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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hot place 강현숙 기자의 ‘핫플투어’

미세먼지 굿바이~ 식물이 좋아!

EDITOR 강현숙 기자

입력 2020.03.03 15:00:02

따뜻한 봄바람이 주는 설렘도 잠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공기 정화하는 초록 식물이 가득한 에코 공간은 미세먼지에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시키는 특효약이다.
식물관PH에는 ‘식물의 집’이라는 이름처럼 1백여 종이 넘는 식물이 가득하다.

식물관PH에는 ‘식물의 집’이라는 이름처럼 1백여 종이 넘는 식물이 가득하다.

최근 몇 년간 겨울철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린 단어 중 하나는 ‘삼한사미(三寒四微)’다. 사흘 동안 추위가 온 뒤 나흘간 미세먼지가 찾아온다는 뜻이다. 따스한 봄을 맞아 대기 정체와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이 많아지면서 미세먼지의 공습이 또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퀴퀴한 미세먼지로 눈과 코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할 때 싱그러운 초록 식물을 떠올리면 기분이 밝아진다. 실제 스파티필룸과 스킨답서스 등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제거해 공기 정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식물 콘셉트의 상업 공간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다. 초록빛 식물이 신선한 공기를 뿜어내고 플랜테리어(Plant+Interior,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 아이디어까지 배울 수 있는 친환경 명소 2곳에 기자가 직접 다녀왔다.


초록 식물이 작품이 된 복합문화공간



차가운 스틸 소재의 화분과 테이블, 의자를 더해 세련되게 꾸몄다(왼쪽). 아트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실외 공간.

차가운 스틸 소재의 화분과 테이블, 의자를 더해 세련되게 꾸몄다(왼쪽). 아트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실외 공간.

요즘 주변에서 다채로운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이 인기다. 특별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즐거운 체험거리를 제공하며, 소통의 장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 많다. 기자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식물을 콘셉트로 꾸민 복합문화공간인 ‘식물관PH’다. 평소 가족들이 식물을 좋아해 ‘식물 카페’라 불리는 곳을 즐겨 찾는데, 화분 몇 개만 썰렁하게 놓여 있거나 인테리어가 촌스러워 실망한 적이 종종 있었다. 규모가 큰 곳은 도심 외곽에 자리하고 있어 찾아가기도 번거로웠다.
 
서울시 강남구 수서동, 회색빛 빌딩 숲 사이에 위치한 식물관PH는 식물과 휴식을 테마로 한 문화 공간을 표방한다. 가장 먼저 식물원처럼 보이는 유리로 된 독특한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진짜 식물원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돌로 만든 손잡이를 당겨 안으로 들어가니 통유리 지붕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온몸을 따스하게 감싸안는 느낌이었다. 

식물관PH의 바닥 면적은 445.5m² 정도이며, 4층으로 구성돼 있어 규모가 큰 편이다. 우선 1층은 식물 콘셉트를 물씬 엿볼 수 있는 풀내음 가득한 메인 공간이다. 가장 큰 특징은 곳곳에 놓인 식물들이 마치 예술 작품이나 아트 오브제처럼 근사해 보인다는 것. 일상에서 흔하게 마주하는 식물조차 예사롭지 않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식물관PH의 현신혜 팀장은 “공간을 구성할 때 식물을 전시 작품처럼 사용하려고 노력했으며, 식물 디자인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식물과 공간이 스타일리하게 어우러지도록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다. 식물 같은 자연적인 요소가 많을 때 비슷한 분위기의 원목 소재를 더하면 식상하고 밋밋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 식물관PH는 식물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차가운 스틸 소재의 화분과 테이블, 의자를 더해 세련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완성시켰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SNS에서 ‘사진발’ 잘 받는 인증샷 명소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한 날 역시 곳곳에서 사진을 찍는 손님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통유리 지붕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따스한 분위기를 풍긴다. 
귀한 야생식물을 분재 형태로 전시해놓은 유리 온실. 식물원처럼 보이는 외관(왼쪽부터).

통유리 지붕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따스한 분위기를 풍긴다. 귀한 야생식물을 분재 형태로 전시해놓은 유리 온실. 식물원처럼 보이는 외관(왼쪽부터).

1층에서 살고 있는 식물은 대형 유카, 아레카야자, 몬스테라, 틸란드시아 안드레아나 등 종류만 해도 1백여 종이 넘는다. 사람 키보다 큰 대형 식물부터 귀여운 미니 초록식물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특히 출입문을 열면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자리한 유리 온실에는 산과 들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야생식물을 분재 형태로 전시해놓아 인기다. 준베리, 무늬동백나무, 매실나무, 다래, 멀꿀 등을 만날 수 있다. 한정용 서울대 도예과 교수와 학부생들이 만든 도기를 사용해 예술적인 감성을 더한 것도 특징이다. 

