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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자산가 서비스의 ‘초격차’ 백혜진 삼성증권 SNI전략담당

글 이현준 기자

2021. 06. 03

자산은 버는 것 이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산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욱 그렇다. 초고액 자산가 서비스업계 1위를 자랑하는 삼성증권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누구도 넘보지 못할 초격차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자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으로 촉발된 주식 투자 열기, ‘비트코인’을 선봉장으로 한 암호화폐의 급부상, 수차례의 정책으로 말미암은 부동산 시장의 지각변동에 근래엔 공매도 재개와 금리인상 등 굵직한 이슈가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급변하는 돈의 흐름에 어떻게 자산을 관리해야 할지 머릿속은 복잡해지기만 한다. 많이 보유할수록 잃을 것도 많다. 이에 초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는 더욱 신중해지기 마련.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에 눈길이 가는 까닭이다.

삼성증권은 2010년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서비스 SNI(Success & Investment)를 론칭, 10년 이상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오픈 당시엔 SNI호텔신라, SNI강남파이낸스센터 등 3개 전담 점포 체제로 운영됐으나 현재는 전국 70여 개 지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원은 3천1백여 명, 운용 자산은 약 99조원에 달한다.

삼성증권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지난해 7월 자산 1백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한 ‘멀티 패밀리오피스(이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역시 국내 업계 최초다. 1백억원 이상 고객이 대상이지만 대부분 1천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이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기업체 규모의 자산가들이 자산관리를 위해 자체 설립한 ‘싱글 패밀리오피스’에서 비롯된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다. 19세기 석유왕 록펠러가 설립한 ‘록펠러 패밀리하우스’가 시초로 꼽히며 근래에는 골드만삭스, UBS 등 자산가 고객이 많은 글로벌 투자회사에서도 도입했다.

백혜진 삼성증권 SNI전략담당(상무)은 삼성증권의 초고액 자산가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다. 백 전략담당은 프라이빗 뱅커(PB)로서 동양종합금융, 씨티은행 등을 거쳐 2003년 삼성증권으로 이직했고 투자컨설팅팀장, 도곡 WM(자산관리) 센터장,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을 거쳐 올해 SNI 전략을 총괄하는 전략담당에 올랐다.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자산관리 분야를 대폭 강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증권업계가 향후 자산관리 분야에 더 역점을 기울이겠다는 방증이다. 삼성증권 역시 출범 당시 사업부였던 SNI를 본부로, 본부에서 전략담당으로 위상을 강화해 왔다. 그만큼 백 전략담당의 어깨에 막중한 책임이 실리게 됐다. 백혜진 전략담당은 5월 14일 인터뷰에서 “업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격차를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증권, 부자의 기준을 세우다

삼성증권으로 이직해 약 20년을 몸담으셨어요. 오랜 시간 지켜보셨는데, 삼성증권이 업계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삼성증권은 공채든 경력이든 성과에 있어 무척 공정한 회사입니다. 또 안주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는 진취적인 곳이에요. 그래서 업계 최초인 서비스가 많습니다. SNI 대상이자 초고액 자산가 기준이기도 한 30억원을 처음 설정한 것도 삼성증권이에요. 30억원을 기준으로 정한 이유가 있어요. 원래는 1백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유치할 계획이었는데, 그만한 자산을 가진 사람은 2~3곳과 복수 거래를 할 것이고 그러면 한 곳당 30억원쯤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더군요. 삼성증권이 기준을 설정한 후 전 업계에서 이를 차용하고 있어요. 대한민국 부자의 기준을 선도했다고 볼 수 있죠(웃음).



SNI 가입자들은 대개 어떤 사람들인가요.

SNI 고객들은 주로 기업의 오너가 많으세요. 최근에 특이할 만한 것은 젊은 기업오너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IT 업종을 필두로 신흥 부자, 저희는 ‘신흥 기업 리치’라고 부르는 분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고객들이 보유한 자산도 주식과 같은 투자형 상품의 비중이 높습니다. 스톡옵션을 보유한 고객도 많아 스톡옵션 행사와 세금, 투자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자산 규모에 따라 투자 대상과 투자 방식은 달라야 합니다. 자산이 1억원인 사람과 30억원인 사람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다르듯, 30억원 이상 자산가와 1백억원, 1천억원 이상 자산가는 또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자의 경우 좋은 주식, 펀드를 찾아 투자하는 반면 후자는 아예 회사를 사들이기도 하거든요.

