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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동안 모녀 추세라&오승연 즐겁게 사는 법

글 정혜연 기자

2021. 11. 02

MZ세대의 소통 창구로 자리 잡은 앱, 틱톡에서 화제를 모으는 모녀가 있다. 30년 나이 차를 뛰어넘는 외모와 볼수록 즐거워지는 댄스로 13만9천 팔로어를 거느린 추세라·오승연 모녀가 즐겁게 사는 비결.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건 모든 여성의 로망이다. 10대 딸과 동년배로 보이는 건,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 불가능할 것 같은 바람을 현실에서 이뤄 유명해진 모녀가 있다. 지난 9월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tvN 예능 프로그램 ‘식스센스’ 시즌 2에 출연해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추세라(48)·오승연(18) 모녀가 그 주인공. 실제 출연진 가운데 이상엽은 이들이 실제 모녀일 리가 없다며 ‘가짜’를 선택하기도 했다.

방송 출연 이후 관심이 더 커지긴 했지만 이들은 원래 틱톡(팔로어 13만9천9백 명)과 인스타그램(팔로어 5만9천5백 명)에선 이미 유명 인사다. 특히 틱톡의 경우 10개월 만에 누적 조회수 5백만, 좋아요 1백만을 넘길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여기에는 간결하면서도 경쾌한 댄스도 한몫하고 있다. ‘틱톡 동안 모녀’라는 고유명사를 갖게 된 두 사람을 10월 중순 동아일보 스튜디오로 초대해 인터뷰했다. 실제로 만난 두 사람은 모두 170cm가 넘는 큰 키에 모델 같은 몸매로 시선을 끌었다. 오히려 필터를 걷어낸 실물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9월 말 ‘식스센스’ 시즌 2 최종회에 출연해 화제가 됐어요. 어떤 계기로 출연하신 건가요.

세라
틱톡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이슈가 되다 보니 논란도 많았어요. 진짜 모녀가 아니라는 의혹이 가장 많았죠. 솔직히 틱톡 영상은 필터를 쓰다 보니 젊게 보여요. 또 저희가 처음부터 코와 턱에 짙게 셰이딩하는 등 과한 화장으로 인형처럼 보이게끔 콘셉트를 잡아서 더욱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던 듯해요. 팔로어가 늘수록 방송뿐 아니라 광고 대행사 등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어요. 모두 거절하던 차에 ‘식스센스’는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프로그램이라 저희의 콘셉트와 맞다고 생각해 출연을 결정했어요.



방송에서 유재석 씨가 두 분을 보자마자 “이분들 본 적 있어!”라고 외쳤는데 놀라지 않았나요.

세라 순간적으로 등에서 땀이 났어요. 그러면서 ‘저렇게 유명한 연예인이 우리를 알아볼 정도면 진짜 많이들 보고 계시구나’라고 생각했죠. 담당 작가님께 어떻게 우리를 섭외하게 됐냐고 물으니 “아마도 웬만한 방송 관계자들은 두 분 계정을 다 팔로하고 있을 거예요”라고 말씀하셔서 진짜 신기했어요.

방송 출연 이후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어요. 그 가운데는 악플도 있던데 상처 받지 않았나요.

승연
저희는 틱톡을 시작할 때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어요. 우리도 완벽하지 않은 걸 알고 있고, 수용할 부분은 수용하지만 그걸 마음에 담아두거나 하진 않아요. 영상은 그저 재미있자고 올리는 거니까 보시는 분들의 생각이나 가치, 평가는 모두 존중해요. 그런 걸 일일이 신경 쓸 거였으면 시작도 안 했을 거예요.

세라 안 그래도 딸이 틱톡을 시작하기 전에 단단히 얘기해주더라고요. 악플 같은 건 각오해야 한다고요(웃음). 그런데 저도 그렇고 딸도 별로 다른 사람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타입이라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어요.

틱톡은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요.

