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STYLE

#education #interview

유튜브로 ‘엄마표 영어’ 알려주는 이해성 원장

“엄마가 방향 잡고 꾸준히 끌어가는 게 핵심”

EDITOR 정혜연 기자

2019. 09. 09

초등학교 입학 전, 한글과 영어는 미리 배워 가는 게 기본인 시대다. 한글은 집에서 가르치지만 영어는 경우가 다르다. 독해와 문법 위주로 배운 부모 세대 영어 학습과 요즘은 차이가 있기 때문. 집에서 엄마가 효과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법을 유튜브로 알리는 이해성 원장에게 비법을 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는 자녀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길 바란다. 성인이 됐을 때 어떤 직업을 갖고 무슨 일을 하든지 ‘영어를 잘하는 것’은 상당한 무기가 된다. 또한 대부분의 부모는 독해와 문법 위주로 영어를 공부한 탓에 영어 회화 실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해 자녀에게만큼은 그런 경험을 하지 않게 하려는 마음도 크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어떻게?’에서 막힌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다섯 살 때부터 영어 유치원에 보낸다면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의 성향상 영어 유치원에 적응을 못하거나 혹은 경제적 여유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집에서 엄마표로 영어를 가르치는 것만큼 좋은 교육법도 없다. 

요즘은 정보를 얻기도 매우 좋아졌다. 불과 10년 전에는 엄마표 영어 교육에 관한 책이 다수 출판돼 지침서로 활용하는 가정이 많았다. 최근에는 온라인, 특히 유튜브에 엄마표 영어 교육법을 알려주는 관련 채널이 상당수 생기는 추세다. 

이 가운데 엄마표로 영어를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가이드를 제시해주는 이해성(46) 리딩조이 원장의 ‘바다별 에듀 TV’ 채널이 엄마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1만3천5백여 팔로어를 보유한 그의 채널에는 엄마표 영어 교육에 참고할 만한 노하우,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영어 책 추천, 댓글에 자주 등장하는 고민 상담, 영어책 읽기 등 다양한 주제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특히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는 영상은 평균 10만, 많게는 50만 조회 수를 넘길 정도로 인기다. 그의 채널 영상에서는 ‘동영상을 보고 도움을 받았다’는 댓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 원장이 생각하는 ‘집에서 엄마가 직접 효과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법’은 과연 무엇일까.



학습지 영어에 회의감 들어 시작

엄마표 영어 교육을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지금 큰딸은 대학생, 둘째 아들은 중학생이에요. 딸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영어 학습지를 시켰는데 파닉스 암기 위주였고, 아이가 흥미를 가지지 않아서 얼마 뒤 그만뒀어요. 한편으로 ‘20여 년 전 내가 어릴 때 배웠던 학습지 교육 방식 그대로 아이를 가르치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었죠. 특히나 아이가 영어를 ‘공부’로 받아들이는 게 싫었어요. 개인적으로 영어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집에서 영어 공부도 하며 직접 아이를 가르쳐보기로 마음먹고 ‘엄마표 영어’에 관심 갖게 됐어요. 

혹시 교포거나 대학 때 영어를 전공한 건 아닌가요. 

교포도 아니고 대학 때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도 없어요. 대학에서도 교육심리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같은 전공을 계속하며 영어 원서를 본 게 전부였죠. 제 유튜브를 보고 ‘원어민 아니냐’고 질문하는 분도 있는데 저도 아이들에게 영어 책을 10년 넘게 읽어주다 보니 발전한 거예요. 또 간혹 ‘영어 발음이 좋지 않아서 고민’이라는 분도 있는데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꾸준히 지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영어 전문가가 아닌데 어떻게 가르칠 수 있었나요. 

2007~2008년 당시 엄마표 영어 교육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어요. 가장 도움이 된 책은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공부법’ ‘솔빛이네 엄마표 영어연수’ 등 두 권이었어요. 이런 책들은 영어 전문가가 쓴 학술 서적은 아니지만 경험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됐어요. 두 책을 기준으로 나머지 책들 가운데 필요한 부분을 참고해 가르치기 시작했죠. 엄마표로 영어를 지도하겠다는 확신이 서고 나니 뒤돌아보지 않고 저만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었어요.

다독, 다양한 영상 콘텐츠, 꾸준히

어떤 방법으로 영어를 가르쳤나요. 