1백억원 이상의 자산가라면 이미 스스로도 어느 정도 자산관리를 할 줄 알 텐데, 그런 고객들을 만족시키려면 특별한 서비스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산의 규모가 큰 경우 이를 운영하기 위한 운용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지만 비용과 인력 등의 문제로 설립과 운영이 쉽지 않습니다. 자체적으로 자금 운용 회사를 세울 경우 비용도 많이 들고, 작은 회사엔 고급 인력이 잘 가려 하지 않거든요. 그러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별도의 회사를 차리지 않아도 됩니다. 삼성증권의 우수한 인력들로 꾸려진 커미티(Committee)를 이용할 수 있거든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에 가입 후 필요한 영역을 체크하기만 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로 꾸려진 커미티가 상담은 물론 고객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합니다. 현재 커미티 멤버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32인이 포진해 있고요. 또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들은 대개 1백억원 이상의 기관급 투자가 가능하신 분들인데, 삼성증권의 자기자본 투자에 공동으로 참여할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클럽딜(최소 둘 이상의 투자자가 하나의 딜에 동시 투자하는 방식으로, 보통 제한적으로 공급되는 투자상품이 대상) 주선도 가능하고요. 패밀리오피스는 자산관리를 넘어 사업 파트너십까지 추구하는 총제적 서비스라 할 수 있습니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에 가입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삼성증권 측에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고객을 초대하는 구조예요. 자산이 아무리 많은 고객이라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가 필요하다 판단되지 않으면 건의하지 않습니다.

똑같이 자산이 1백억원 이상이어도 필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말씀인데,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선 SNI는 현금자산 운용뿐 아니라 고객이 회사의 오너인 경우 IPO(기업공개), M&A(인수합병), 우호지분 획득 등의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자산의 대부분이 주식인 경우 SNI서비스로도 충분하죠. 하지만 자산 구성이 복잡한 고객도 있어요. 이런 고객에게 패밀리오피스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그만큼 복잡한 문제가 따라붙거든요. 한 가지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지난해 정책 변경으로 부동산 관련 세금이 급격히 늘었죠. 필요 없는 집들을 대거 처분해야 해 상담을 받아야 한다면 이건 부동산 상담일까요, 아니면 세무 상담일까요(웃음).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세금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매도 시점은 언제인지 등을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론칭 후 1년이 좀 안 됐습니다. 가입 현황은 어떤가요.

현재까지 총 51개의 가문이 가입했습니다. 그분들의 니즈는 다양합니다. M&A를 요청하신 분도 있고, 땅을 사고 싶어 하는 고객도 계세요.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며 해외 법인 개설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하신 경우도 있고요.

은행보다 증권사 통해 자산관리 하는 고객 증가

백혜진 전략담당(맨 왼쪽)과 삼성증권 SNI 임직원들.

백혜진 전략담당(맨 왼쪽)과 삼성증권 SNI 임직원들.

가입자 한 명 한 명이 쟁쟁한 자산가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중 인상 깊은 고객이 있다면.

마침 오늘 접하게 된 소식인데, 30대 고객이 1백억원을 기부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30대의 나이에 1백억원 넘게 기부했다는 건 대단한 일이죠. 이 고객은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만큼 궁금한 점도 많으세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가 아니면 갈증을 해소해드리기 어렵죠(웃음). 저희 역시 고객의 니즈를 해결하는 데 보람을 느끼고, 패밀리오피스 회원이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증권업계에서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자산에서 주식의 비중이 커졌다는 걸 의미하는 걸까요.

매년 한국의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를 집계하는데, 매년 6~8%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의 경우는 10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고객 증가율이 17~18%로 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고요. 이는 부자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걸 방증합니다. 또한 그들이 은행이 아니라 증권사를 통해 거래한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부자들도 대부분 증권사를 통해 자산관리를 해왔어요. 그 이유는 부자들의 자산은 규모가 크고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예금만 할 거라면 은행과 거래해도 되겠지만 주식 등 시황을 바탕으로 하는 변동 자산에 투자할 경우 이에 대한 정보는 증권사가 더 많이 보유하고 있고, 인력 또한 더 전문적이에요. 부자들의 수가 늘고 있고 니즈도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초고액 자산가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겁니다. 삼성증권 역시 SNI 고객에게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고요.

SNI의 중요도가 높아질수록 더 큰 책임감을 느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가 전략담당으로서 첫해인데, 그만큼 포부도 크실 듯해요.

우선 삼성증권 PB들은 그 어디보다 우수합니다. “역시 삼성증권 PB는 다르다”는 평가를 듣죠. PB만 우수한 게 아니라 고객들도 남다릅니다. 현재 자산이 많다고 해서 안주하지 않아요. 단순히 전문가에게만 맡기는 게 아니라 투자, 투자 마인드 등을 학습하는 데에 굉장히 열정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삼성증권은 ‘삼성’이라는 최고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죠. 이렇듯 좋은 PB, 고객, 브랜드로써 ‘초격차’를 달성해내고 싶습니다.

어느 정도 격차가 ‘초격차’라 보시는지, 목표가 궁금합니다.

삼성증권은 현재도 업계 1위지만 2위, 3위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큰 격차의 1위가 되는 것을 초격차라 말합니다. 이를 위해 SNI는 ‘더 많은’ 부자고객을 ‘더 큰 부자로’ 만들어 드리는 것이 목표입니다(웃음).

사진 지호영 기자 
사진제공 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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