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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수시 이월 기대보다 적을 듯… 영어 2등급도 연세대 써볼 만”

우연철 진학사 소장의 수능 원서 영역 공략법

김명희 기자

2025. 12. 26

진학사 우연철 소장으로부터 합격 가능성을 최대로 높이는 정시 지원 전략을 들었다.



수능은 끝났지만 ‘원서 영역’은 이제 시작이다. 같은 성적이라도 어떤 전략으로 지원하느냐에 따라 합격과 불합격이 갈린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지막 뒤집기 한판’도 가능하다. 정시 지원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데이터 기반 분석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진다. 진학사 정시합격예측 서비스에는 매년 약 17만~18만 명의 수험생이 성적을 입력하고, 이 가운데 12만~13만 명이 유료 예측 서비스를 이용한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이용률이 높다. 진학사에 따르면 정시합격예측 적중률은 상위권 대학 기준 약 91%, 수도권 전체로 보면 88~89% 수준이다. 

올해 수능은 그 어느 해보다 변수가 많았다. 2023학년도는 ‘이과의 문과 침공’, 2024학년도는 선택 과목 간 표준점수 격차로 인한 유불리가 주요 이슈였다면, 2026학년도는 황금돼지띠 현역 수험생 증가와 의대 정원 원점 회귀에 따른 상위권 경쟁 심화, 여기에 이른바 ‘사탐런’까지 겹치며 역대급 환경이 조성됐다. 국어·수학·영어·탐구 전 영역이 어려웠던 이른바 ‘불수능’이 더해진 점도 특징이다. 특히 영어는 1등급 비율이 3.11%로, 2018년 절대평가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정시에서 가장 유리한 조합으로는 ‘미적분+사탐 2과목’이 꼽힌다. 미적분 응시자의 수학 백분위는 전년 대비 8.24%p 상승했고, 국어와 평균 백분위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수능은 전반적으로 상위권 변별력을 강화한 시험”이라며 “특히 매우 어려웠던 국어와 영어가 정시 당락의 핵심 변수가 되고, 대학별 변환점수와 가산점 구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사탐 선택자들의 성적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던 최상위권 수험생 일부가 일반 상위권 대학으로 이동하면서 자연계열 전반의 합격선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합격권 영어 등급 체감 선이 낮아진 점도 올해 정시의 특징 중 하나다. 우 소장은 “올해 정시는 어느 때보다 수능 반영 비율에 따른 환산점수의 유불리를 따져보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단순 점수 합산이나 배터리 칸수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데이터 흐름과 구조를 함께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적+사탐러들 성적 크게 상승” 

올해 정시 지원에서 드러나는 특징은 무엇인가요.

전년 대비 재학생과 N수생 간 성적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지면서 재학생들도 정시에서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또 하나는 미적분과 사회탐구 2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이 크게 늘었고, 이들의 성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자연계 지원 시 가산점을 받지 않더라도 충분한 점수를 확보해 자연·인문 계열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수험생 증가와 의대 증원 원점 회귀 등의 영향으로 최상위권부터 중위권까지 전반적으로 안정·적정 지원 성향이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탐 선택 학생들의 성적 상승폭은 어느 정도인가요. 

사탐 2과목을 유지한 학생들의 경우 탐구 영역 백분위가 평균 8.57%p 상승했습니다. 전년도 과학탐구 2과목에서 올해 사탐 2과목으로 변경한 학생들은 평균 21.66%p 상승했고, 국어·수학·탐구 전체 점수 역시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과탐 1과목·사탐 1과목에서 사탐 2과목으로 변경한 학생들은 16.27%p 상승했으며, 과탐 2과목에서 사탐 1과목·과탐 1과목으로 변경한 학생들도 13.38%p 상승했습니다. 반면 과탐 2과목을 그대로 유지한 학생들은 5.5%p 상승에 그쳤습니다. 

영어가 어려워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률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요. 

진학사 데이터를 기준으로 전년도와 비교해본 결과, 이러한 흐름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의대·약대 등 영어 반영 비중이 높은 일부 모집단위를 제외하면, 서울권 주요 대학의 수능최저 충족률은 예년 대비 크게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정시 이월 인원이 전반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영어 비중이 높은 메디컬 계열에서는 수능최저 충족률이 다소 낮아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오히려 수시 수능최저를 맞추지 못한 상위권 학생들이 정시로 넘어올 가능성도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의대 등 메디컬 계열은 수능최저학력기준에서 영어를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영어 등급 미충족으로 수시에서 탈락해 정시로 넘어오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일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어·수학·탐구는 거의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고도 영어 3등급으로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정시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연세대는 영어 1등급이 필수’라는 인식도 올해는 달라질까요.

