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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luxury

구찌와 이태원, 한국 전통문화의 만남

글 이나래

입력 2021.06.21 11:48:53

구찌가 국내에 선보인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은 가장 전통적인 이름 아래 한국의 문화를 감각적으로 풀어내 화제다. 요즘 꼭 방문해야 할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구찌 가옥을 직접 찾아가봤다.
올해로 탄생 100년을 맞이한 구찌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누구보다 뜨겁게 반응한 이들은 패션 피플도 내로라하는 인플루언서도 아닌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였다. 구찌가 MZ세대에게 가장 사랑 받는 명품 브랜드라는 평에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 인스타그램에서 ‘구찌 가옥’을 검색하면 MZ세대들의 인증샷이 주를 이룬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야심 차게 선보인 공간을 둘러보는 것이야말로 현재를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에 구찌 가옥을 찾았다.

가장 한국적이되 가장 세계적인!

구찌 가옥 외관.

구찌 가옥 외관.

이태원, 제일기획과 한남동 주민센터가 맞닿은 삼거리에 위치한 구찌 가옥은 여러모로 이름과는 다른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4층 규모의 건물은 언뜻 보면 모던한 블랙 외관이 특징 같지만,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라면 전면을 관통할 만큼 드높게 솟은 나무의 몸통부터 섬세하게 뻗은 가지와 얼기설기 얽힌 뿌리까지, 숲의 정경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조각가 박승모가 스테인리스 스틸 와이어를 활용해 완성한 작품으로, 숲과 나무를 모티프로 환경의 소중함을 담아낸 것이다. 낮에는 자연광이 빚어내는 명암으로, 밤에는 다양한 조명이 자아내는 미디어 파사트의 화려함으로 모양을 달리한다. 이 작품은 새해나 크리스마스 등 시즌에 맞추어 특별한 조명을 적용해 구찌 가옥의 특별함을 더할 예정이라고.

다양한 남성 DIY 제품과 테일러링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

다양한 남성 DIY 제품과 테일러링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

1층으로 입장하면 외관에서 느낄 수 있었던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비켜나고, 실버 컬러 타일로 구축해낸 메탈릭 무드의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가옥’이라는 이름과는 상이하게 느껴지는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설명이 필요하다. “이태원이라는 곳이 가진 특성을 이야기할 때 클럽을 빼놓을 수 없을 거예요. 이태원은 1970~80년대 서울에서 가장 이국적인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지역이었고, 시대를 앞서가는 트렌드와 자유로움이 공존했죠. 이런 무드를 적용해 공간을 구성했어요.” 현장 스태프의 말이다. 건물 중앙을 관통하는 원형의 엘리베이터나, 엘리베이터 주변을 둥글게 타고 오르는 나선형 계단 역시 오래된 건물에서 분위기를 자아내는 요소다. 우리가 흔히 전통적이라고 생각하는 한복이나 한옥 등을 넘어 1970~80년대의 문화적 배경까지 차용해낸 것이 구찌 가옥의 인테리어 포인트인 셈이다. X세대(1965~76년 출생)에게는 익숙하지만 MZ세대에게는 신선하게 읽히는, 최근의 레트로 무드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하다.

메탈릭한 타일을 활용한 독특한 계단이 눈길을 끈다.

메탈릭한 타일을 활용한 독특한 계단이 눈길을 끈다.

구찌 가옥이 오픈한 후 온라인상에서 가장 큰 버즈를 일으킨 검색어는 ‘고사’다. 1층에 위치한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패널에 고사를 콘셉트로 한 잔칫상을 차려놓고, 방문객들이 직접 상 위에 음식을 올릴 수 있게 한 것. 과일은 홀수로 배치할 수 있도록 하고, 명주실을 감은 북어와 돼지머리까지 디테일을 살려낸 사이버 고사상을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기획했다는 사실 자체로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1970년대 클럽의 감성을 떠오르게 하는 모자이크 벽 뒤에 숨겨진 공간.

1970년대 클럽의 감성을 떠오르게 하는 모자이크 벽 뒤에 숨겨진 공간.