식물을 사랑하는 기자는 애석하게도 ‘식물 킬러’라 불리는 어둠의 손이다. 이토록 많은 식물을 보니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곳에서는 식물관리전담팀이 매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식물들을 체크하며 돌보고 있다고. 세심한 관리 덕분에 식물들이 생기 있게 빛나고 있는 듯했다. 

50대 주부 이 모 씨는 부산에서 병원 방문차 서울에 왔다가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그는 “초록이 가득한 공간에 있다 보니 편안한 기분이 들면서 힐링되는 느낌이다. 특히 온실 속 분재가 너무 예뻐 사진으로 여러 장 담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도기와 아트 오브제 등 다양한 물건을 파는 아트 숍.

도기와 아트 오브제 등 다양한 물건을 파는 아트 숍.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채로운 예술 체험도 할 수 있다. 1층에서 풀내음을 만끽하며 휴식을 취했다면 계단을 따라 올라가보자. 2층의 라운지를 지나 3층으로 올라가면 전시 공간이 나온다. 여기서는 그동안 도기와 사진 전시 등이 열렸으며, 3월 말까지 미디어 아트 전시인 ‘FOUNTAIN’이 진행되고 있다. 움직임과 소리로 포착하고 구축된 공간에서 시간의 지평, 그 순환의 경로를 탐색하는 내용이다. 영상 및 사진을 주된 매체로 사용하는 박윤지 작가, 음악과 공연을 만드는 정진화 작가가 함께했다. 4층에는 자그마한 아트 숍이 마련돼 있다. 3층에서 전시됐던 작품은 물론 손님들에게 구매 문의를 많이 받았던 오브제 등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이다. 

2시간가량 머물며 구석구석을 둘러보니 식물과 사람이 함께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손색이 없었다. 음료 한 잔과 공간 체험료가 포함된 입장료로 1만원을 받는데, 그 돈이 아깝지 않았다.


숙박료 무료! 반려식물 전용 호텔



아담한 규모의 공간에 식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전경.

아담한 규모의 공간에 식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전경.

이제 식물도 어엿한 가족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마치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식물을 가꾸고 기르며 교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려식물’이라는 말도 흔히 쓰이고 있다. 장기간 여행이나 출장으로 집을 비워야 할 때 반려식물을 맡길 수 있는 호텔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롯데백화점 미아점 1층에 자리한 ‘가드닝 호텔 실라 파티오’다. 듣도 보도 못한 반려식물 호텔이라니!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직접 찾아가봤다. 

가드닝 호텔 실라 파티오는 의류 브랜드 ‘실라’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실라는 인견이나 마 같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의류로 유명하다. 해외에서 우연히 반려식물 콘셉트의 공간을 보고 벤치마킹해 열게 됐다고. 언뜻 보면 아담한 화원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공간에 고목나무, 올리브나무, 벤자민 등 호텔이 보유 중인 20여 종의 식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특이한 점은 식물 앞에 101호, 102호 등 호텔 방 호수를 의미하는 숫자가 적혀 있는 것. 이용료는 무료이며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반려식물을 맡기려면 식물과 함께 호텔을 방문해 룸 번호를 배정받은 뒤 호텔에서 주는 메모지에 이름과 연락처, 체크인&체크아웃 날짜, 반려식물을 보관할 때 주의해야 할 내용을 적으면 된다. 체크인 후 식물은 자연 채광 전구 시설이 갖춰진 공간에서 수분과 영양제를 공급받으며 관리된다. 최대 한 달간 보관할 수 있고, 가지치기나 분갈이도 가능하다고. 

반려식물을 관리하는 이란근 실장은 “화원인 줄 알고 방문했다가 반려식물 호텔이라고 하면 신기해한다. 반려식물을 맡기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식물이 함께 쉴 수 있는 도심 속 정원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는 50대 남성이 맡긴 자그마한 식물 화분이 투숙(?) 중이었다. 아직까지 이용자가 많진 않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페가 마련돼 있어 차를 마시며 힐링 시간을 가질 수 있다(왼쪽). 식물 앞에 놓인 숫자는 식물이 묵고 있는 방 호수를 의미한다.

카페가 마련돼 있어 차를 마시며 힐링 시간을 가질 수 있다(왼쪽). 식물 앞에 놓인 숫자는 식물이 묵고 있는 방 호수를 의미한다.

반려식물 호텔 바로 옆에는 ‘식물과 함께하는 힐링 공간’을 테마로 꾸며진 카페와 ‘실라’ 의류 매장이 있다. 카페에서는 커피 메뉴와 더불어 수제 과실차, 허브차, 과일 주스 등 천연 재료로 만든 음료를 판매한다. 여러 개의 테이블이 마련돼 있어 식물이 선사하는 싱그러운 공기를 느끼며 차를 마시고 휴식을 취하기에 제격이다. 

막상 방문해보니 기대했던 것에 비해 규모가 다소 작아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무료로 반려식물을 맡길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식물을 맡기지 않더라도 식물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힐링 타임을 가질 수 있어 즐거웠다.


사진 홍태식 디자인 이지은




여성동아 2020년 3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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