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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자증이어도 아이 낳을 수 있어요” 미래연여성의원 한지은·강진희·김수희·석현하 원장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입력 2020.10.28 09:04:58

비폐쇄성 무정자증 환자 IVF 70.8% 임신 성공 성과
과다한 운동과 스테로이드·남성호르몬제는 정자에 악영향
연간 1천 건 이상 IVF를 하는 미래연여성의원은 특히 고난도 남성 난임에서도 우수한 임신율을 자신한다. 미래연여성의원 석현하 강진희 한지은 김수희 원장(왼쪽부터). [사진 김도균]

연간 1천 건 이상 IVF를 하는 미래연여성의원은 특히 고난도 남성 난임에서도 우수한 임신율을 자신한다. 미래연여성의원 석현하 강진희 한지은 김수희 원장(왼쪽부터). [사진 김도균]

# 건장한 체격에 진한 수염, 구리빛 피부의 상남자 스타일인 A씨는 평소 남성성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데 결혼 3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없어 아내와 함께 난임병원을 찾았다 뜻밖에 말을 들었다. 정자 생식 능력에 문제가 있고, 비타민D 혈중 농도도 낮다는 것. 매일 운동을 하는 등 건강에 자신 있던 자신이 비타민D 부족에다 기형정자가 많고 정자운동성도 떨어져 그동안 임신이 안 되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 몸짱을 꿈꾸는 B씨는 주변에서 권하기도 하고 쉽게 살수도 있어 남성호르몬 함유 건강기능 식품과 단백질 음료를 먹으며 운동했다. 임신 시도에 계속 실패하자 정액검사를 했는데 지속적인 호르몬 노출로 고환 기능이 많이 위축돼 정자 생식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체 남성의 12% 난임 요인 갖고 있어

전국에서 난임 시술을 하는 의료기관은 총 200여 곳. 이 가운데 개원 4년 만에 연간 1천 건 이상 시험관아기 시술(이하 IVF)을 하는 등 서울 동부지역 대표적인 난임클리닉으로 자리 잡은 미래연여성의원은 특히 고난도 남성 난임에서 우수한 임신율로 난임부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있다. 실제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비폐쇄성 무정자증, 즉 고환의 정자형성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어 극소량의 정자만이 생산되는 남성을 대상으로 고환내 정자채취(TESE)를 통한 IVF를 시행한 결과 70.8%가 임신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미국 유수의 기관들에서 발표하는 40~50% 임신율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다. 

전체 남성의 9~12%가 난임 요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진단되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남성 난임 진료 인원은 2015년 5만3980명에서 2019년 7만9251명으로 46.8% 증가했다. 연평균 10%씩 늘고 있는 셈이다. 남성 난임 환자 가운데 35~44세의 증가율(16.2%)이 가장 높았다. 

남성 요인 난임의 원인은 다양하다. 잠복고환이나 정계정맥류, 사정관폐쇄, 정관무형성증, 역행성 사정 같은 해부학적 이상에 의한 난임이거나, 감염이나 항정자항체의 자가면역에 의한 난임, 성선저하증의 호르몬 이상에 의한 난임 등이 있다. 그 밖에 클라인펠터증후군, Y염색체 미세결실과 같은 염색체 이상에 의한 난임이 10~15%,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임이 30%에 달한다. 또한 간, 신장, 당뇨, 고혈압 같은 질환이 있어도 정자생식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밖에 직업적으로 열이나 전자파 노출이 많아지고 알코올, 흡연, 약물, 환경호르몬, 고강도 운동 같은 환경적·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다행히 지난 35년간 생식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무정자증을 포함한 심각한 남성 원인 난임부부들도 IVF를 통해 임신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정상정자를 난자의 세포질 내 주입해 수정을 도와주는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미세수정술(이하 ICSI)을 통해 많은 남성 난임을 극복하고 있다. 미래연여성의원에서 IVF-ICSI 첫 주기 성공률은 61%(2019년 35세 이하)에 달한다.

고난도 무정자증 남성들 임신 성공

남성 난임 기본 검사는 정액검사다. 정액의 양, 정자 수, 정자 농도, 정자 운동성, 정자 형태 등 여러 지표를 통해 정자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무정자증이나 희소정자증의 경우에는 염색체 검사, Y염색체 미세결실 검사를 시행한다. 또한 반복적인 자연유산이나 원인이 불명확한 난임, 인공수정과 시험관시술의 반복 실패시 정자DNA 손상검사(Sperm DNA fragmentation, SDF)를 권한다. 정액검사 이상 시 호르몬 검사와 감염검사를 통해 더 정확한 진단과 관리를 계획할 수 있다. 

전체 남성의 1%, 남성 요인 난임의 15~20%를 차지하는 무정자증은 반복적인 정액 검사에서 정액 내 정자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정자의 배출 통로가 막힌 폐쇄성무정자증과 통로에는 이상이 없지만 고환의 정자 형성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는 비폐쇄성 무정자증으로 나눌 수 있다. 폐쇄성 무정자증의 경우 막힌 부분을 뚫어주거나 고환 혹은 부고환에서 정자를 추출해 임신 시도를 할 수 있다. 

