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

book | 서이초 교사 사망 그 이후

문영훈 기자

2024. 05. 07

베스트 오브 존 발리
존 발리 지음 / 최세진 옮김 / 아작 / 2만4800원

한국은 사이언스픽션(SF) 장르의 불모지다. 소수의 문학이었던 SF는 김초엽 작가가 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등장과 부커상 쇼트리스트에 오른 정보라 작가의 부상으로 2020년대 분기점을 맞았다. 아작은 SF 전문 출판사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명 작가의 SF 소설을 소개해왔다. 이 책은 SF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을 3차례 수상한 존 발리의 작품을 모은 단편선.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과 창의적인 기획, 집에 두면 인테리어 소재가 될 만한 비비드한 컬러의 표지가 눈에 띈다. 의식을 큐브에 넣어 동물에 이식하면 잠깐 동물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세계(‘기억 은행의 초과 인출’), 어제의 기억을 잊고 매일 새로 태어나는 사람의 이야기(‘또 다른 완벽한 하루’) 등 1974년부터 2003년까지 그가 쓴 15편의 작품이 들어 있다.

자궁 이야기
리어 해저드 지음 /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만4800원

자궁은 근육조직으로 된 신체 기관 중 하나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탄생이 깃든 신비화된 공간으로 여겨져왔다. 현대에 와서는 낙태, 성전환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가 응축된 상징물이 됐다.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에서 조산사로 일한 저자는 자궁의 역사와 편견, 사회 담론과 과학을 오가며 자궁의 비밀을 밝혀낸다. 부정적 낙인으로 인해 월경 유출물에 대한 연구가 거의 진행된 바 없다든가, 정자의 적극성으로 대표되는 수정 과정에 자궁이 깊이 개입한다는 사실 등을 제시한다. 전혀 다른 신체 기관인 자궁과 뇌를 결부해 발생하는 여성 차별 문제에도 도달한다. 사회학자 하미나는 “이런 책이 등장하기까지 인류에게는 수백, 수천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추천사를 썼다.

지금은, 일본 소도시 여행
두경아 지음 / 길벗 / 2만2000원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507만 명. 이 가운데 한국인이 약 28%(696만 명)로 가장 많았다. 책은 도쿄, 오사카 같은 대도시를 서울, 부산만큼이나 훤히 꿰고 있는 한국 관광객들을 색다른 매력의 일본 소도시로 안내한다. 영화 ‘벼랑 위의 포뇨’ 무대가 된 유서 깊은 항구도시 도모노우라, 섬 전체가 미술관인 나오시마, 우동 순례만으로도 충분한 다카마쓰, 101가지 애플파이의 천국 히로사키, 깊은 산속 고즈넉한 도자기 마을 오카와치야마 등 감성 넘치는 여행지가 가득하다. 사케, 버터우동, 도자기 헌팅, 스타벅스 콘셉트 스토어 등 때로는 사소한 것들이 여행의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일본 여행 고수인 저자가 맛집, 온천, 트레킹, 양조장 등 테마에 따라 추천 코스를 알려주니 참고해도 좋을 듯하다.

다시 일어서는 교실
송은주 지음 / 김영사 / 1만6800원

“교사로서 이상을 실천하려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14년 차 초등교사의 이야기는 이렇게 출발한다. 2023년 7월 18일 서이초 교사의 죽음으로 교권 추락과 학부모의 악성 민원 문제가 가시화했다. 뜨거운 아스팔트를 메운 교사들의 집회로 지난해 가을 교권 보호 4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오랜 시간을 지속해온 문제가 쉽게 해결될 리 없다. 작가는 자신과 동료의 경험을 바탕으로 산적한 교육 문제를 제기한다. 교육이 아닌 보육을 기대하는 학부모들, 고객만족도 조사로 전락한 교원 평가, 민원을 개별 교사에게 떠안기는 교육청, 매번 교육 개혁에 실패하는 정부 등이다. “그저 가르칠 수 있게만 해달라”고 외쳤던 그들의 목소리는 아직 허공을 맴돌고 있다.

#베스트오브존발리 #자궁이야기 #다시일어서는교실 #지금은일본소도시여행 #여성동아

사진제공 아작 김영사 길벗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