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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

아삭 상큼 래디시(radish)! 레디 투 액션!

글 김민경 프리랜서 기자

2022. 04. 19

붉고 앙증맞은 래디시를 더는 식탁의 조연으로 두지 말자. 이제 주연으로 발탁될 때가 됐다. 손질이 쉽고, 맛도 좋으며, 살찔 염려도 없고, 값이 아주 비싼 것도 아닌 훌륭한 식재료가 바로 래디시다. 우리가 흔히 알듯 공처럼 둥근 것이 있고 작은 당근처럼 갸름하게 자라는 것도 있다. 가끔 무청처럼 생긴 줄기가 달린 것도 있지만 대체로 붉은 뿌리만 손질해 판다. 매운 맛이 강렬하지는 않지만 확실히 알싸함이 감돌고 무처럼 물이 많다. 무와 닮은 식감이지만 섬유질이 아주 연하며 아삭한 맛이 그만이다. 빨간 껍질은 벗길 필요 없다. 물에 깨끗하게 씻기만 하면 된다. 빨간 껍질과 눈처럼 흰 속살의 조화가 아름답다.

래디시는 무나 당근처럼 날것 그대로 먹을 수 있다. 얇게, 굵게, 큼직하게 등 어떻게 썰어도 잘 씹을 수 있어 손질하기 편한 식재료다. 래디시를 주인공으로 여기면 여러 드레싱을 곁들여 샐러드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특히 사과와 무척 잘 어울린다. 묵은 저장 사과가 있다면 얇게 썰어 래디시와 함께 즐기자.

참치 래디시샐러드

참치 래디시샐러드연한 봄의 래디시는 한입 크기로 큼직하게 썬다. 어린잎처럼 부드러운 채소도 같이 준비한다. 좋아하는 허브를 조금 준비해도 좋다. 통조림 참치 250g, 마요네즈 4~5큰술, 올리브오일 2~3큰술, 레몬즙 1큰술을 곱게 갈아 크림처럼 만들되 중간에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톤나토(tonnato)’라 부르는 참치 소스다. 이것이 귀찮으면 참치를 으깨 마요네즈, 머스터드, 식초 등을 넣고 섞어 입에 맞는 소스를 만들어도 좋다. 준비한 채소와 참치 소스를 살살 버무린다. 견과류, 작게 썬 마른 과일을 살짝 곁들일 수 있다면 더 좋다. 산뜻함을 살리고 싶으면 마지막에 레몬즙을 조금 두르자.

꿀맛 래디시구이

채소는 구우면 풍미가 진해지고 단맛이 올라온다. 래디시도 다르지 않다. 구운 래디시를 한 번 맛보면 무심코 얇게 썰어 아무데나 래디시를 흩뿌렸다가 버리는 일은 도무지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래디시 작은 것은 그대로 두고, 큼직한 것은 반으로 가르거나 썬다. 나는 통째로 익힌 후 썰어 먹기를 추천한다. 오븐에 넣을 수 있는 작은 팬에 오일을 약간 두르고 래디시를 올려 겉면에 익은 색이 나도록 굽는다. 19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10분 정도 구우면 된다. 오븐이 없다면 약한 불에서 천천히 골고루 래디시를 뒤집어가며 부드러워지도록 굽는다. 소금, 후추를 뿌려 간을 맞춘다. 약불에 그대로 두고 버터를 2큰술 넣은 후 래디시 색이 더 진해지도록 섞으며 볶는다. 마지막에 와인 식초 2큰술을 골고루 뿌리고 꿀 2큰술을 넣어 잘 섞어 물기 없이 볶아 마무리한다. 봄 채소 중 이토록 고소하고,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는 뿌리채소가 또 있을까 싶다. 접시에 담기 전 몇 개 더 집어 먹고 싶은 맛이다. 샐러드와 곁들여도 좋고, 수프 한 그릇, 빵 한 조각과 한 끼로 먹어도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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