난임시술 20년 경력의 전문의 한지은 미래연여성의원 원장은 “무정자증 원인은 다양하다. 비폐쇄성 무정자증의 경우 유전학적 요인, 내분비계 이상, 고환독성 물질 노출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염색체 이상이 10~15%를 차지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클라인펠터증후군(47,XXY)이나 Y염색체 미세결실이다. 이 경우 숙련된 연구원이 극소수의 건강한 정자를 찾아내 수정을 시키는 게 중요하며, 연구실의 능력에 따라 임신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인펠터증후군과 Y염색체 미세결실 등 고난도의 비폐쇄성 무정자증 남성들을 임신에 성공시킨 사례가 많은 한 원장은 “단 하나의 정자라도 고환조직에서 더 찾아내 건강한 수정란을 배양시키기 위해 연구실에서 365일 밤낮 없이 노력해왔다. 그 결과 고난도 남성 난임 환자들에게서 높은 임신율을 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반복착상실패·습관성유산 경우
정자 DNA 손상검사 필요

지난 40년 동안 서구 남성의 정자 수가 절반 넘게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원인이 무엇일까. 강진희 미래연여성의원 원장은 “정자 수는 환경, 생활습관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비만 증가, 늦은 결혼, 질병, 환경호르몬, 미세먼지, 담배, 약물복용 등이 주된 원인이지만 과다한 운동과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남성호르몬제 투여 등도 빼놓을 수 없다”고 걱정했다. 

“임신 능력을 거론하면서 여성의 나이, 난소, 난자가 화두였지만 최근에는 정자 문제가 많이 거론된다.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작은 관을 통해 이동하면서 시간이 3개월이 걸리는데, 이때 산화스트레스 노출에 의해 정자의 DNA가 손상될 수 있다. (정자에 담긴) DNA가 정상이라야 건강한 배아를 기대할 수 있다.” 

정액검사상 비정상이거나 반복 유산과 착상 실패를 경험한 경우, 보조생식술에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경우에는 정자 DNA 손상검사(SDF)를 해봐야 한다. SDF가 높은 경우 정액검사가 정상이어도 자연임신 성공률이 떨어지고 인공수정, 시험관아기시술(IVF) 성공률도 낮고 자연유산 위험이 높아진다. 

만약 SDF가 높고 IVF-ICSI에서 반복적으로 실패했다면 정자채취 방법을 바꿔 고환내 정자채취(TESE) 혹은 TESA(바늘로 고환조직 정자흡입술)를 통해 SDF가 낮은 고환내 정자를 이용해 시술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ICSI를 위한 정자선별시 더 섬세한 PICSI(성숙정자선별 세포질내 미세주입술)를 시도하기도 한다. 

강 원장은 “정계정맥류 남성의 정자에서 SDF가 높아 임신율이 떨어지지만 교정수술 후에는 78~90%에서 SDF가 감소되고 임신율이 회복된다”며 “그밖에도 생활습관 환경, 비만 흡연이 SDF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정자 건강상태가 전신 건강을 반영

정자 수가 기준치보다 적은 정자생산 저하증 남성은 생식력에서만 문제가 있을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자 지표가 남성의 전반적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신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결혼과 출산을 바라는 35세 이상 남성에게 정자검사를 권하는 이유다. 

김수희 미래연여성의원 원장은 “남성 난임은 그 자체로 전체 건강 이상의 초기신호다. 당뇨,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대사증후군일 수 있는 의학적 상태를 보여주는 조기 신호이고, 정액지표 이상이 암 위험도를 반영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정자지표에 이상이 있는 남성의 경우 고환암의 위험도가 20배 높아지고, 전립선암의 위험도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최근 보고되었다. 7만6천 명의 난임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악성암의 위험도가 49% 증가했고, 무정자증 남성은 전체 암 발생 위험도가 3배 높아진다고 보고된 바 있다. 정액검사를 남성건강 지표, 특히 초기 신호로 의미 있게 보는 의견들이 많아지고 있다. 전신 건강이 생식호르몬체계와 3개월에 걸쳐 분열하며 형성되는 정자생성에 예민하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정액 검사가 나쁠수록 질병이환률과 사망률이 증가하는 상관관계도 나오고 있다.” 

김 원장은 미국에는 집에서 정자 검사를 하는 자가검진 키트가 상품화 되어 있을 정도라며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정액검사에 대한 요구가 계속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성 난임은 의학 도움으로 극복 가능

정자 생식기능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석현하 미래연여성의원 원장은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생활, 적절한 운동, 균형 잡힌 식단에 생식능력을 위해 베리류 중심의 과일과 채소가 풍부하고 붉은 고기가 적은 식단, 트랜스지방 섭취 제한, 오메가3 하루 500~1000mg 섭취가 권장된다”며 “40세 이상이거나 비정상 정액검사 결과가 나왔다면 항산화제, 오메가 3, 엽산, L-시트룰린, 코큐텐 등을 더 챙겨 먹으면 정액과 정자의 산화스트레스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 함량이 적은 다크초콜릿도 강력한 항산화제 기능을 하고, 녹차에 첨가된 액상 비타민 등이 항산화제 흡수에 도움이 된다. 정자 이상소견의 남성은 항산화 보충제를 3개월 이상 꾸준히 챙겨먹으면 정자 지표가 호전될 수 있고, 실내생활로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D도 보충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자주 정액을 배출하고 비만을 조절하고 약물, 흡연, 열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석 원장은 “남성 난임은 여성이 원인이 되는 난임에 비해 의학의 도움으로 극복 가능한 면이 많다”며 “무정자증을 포함한 중증의 남성 난임도 다양한 치료법으로 정자를 생산케 할 수 있거나 채취할 수 있어 IVF로 임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동아 2020년 11월 6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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