세라 정확히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시작했어요. 평소 딸이 틱톡을 즐겨 보는 걸 알고 있었어요. 제가 다양한 나이대 친구들이 많은데 한번은 친한 동생이 “언니도 틱톡해봐~ 잘 어울려”라고 하더라고요. 그땐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로 거의 집에만 있고, 크리스마스조차 나가질 못하니 너무 심심했던 거예요. 딸에게 “심심한데 틱톡이나 해볼까”라고 한 게 시작이었어요. 저 혼자만 찍어서 올리는 것보다 딸과 같이 춤춘 영상을 올렸을 때 반응이 폭발적이더라고요. 일주일에 1~2개 꾸준히 올리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됐네요.

틱톡에 올린 영상 가운데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콘텐츠를 꼽자면.

세라 아무래도 조회수가 높을수록 애착이 가요. 저희가 5백80만 조회수 영상이 1개, 1백만 조회수 영상이 5개가 있어요. 가장 조회수가 높은 건 로봇 춤 영상이에요. 직접 안무를 해서 재미있게 춰봤는데 좋게 봐주신 거 같아요.

승연
인기 영상이 대부분 여성스러운 옷을 입고 찍은 것들이에요. 그런데 전 캐주얼한 의상을 입고 자연스럽게 춤춘 영상이 더 좋더라고요. 엄마랑 친근하게 나온 영상이 하나 있는데 전 그게 좋아요. 근데 신기하게도 저희가 따로 올리는 중국 틱톡 계정에선 그 영상이 8백60만 이상으로 한국 인기 영상보다 조회수가 더 높아요.

두 분의 본업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모델, 댄서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데 무슨 일을 하시나요.

세라 저는 어릴 때 모델 일을 잠깐 했어요. 제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의류 피팅 모델을 했죠. 주로 페이스북을 이용해왔는데 인스타그램이 유행하면서 그리로 넘어갔고, 이제 틱톡으로 오게 된 거죠. 결혼하고 딸 낳고는 육아에 전념하다가 아이가 어느 정도 컸으니 남편 사업을 도와 같이 일하는 중이에요.

승연 저는 무용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에요. 일반고를 다니는데 지금 예술대학에 진학하고 싶어서 실기를 준비하고 있어요. 아주 어릴 때는 아이돌이 꿈이었는데 지난해 코로나19 이후로 기획사 오디션이 열리지 않고 있어요. 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던 와중에 틱톡을 시작했고,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을 먼저 갖게 됐어요.

#세라 씨 이야기

48세인데 20대 몸매와 미모를 유지하고 있어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 노력을 했나요.

방송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전 완벽하게 만들어진 사람이에요.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전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꿔왔어요. 꾸준한 운동과 식단 관리는 기본이고 피부과 관리도 받고 이너 뷰티도 신경을 써왔죠. 자세히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안면이 비대칭이거든요. 그래서 사진마다 얼굴이 좀 달라 보일 수 있어요. 그런 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건 노력하면서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요.

겉으로 젊게 보이는데 마인드도 젊은 것 같아요. 젊게 살기 위해 지키는 철칙이 있나요.

평소 꾸준히 지켜온 철칙이라면 ‘관찰’이에요. 제 모습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면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살펴보고 최대한 보완하려고 하죠. 또 스스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면서 마인드 컨트롤도 하고요.

지금은 인플루언서이자 틱토커가 됐지만 20대 때는 어떤 꿈을 갖고 있었나요.

구체적으로 이뤄야겠다는 그런 직업적 꿈은 없었어요. 그저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어요. 저희 부모님이 맞벌이로 바쁘셔서 어릴 때 대화할 시간이 없었어요. 크면서 ‘내 자식에게는 많은 대화를 나누는 좋은 엄마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죠. 또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고요. 그리고 저희 엄마가 늘 “아무리 좋은 직업을 가져도 결혼하면 그것이 종착역”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맞는 말인 거 같았어요.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거기에 집중해야 하니까요.