영어 1등급 비율이 크게 줄면서 대학별 영어 등급의 체감 기준 자체가 전반적으로 낮아졌습니다. 진학사 데이터를 보면 연세대 예상 합격권에 포함된 학생 중 영어 1등급 비율은 2025학년도 70.07%에서 2026학년도 54.15%로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영어 2등급 학생 비율은 20.82%에서 44.41%로 늘었습니다. 다만 영어 3등급 비율은 1%대 수준으로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인서울 의대, 메디컬, 서울대, 연고대의 합격선은 어떻게 예상하나요.

정시는 대학별 환산점수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단순 합산 점수는 참고용에 불과합니다. 다만 지원 가능 선을 가늠해보면 국어·수학·탐구 표준점수 합 기준으로 인서울 의대는 416~422점, 수도권 의대는 412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대는 인문계열 395점 이상, 자연계열은 393점 이상, 연고대는 인문계열 392점, 자연계열 390점 정도가 지원 가능 선으로 예상됩니다. 

진학사 배터리 칸수는 합격 확률 아닌 등수 개념

진학사 모의지원에서 배터리 ‘칸수’의 의미와 가·나·다군 지원 전략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배터리 칸수를 ‘합격 확률’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칸 중 5칸이면 50%, 7칸이면 70% 확률로 합격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이죠. 하지만 진학사 배터리 칸수는 확률 개념이 아니라, 해당 모집단위 내에서 자신이 어느 위치(등수)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배터리 5칸이라면 해당 모집단위에서 대략 중간 정도 위치에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렇게 보면 칸수 해석의 기준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는 모집 인원이 많고 충원율이 높은 대학이기 때문에, 배터리 3칸만 나온다면 최초 합격은 아니더라도 추가 합격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충원율이 낮고 모집 규모가 작은 대학에서는 같은 3칸이라도 실제 합격 가능성이 매우 낮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배터리 칸수와 함께 진학사에서 제공하는 대학 칸수별 실제 합격 비율 자료를 봐야 합니다 어떤 대학은 3칸에서도 합격 비율이 40~50%를 넘는 반면, 어떤 대학은 3칸 합격률이 5~10%에 불과하기도 합니다. 

가·나·다군 지원 전략 역시 정해진 공식은 없습니다. 과거처럼 ‘가군은 상향, 나군은 적정’이라는 식의 획일적인 전략은 지금 입시 구조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이 어디인지, 최초 합격을 노리는지 아니면 추가 합격을 기대하는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집니다. 만약 성균관대나 한양대를 목표로 하고 있고, 최초 합격보다는 추가 합격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일반적으로 연고대 지원자들이 빠져나가는 나군이 가군보다 충원율이 2~3배 높게 형성되는 구조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진학사 배터리 칸수는 시간이 지나면 무조건 내려간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칸수는 합격 확률이 아니라 모집 정원, 예상 경쟁률, 그리고 실시간 모의지원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된 등수의 개념입니다. 따라서 시간이 흐른다고 무조건 내려가는 것은 아닙니다. 모의지원 표본이 일정 수준 이상 모여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칸수는 크게 변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학사는 최초합을 잘 맞추고, 고속성장은 적정 점수를 잘 맞춘다”는 속설이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그건 맞고 틀리고의 문제라기보다는 서비스의 활용 목적과 방식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속성장분석기는 실시간 모의지원이 아닌 ‘누적 백분위(누백)’를 기반으로 하므로, 자신의 점수로 지원 가능한 대학의 대략적인 범위(line)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진학사 합격예측은 실제 지원자들의 표본과 지원 경향을 분석하는 것이 주가 되므로, 최종적인 지원 여부 결정과 구체적인 당락(cut)을 예측하는 데 좀 더 효과적입니다.

작전세력, 허위표본 제거를 위한 노력이 있다면요.

