 영상을 보다 보니까 다시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고 싶어졌어요. 지난해부터 채널도 만들어서 본격적으로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첫 영상은 댄스 챌린지가 아니라 인터뷰 콘텐츠였어요.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보니까 커서 무슨 일을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어른들은 10대로 돌아가면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것인지, 10대에 꼭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을지가 궁금했어요. 그래서 주변의 어른들을 인터뷰하면서 궁금증을 해소했고, 말씀해주신 10대 때 꼭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씩 쌓아가고 있어요.
10대를 보내고 있는 이브 양의 가장 큰 고민은 뭔가요.
공부가 너무 안 돼요(웃음). 영어 시험에서 20점 맞은 적이 있었는데 충격을 받아서 공부 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비교는 안 하려고 하는데 친구들보다 너무 뒤처지는 것 같아서요. 또 공부를 너무 못하면 나중에 원하는 고등학교에 갈 수가 없으니까 열심히 하려고요.
‘마라탕후루’ 챌린지를 기획한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춤을 추기도 했고, 댄스 챌린지 영상도 많이 접했어요. 하루에 춤을 30개씩 따라 춘 적도 있어요. 학원 마치고 집에 오면 밤 10시인데도 4시간씩 연습했죠. 늦은 시간이라 피곤할 때도 있었지만 춤추는 게 재미있으니까 계속할 수 있었죠.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챌린지를 따라 하다 보니까 저만의 챌린지도 만들고 싶어졌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뭔지 고민해보니 ‘마라탕’과 ‘탕후루’가 떠올랐죠. ‘탕’이 중간에 똑같이 들어가니까 ‘마라탕후루’ 이렇게 연결도 되고요. 제목을 먼저 짓고 난 다음에 작곡가 선생님께서 노래도 만들어주시고, 틱토커 ‘꼰야’ 님께서 안무도 만들어주셨어요. 보는 사람들이 조금 더 ‘킹’받을 수 있도록 안무는 제가 좀 크게 과장하는 식으로 바꿨어요(웃음).
장래 희망은 마라탕 가게 사장님
서이브 양이 일곱 살 때, 가수 황인선과 함께 부른 ‘모찌모찌’도 최근 챌린지 형식으로 역주행 중이다.
딱 봤을 때, ‘쟤 뭐야?’ 하는 느낌이 들 만큼 짜증 나고 어이없는 느낌을 말해요. 마라탕후루 챌린지도 킹받으니까 사람들이 더 많이 보고 많이 따라 하는 것 같아요. 특히 “선배! 마라탕 사주세요” 하면서 눈을 빠르게 깜빡거리는 부분에서요(웃음).
의상이나 콘셉트는 어떻게 정했나요.
어릴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어요. 다양한 룩북 영상도 찍었고요. 그때부터 킹받는 걸 좋아했어요(웃음). 화려하고 당당하게 나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엄마랑 같이 옷을 고르면서 예쁜 걸 조합하고 맞춰 입자고 해요.
챌린지 성공 이후 주변에서 반응은 어떤가요.
친구들은 “연예인이다” 하면서 장난치고 신기하다고 말해요. 선생님들까지 졸업하기 전에 사진을 1000장씩은 주고 가야 한다고 말씀하세요.
잘될 줄 알았나요.
킹받는다고는 생각했는데 이 정도로 잘될 줄은 몰랐어요. 오히려 학교에서 친구들이 놀리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노래 발매하고 4일 만에 주변 친구들이 많이 따라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게다가 어른들도 많이 따라 해주시고 챌린지에 동참해주셔서 놀라기도 했고, 감사하죠.
해외에서도 많이 따라 한다고요.
이번에 일본 여행을 다녀왔는데 지나가던 사람들이 알아보고 같이 챌린지를 찍어달라고 했어요. 춤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바로 “3, 2, 1” 하더니 춤을 추시더라고요. 다 외우고 계시고 바로 추셔서 많이 놀랐어요.
촬영 일정 때문에 종종 학교를 빠지기도 한다고요.
하필 학교를 빠지는 날에 요리 수업이 있거나 2교시 연속 체육 수업을 할 때는 많이 속상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제 할 일을 해야 하고,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빠지는 것이니까 그럴 때마다 더 일에 열중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SBS ‘런닝맨’, 유튜브 ‘침착맨’ 채널 등에서도 ‘마라탕후루’ 챌린지에 도전했다.
제가 너무 어린애 처럼 굴어서 실수를 할까 봐 걱정돼요. 평범하게 조용히 말을 하다가도 갑자기 텐션이 올라갈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조심하려고 하는 편이에요(웃음).
카메라 앞에 서는 게 긴장되진 않나요.
처음에는 저도 살짝 떨렸어요. 그런데 카메라를 친구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져요. 친구랑 그냥 대화하고 있고, 친구 앞에서 추는 거라고 생각하면 전혀 떨리지 않아요. 그래도 떨린다면 카메라를 끝까지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생글생글 웃는 게 답입니다. 그렇게 빤히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으면 점점 극복돼요.
장래 희망은 뭔가요.
마라탕 가게 주인이 꿈이에요. 마라탕집에서 행사를 열어 팬분들도 만나고, 맛있는 마라탕도 대접하면서 재미있게 놀고 싶어요. 이 외에 운동선수도 되고 싶고 현대무용도 배우고 싶고, 요리를 좋아하니까 요리사도 되고 싶어요. 아직은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아이돌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나요.
어릴 때는 아이돌이 되고 싶기도 했는데 제가 노래를 잘 못 불러서요. 저는 크리에이터가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모찌모찌’와 ‘마라탕후루’ 둘 다 음식이 소재입니다. 다음에 노래를 낸다면 소재 삼고 싶은 음식이 있나요.
지금까지 매운 음식이나 달콤한 음식을 주제로 했으니까 다음번에는 느끼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있는 음식을 소재로 해보고 싶어요.
후속곡 스포일러일까요.
아니요! 후속곡을 만들고 있기는 한데 소재나 주제, 콘셉트 모두 비밀입니다. 빵 터지는 게 좋아서 발매 전까지는 무조건 다 비밀이에요(웃음).
#마라탕후루 #서이브 #여성동아
사진 홍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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