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법꾸라지’
‘퍼펙트 케어’

영화는 주인공 말라 그레이슨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이어지는 장면을 보면 그는 사자보다는 하이에나에 가깝다. 말라는 법정후견인 제도를 이용해 가족, 지인과 연락이 잘 닿지 않는 부유한 노인들을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 이들을 부양할 법적 권리를 획득해 재산을 가로채는 이른바 ‘법꾸라지’인 것. 조수이자 연인인 프랜이 말라를 돕는다. 그들의 다음 타깃은 은퇴 생활을 즐기고 있는 독거노인 제니퍼. 여느 때처럼 의사와 짜고 제니퍼를 강제 입원시킨 뒤 그의 재산을 정리한다. 말라는 그 과정에서 제니퍼가 만만한 노인이 아님을 알게 된다. 하지만 ‘포식자’ 말라는 예상치 못한 위협 앞에서도 굴하지 않으며 자신이 ‘사자’임을 증명해간다.
뻔뻔하기 이를 데 없는 악역을 로저먼드 파이크가 얄밉도록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그는 뱀 같이 매끈하게 상대를 휘어잡는 화술을 구사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새로운 포식자 모습을 보여준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로저먼드 파이크를 2021년 최고의 연기를 펼친 영화배우 10명 중 하나로 꼽았다. 미국 HBO 드라마 ‘왕자의 게임’을 본 이들이라면 기억할 배우 피터 딘클리지도 영화 속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
영화는 제도적 허점을 지적하고 돈만을 좇는 인물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사회비판적 요소를 갖고 있다. 하지만 1시간 58분의 러닝타임이 절반 정도로 느껴질 만큼 질주하는 매력이 가득해 킬링 타임용으로 적극 추천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지만 한국에서는 극장개봉을 거쳐 웨이브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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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당시 다이애나는 찰스 왕세자의 외도로 그와 대립하는 상황이었다. 영국 왕실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도 다이애나를 자극한다. 매번 식사 때마다 바꿔가며 정해진 의상을 착용해야 하고, 커튼조차 마음대로 열 수 없는 별장 안에서 다이애나는 점점 심리적으로 고립된다.
다이애나를 연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이 느꼈을 신경쇠약을 탁월하게 묘사한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역시 2008년 영화 ‘트와일라잇’에서 벨라 역을 연기한 이후 글로벌 셀럽 반열에 올랐다. 영화를 보면 파파라치 카메라에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했던 크리스틴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다이애나의 우울한 내면과 그의 화려한 의상은 대조를 이룬다. 영원한 패션 아이콘, 다이애나의 시그니처 룩이 영화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샤넬의 글로벌 앰배서더를 맡고 있는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이를 찰떡같이 소화한다.
‘스펜서’가 독특한 전기영화가 된 데는 감독 파블로 라라인의 영향이 크다. 그는 이전 연출작에서 역사에 기록될 여성, 재클린 케네디를 다뤘다. 영화 ‘재키’(2016) 역시 재클린의 전 생애보다 케네디 암살 시점부터 장례식까지의 일정을 다루며 그의 내면 심리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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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모닝 쇼’

공동 앵커가 된 알렉스와 브래들리는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립한다. 브래들리가 “아침 방송이 특유의 밝은 톤으로 미국 사회의 여러 문제를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알렉스는 “지금까지 전현직 대통령 인터뷰를 몇 명이나 해보았냐”고 응수한다. 굴러온 돌과 박힌 돌은 사사건건 맞붙지만, 시리즈는 선과 악의 구도만으로 이들을 묘사하지 않는다. 뉴스를 다루는 보도국이 배경인 만큼 시리즈의 뼈대가 되는 ‘미투(me too)’ 사건 외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불’ 등 실제 벌어졌던 일을 다뤄 흥미를 높인다.
2019년 애플tv+ 미국 론칭과 동시에 시즌1이 공개돼 구독자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시즌2가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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찝찝한 밤 달래줄 심리 스릴러
‘앵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딸에게 강요하는 어머니, 저의를 알 수 없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의 설정에서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천우희, 이혜영, 신하균 등 쟁쟁한 배우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천우희는 앵커 역할을 소화해내기 위해 한 달간 하루 3~4시간의 아나운서 수업을 받았다. 음산한 분위기가 영화를 장악하고 있어 습기와 더위로 찝찝한 여름밤을 서늘하게 보내기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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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케어 #스펜서 #더모닝쇼 #앵커 #O!리지널
사진제공 넷플릭스 애플tv+ 왓챠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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