올해부터 실제 성적표를 인증한 수험생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또 내부 데이터 분석 팀이 비정상적인 이용 패턴을 상시 모니터링해 허위 지원으로 의심되는 데이터를 선별하고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시 합격자의 경우에도 자진 등록을 유도해 정시 데이터에서 분리하고 있으며, 이용자 신고 시스템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데이터 제공을 위해 매년 검증 체계를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표본 분석을 잘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표본 분석이란, 자신이 지원한 모집단위에서 현재 자기 위치가 어디인지, 앞에 있는 상위권 지원자들이 얼마나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에 따라 추가 합격 가능성을 가늠하는 작업입니다. 모집 인원이 적은 학과라면 매일 표본을 직접 들여다보는 것도 가능하지만, 모집 인원이 100명을 넘는 대규모 학과에서는 현실적으로 매일 표본을 하나하나 분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표본 분석에서 흔히 하는 오류가 자기와 비슷한 등수의 지원자들만 들여다보는 경우인데, 실제로 중요한 것은 자기 바로 앞이 아니라 1등부터 몇 명이 빠져나가는가입니다. 점수가 높은 학생들이 더 높은 대학에 합격해 빠져나갈 확률이 높거든요. 이런 이유로 표본이 많은 모집단위에서는 개인이 직접 표본 분석을 하기보다는, 진학사가 제공하는 ‘예측변동리포트’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하루 동안 몇 명이 들어오고 나갔는지, 그 결과 자신의 예상 위치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자동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표본 분석을 대신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진학사에서는 배터리 칸수만 보면 하수다”라는 말이 있군요. 

배터리 칸수만 보는 건 진학사 합격예측 서비스의 극히 일부만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 합격자 리포트는 ‘작년 기준으로 같은 성적을 넣었다면 결과가 어땠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현재 위치를 입체적으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많은 분이 배터리 칸수와 점수 차이만 보고 ‘점수가 모자라니 안 되겠다’는 식으로 단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학사 서비스의 각 수치와 지표에는 의미와 해석 방법이 모두 설명돼 있고, 클릭해보면 안내도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정시 원서 접수에 앞서 차분하게 하나씩 확인하면서 리포트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학부모나 수험생도 충분히 스스로 판단할 수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우주상향은 배터리 3칸 이상, 변동성이 큰 학과 노려야 

이른바 ‘스나이핑(우주상향)’ 지원을 한다면, 어떤 전략을 써야 할까요.

보통 스나이핑을 ‘칸수가 적은데도 무작정 상향 지원하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단순히 칸수만 보고 판단할 문제는 아닙니다. 모집 인원이 적고 지원자 성적 분포가 일정하지 않으며 크게 흔들리는 모집단위라면 앞쪽에서 몇 명만 빠져나가도 합격 가능성이 열릴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스나이핑 아니라 ‘변동성을 활용한 지원’이라고 볼 수 있죠. 반대로 매년 경쟁률과 충원 양상이 안정적으로 반복되는 모집단위는 변동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스나이핑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배터리 한두 칸에서 기적을 기대하기보다는 최소한 3칸 이상에서 제한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재수를 전제로 한 우주상향’이 아니라면, 무리한 스나이핑은 권하지 않습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해마다 한쪽이 오르고 다른 한쪽이 내려가는 ‘핑퐁 현상’이 있다고 하는데, 이런 흐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연세대와 고려대는 정시 반영 방식이 상당히 다르고, 이 차이가 해마다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연세대는 사탐 가산점, 교차지원 구조 등으로 인해 특정 해에는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의 이탈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학의 선호 변화라기보다는 구조적인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이런 경험이 누적되면 다음 해에는 ‘작년에 점수가 낮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지원 심리가 몰리고, 다시 입결이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연고대의 성적 흐름을 단순히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이 흥한다는 식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고, 해마다 반영 방식과 지원 심리를 함께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시 원서 접수 마감 후 점수 공개에서 안정권이면 합격 가능성이 높을까요.

점수 공개 서비스 역시 모든 지원자가 참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과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관심이 높은 대학의 경우 많은 지원자가 참여하는 편이며, 특히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참여도가 큰 편입니다. 참여자 수가 충분하고 그 안에서 본인의 순위가 모집 인원 대비 여유 있는 위치라면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죠. 원서 접수 경쟁률과 점수 공개 참여 현황을 함께 비교해보면 보다 정확한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진학서 #서울대 #정시지원 #여성동아 

사진 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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