세 가지 원칙을 세우고 철저히 지켰어요. 첫째로 영어 책을 많이 읽히고, 둘째로 다양한 영어 영상 콘텐츠를 보게 하고, 셋째로 매일 꾸준히 일정 시간 영어를 받아들이도록 지도했죠. 저도 반신반의하며 시작했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아이가 모국어식 말하기, 듣기, 읽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첫째 아이는 영어를 초등학교 입학 이후 접했는데도 빠르게 발전해 2011년 MBC 프로그램 ‘뇌깨비야 놀자-우리 아이 뇌를 깨우는 101가지 비밀’의 ‘영어 적기교육 편’에 성공 케이스로 출연하기도 했죠. 지금은 영어권 친구들을 어렵지 않게 사귈 정도의 수준은 되고요. 

영어 책도 종류가 많은데 어떤 것이 좋은가요. 

영어 동화책은 읽기 연습을 위한 ‘리더스 북’과 일반 한글 동화책 같은 ‘스토리 북’으로 종류가 나뉘어요. 입문하는 단계에서는 리더스 북으로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갔다면 스토리 북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죠.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영어 동화책은 시리즈 북인 ‘little critter(리틀 크리터)’ ‘elephant and piggie(엘리펀트 앤 피기)’ ‘berenstain bears(베렌스타인 베어즈)’ 등이 있어요. 이런 책들은 직접 읽어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데 조회 수가 높게 나와요. 

영어 동영상은 어떤 것을 선택해 보여주는 것이 좋은가요. 

제 경우 10여 년 전에 디즈니 영화 DVD를 전집으로 사서 반복적으로 보여줬어요. 그런데 지금은 유튜브에 다양한 자료가 굉장히 많아요. 아이들이 특히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는 영어 동영상은 아무래도 디즈니 영화들이에요. 1~2시간짜리를 전체로 보여줄 수 없으니 3~5분 정도 클립 영상을 보여주고, 따라서 말하다 보면 귀도 열리고 회화도 곧잘 할 수 있게 될 거예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유튜브 영상의 경우 다운로드 기능이 있는데 엄마가 미리 참고할 만한 영상을 다운로드해뒀다가 그것만 보여주는 게 효율적인 방법이에요.

사교육 닿지 않는 곳에 도움 되길

엄마표 영어 교육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강한 분들이 많아요. 어떤 분은 디즈니 영화 ‘라푼젤’만 1백 번을 보여줬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그 방법이 아이 성향에 맞다면 괜찮을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 성향이 저마다 다른데 한 가지 방법을 고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영화 동영상도 다양하게 많이 보여주고, 그 가운데 아이가 선호하는 종류가 있다면 관련된 것들로 확장해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죠. 또 영어 책을 많이 읽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나 메시지에 대해 같이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해요. 제 경우 영어 동화책에 ‘responsibility(책임감)’에 관한 표현이 반복적으로 나와서 그것을 주제로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고, 미국 문화에서 어떤 행동이 예의범절에 부합하는지 등에 대해 얘기 나누기도 했어요. 영어 표현을 익히는 것만큼이나 책 또는 영상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되죠. 

엄마표 영어는 어느 정도 해야 효과가 나타나나요. 

아이 성향에 따라, 시작하는 연령에 따라 다르지만 꾸준히 1~2년 이상 해야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아요. 매일 꾸준히 엄마가 집에서 가르치는 건 사실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더 힘들어요. 그런데 엄마가 아이에 대해 믿음을 갖고 꾸준히 영어 노출을 해주다 보면 어느새 아이가 혼자 영어 책을 읽게 되고, 간단한 영어 회화를 구사할 수 있게 돼요. 제가 유튜브에 엄마표 영어 교육 방법을 올린 지도 벌써 2년 반이 넘었는데 한 학부모께서 ‘2년 동안 엄마표로 가르쳤는데 영어 학원 첫 테스트에서 청취와 어휘 만점을 받았어요’라고 피드백을 주셨어요. 마치 제 일처럼 뿌듯했죠. 

유튜브에 엄마표 영어 교육법을 알리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키즈 크리에이터 ‘마이린 TV’의 최린 군 부모와 친해요. 몇 년 전 저에게도 ‘잘하는 걸 꾸준히 올려보라’고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운영하던 영어 공부방이 자리를 잡은 2017년부터 여유가 생겨 시작하게 됐어요. 그 전에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엄마표 영어 교육 관련 강의를 했어요. 좀 더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유튜브를 이용하기로 했죠. 

동영상 주제가 다양한데 어떤 것에 대한 반응이 좋은가요. 

조회 수만 놓고 보면 스토리 북을 읽어주는 영상이 인기가 높아요. 개인적으로 ‘엘리펀트 앤 피기’ 책을 좋아하는데 내용이 창의적이고 재미있기도 해서 반응이 가장 좋아요. 특히 해외에서 30~40대 여성들이 많이 본 걸로 집계되더라고요. 댓글도 영어로 쓴 것들이 많죠. 한번은 외국 동화 작가가 자신의 책을 좀 읽어달라고 요청해왔기에 책을 보내달라고 했어요. 이외에 엄마들이 주로 질문해주시는 것들에 대해 답변을 한 동영상도 조회 수가 높아요. 