또 한 가지, 구찌가 이곳에 담아내고자 한 한국 문화의 키워드는 ‘환대’다. 한국인이 자신의 집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따뜻한 환대 문화를 구현하기 위해 구찌는 매장 곳곳에 편안한 체어를 배치했다. 1층의 라운지 역시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인 동시에,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다음 층을 둘러볼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오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들

구찌 가옥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아이템들.

구찌 가옥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아이템들.

라운지로 명명된 1층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아이템은 상단을 따라 투명 튜브에 놓인 다양한 컬러의 러기지 백이다. ‘GAOK(가옥)’이라는 레터링이 전면에 보여, 구찌 가옥만의 익스클루시브 아이템이라는 사실을 금세 눈치챌 수 있다. 구찌의 디자인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구찌 가옥만을 위해 디자인한 에디션이다. 이 외에 컬러풀한 색감이 포인트인 바이아데라 라인에 한국 전통 색동 문양을 적용해 선보인 구찌 가옥만의 익스클루시브 바이아데라 에디션, 파이톤 트리밍 디테일이 매력적인 홀스빗 1955 에디션의 익스클루시브 아이템도 큰 화제를 모았다.


구찌의 유니크한 감성을 담은 아이템들이 가득하다.

구찌의 유니크한 감성을 담은 아이템들이 가득하다.

3층에 자리 잡은 프리미엄 파인 주얼리와 4층에서 만날 수 있는 테이블웨어도 국내에서는 오직 구찌 가옥에서만 선보이는 아이템이다. 구찌의 주얼리 라인 중에서도 가장 고가인 프리미엄 파인 주얼리의 경우, 청담동에 위치한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조차 전개되지 않았던 터라 더 의미가 깊다. 구찌의 데코 라인 중 가장 널리 사랑받는 테이블웨어 ‘허베리움 라인’ 역시 이곳에서만 실물로 살펴볼 수 있다. 빈티지 스타일의 패브릭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보태니컬 프린트와 제품들은 이탈리아 명품 테이블웨어 브랜드 ‘리차드 지노리’와 협업해 탄생한 것이라고. 4층에 위치한 패키지 섹션에서도 구찌 가옥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는 보자기를 활용한 전통 선물 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액과 상관없이, 모든 구매 고객의 패키지에 ‘GUCCI GAOK’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아로새겨진 노리개를 달아준다는 점도 특별하다.

구찌 가옥을 알차게 즐기는 법

‘팝’ 스타일 감성을 표현한 메탈릭한 타일과 유니크한 조명으로 이뤄진 내부.

‘팝’ 스타일 감성을 표현한 메탈릭한 타일과 유니크한 조명으로 이뤄진 내부.

구찌 가옥은 예약 없이도 방문할 수 있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는 고객에 한해 스태프가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간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둘러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예약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 좋을 듯. 다만 오픈 초기다 보니 방문객이 많아 7~8월까지는 예약이 꽉 차 있다는 점은 참고하자. 예약 없이 방문한 경우라도 1층 라운지에서 잠시 대기하면 입장이 가능하지만 요일이나 시간대에 따라 기다려야 할 수도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입장 인원이 제한될 수 있다.

구찌 가옥은 라운지로 명명된 1층부터 남성 라인이 주로 포진한 2층, 여성 라인과 프라이빗 살롱이 자리한 3층, 최신 컬렉션과 젠더리스 아이템 · 리빙 라인을 함께 볼 수 있는 4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아이템도 꼼꼼히 둘러봐야 하지만, 공간 전반을 살피는 시간도 잊지 말 것을 권한다. 곳곳에 위치한 소파와 쿠션, 소품은 구찌데코에서 선보인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공간은 바로 피팅룸. 2층과 3층, 4층에 각각 마련된 피팅룸은 구찌가 꾸민 또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쇼룸처럼 보인다. 코로나19 이후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진 사람이라면, 이 감도 높은 공간을 잘 살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영감을 받을 듯하다. 구찌의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속속들이 흡수하고 싶은 사람에겐 구찌 공식 홈페이지의 구찌데코 페이지를 예습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사진 이나래
사진제공 구찌



여성동아 2021년 7월 6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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