서른 살에 아이를 낳고 육아에 전념했던 시절에는 어떻게 지냈나요.

딸만 하나인데 친구들도 만나지 않고 아이만 키웠어요. 딸이 유치원 들어가면서 조금씩 자유 시간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100% 아이를 키우는 데만 집중하며 살았어요. 물론 남편도 챙기면서요.

아내가 SNS상에서 유명인이 됐는데 남편분의 반응이 궁금해요.

너무 좋아해요. 활동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편이고요. 오늘도 딸이랑 인터뷰하러 나오는데 자기가 그동안 집 청소를 다 해놓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요즘엔 남편이 지인들을 만나러 나갈 때 신경을 더 써요. 와이프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제가 유명해지다 보니 자기가 후줄근하게 나가면 안 된다고 하면서요. 다만 저희 남편은 그냥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SNS에 사진이나 영상은 올리지 않아요. 본인도 원하지 않고요.

인플루언서가 되면 광고 요청이라든지 여러 연락이 올 텐데 어떻게 대처하나요. 또 특별한 목표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저희는 지금 소속사가 없어요. 딸이 아직 학생이고 모녀 콘셉트라 조심스러워요. 어느 한 군데 묶이면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아직까지는 소속사에 들어갈 생각이 없어요. 처음부터 즐기려고 시작한 터라 계속 가벼운 마음으로 운영하고 싶어요. 하루는 딸이 “엄마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어”라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어떤 목표 없이 즐기고 있지만 어느 순간 내리막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가긴 했어요. 그런데 그건 그때 가서 해결하고, 언제까지라고 정해두지 않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는 한 계속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승연 양 이야기

“엄마가 젊다” “동안이다”라는 얘기를 들을 때 딸로서 기분이 어떤가요.

엄마가 젊어 보이고 예쁘니까 당연히 기분 좋죠. 옷도 같이 입고, 뷰티 정보도 공유할 수 있으니 정말 친구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늙어 보이나?’ 하는 생각도 갖게 돼요. 그렇지만 심각하게 여기는 편은 아니에요.

춤을 전공하는 학생이라고 했는데 원래 춤에 관심이 많았나요.

어릴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대요. TV에 가수들이 나오면 앞에 나가서 TV를 가리고 따라서 춤을 추니까 아빠 엄마가 비키라고 할 정도였죠. 음악이 나오면 그에 맞춰 바운스를 타고 춤추는 게 재미있었어요. 지금은 대학에서 실용무용을 전공하려고 해요.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댄서가 있나요. 어떤 꿈을 꾸는지도 궁금해요.

요즘 인기가 많은 예능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좋아해요. 거기서 허니제이, 엠마, 노제 같은 댄서가 되고 싶어요. 약간 트렌디한 스타일의 춤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대학 들어가 댄서로 활동하면서 연습생 트레이너도 해보고 싶어요. 아이돌 지망생이었던 때가 있으니 얼마나 힘든지 조금은 아니까 어린 친구들을 옆에서 도와주면서 춤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댄서가 되고 싶어요.

틱톡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을 듯한데, 장단점을 꼽자면 무엇일까요.

장점은 일단 관심 받는 걸 좋아하다 보니 학교에 가면 다 쳐다본다는 거?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친구는 없는데 틱톡에 나온 애라는 걸 아는 것 같더라고요. 친구들도 부러워하고 그러니까 기분이 좋긴 하죠. 단점은 관심을 받는 만큼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는 거예요. “틱톡 영상이랑 실제 보는 거랑 다르다” 그런 얘기도 들리죠. 그래도 장점이 더 커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한 팬분이 댓글에 ‘딸아, 2년만 참아라’ 하며 성인이 됐을 때 저의 더 멋진 모습을 기대해주시더라고요. 저도 아직 못 보여드린 모습이 많아서 2년 뒤를 기약하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사진 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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