영어 교육자이자 엄마표 영어 교육 경험자로서 학부모에게 꼭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영어에 목숨 걸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이가 자기 주도성을 가지고 크도록 길을 놔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잖아요. 영어는 여러 길 가운데 하나일 뿐이에요. 아이가 영어 동화책을 읽으며 삶에 대해 깨우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하지만 그걸 싫어하는 아이라면 또 다른 길이 있을 테니 부모가 그에 맞게 교육관을 갖고 지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해성 원장은… 
1996년 숙명여대 교육심리학 학사 졸업, 1999년 동 대학원 석사 졸업 이후 육아에 전념하다가 2013년부터 엄마표 영어 교육 경험을 살려 서울 도봉구에 영어 공부방 ‘리딩조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2017년 8월부터 유튜브 ‘바다별 에듀 TV’에 엄마표 영어 교육 관련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 중이다.

엄마표 영어 교육에 참고할 만한 유튜브 채널은?

‘SOPHIE BAN’

구독자 18만8천여 명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거주 한영 통역사 소피 반의 채널. 미국 현지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생존 회화와 미국의 일상 등 영어 회화 관련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이들이 막연하게 생각했던 미국 생활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엄마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영상은 아무래도 영어 교육과 관련된 것. 한국의 영어 교육에 관해 허심탄회한 생각과 방향 제시를 해준 영상이 11만5천여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관심이 컸다.

‘엄마표 영어를 알려주는 남자’

지난해 3월 채널을 열어 현재 구독자 수는 6천6백여 명으로 적지만 엄마표 영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영원한 난제인 학원표와 엄마표 영어 사이에서 고민을 하는 엄마들을 위한 영상은 2만4천여 조회 수를 기록해 엄마들의 공감을 샀다. 또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영어 영재 기범이의 공부 비법을 인터뷰한 영상은 1만7천여 조회 수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전 ‘엄마표 영어 학습법’에 관한 시리즈 영상을 훑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LeahAri Playz’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초등학생 레아와 동생 아리가 미국 초등 영어를 알려주는 채널. 소피 반의 자녀들이기도 하다. 해당 채널은 개설 2년 만에 구독자 3만3천9백여 명을 모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레아와 아리가 직접 한국 학생들이 발음하기 힘들어하는 단어들을 쉽게 발음하도록 알려주고, 미국에서 햄버거를 주문할 때 발음하기 어려운 부분을 수월하게 하도록 일러주는 등 현지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다양한 생활 영어를 가르쳐준다. 또한 디즈니, 픽사 영화를 보며 자매가 주고받는 리액션 동영상에서 내뱉는 회화는 따라 하기도 쉽다. 영어 회화에 관심이 높은 학부모라면 레아와 아리의 동영상을 아이에게 보여주며 짧은 문장을 같이 따라 해보는 것도 영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다.

‘영서당TV’

‘영어 원서 당당하게 읽기’의 줄임말인 ‘영서당’TV는 구독자 4만여 명을 보유한 채널로 스타 영어 강사 김승규 씨가 운영하고 있다. 그는 4~5년 전부터 토플, 토익 강사로 이름을 날리며 초·중등 영어 원서 읽기 비법을 오프라인으로 가르쳤다. 이 때문에 초등학생 영어 교육 관련 참고할 만한 동영상이 많다. 초등 영어 학습 필수 전략, 영어식 사고 키워주는 영어 말하기 등 회화와 독해 관련 다양한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 특히 ‘토이 스토리’ ‘라푼젤’ ‘겨울왕국’ ‘인사이드 아웃’ 등 영화 대사를 듣고 따라 하게끔 지도한 영상은 엄마가 참고해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기 유용하다.

‘Walt Disney Studios’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로 3백4만여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크게 화제가 됐던 영화 ‘알라딘’ ‘라이온킹’은 물론 개봉을 앞둔 영화 ‘뮬란’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디즈니 영화 관련 다양한 영상이 올라와 있다. 영화 예고편과 제작 후기, 출연 배우 인터뷰 영상이 주류를 이루지만 간혹 클립 영상도 있어 교육용으로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좋다. 채널 내 검색 기능을 이용해 ‘clip’을 치면 1~2분가량의 다양한 영화 속 영상을 찾을 수 있다.

사진 지호영 기자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유튜브 캡처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