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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luxury

밀레니얼 세대의 명품 쇼핑 트렌드 #중고매장털기

EDITOR 이나래

입력 2020.03.08 10:00:01

‘월급은 자그마하지만, 명품 하나쯤은 갖고 싶어’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중고 명품은 가격이 저렴한 데다, 손품만 잘 팔면 새것 수준의 물건을 살 수 있어 인기다.
밀레니얼 세대의 명품 쇼핑 트렌드 #중고매장털기
올해 들어 가장 핫한 말 중에 ‘플렉스(Flex)’를 빼놓을 수 없다. 힙합 신에서 성공이나 부를 과시할 때 흔히 쓰이는 ‘플렉스해버렸지 뭐야!’라는 표현을 알기 쉽게 풀이하면 ‘비싼 물건을 사버렸지 뭐야’ 또는 ‘과소비를 해버렸지 뭐야’ 등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인스타그램에서 #플렉스를 검색하면 언박싱 영상이나 신상 백 인증샷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맞물린 소비 트렌드가 바로 ‘중고 명품’이다. 소득은 크지 않지만 인스타그래머블한(인스타그램에 올리기에 적당한) 인증샷 하나쯤은 찍고 싶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와 트렌드세터들은 빠른 손과 매서운 눈으로 무장하고 온라인을 누비며 중고 명품을 사고파는 중이다. 

생각해보면 빈티지에 대한 수요는 늘 존재했다. 빈티지를 잘 소화해야 진짜 패셔니스타라는 말도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패셔니스타 지드래곤이 동묘 구제 시장에서 발굴한 체크 재킷과 물방울무늬 셔츠로 스타일링했던 ‘무한도전’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1990년대 패션의 메카였던 이대 앞을 점령한 ‘니뽄 구제샵’은 보세 의류와 액세서리가 중심이었다. 2000년대 초·중반에 들어서고 부터는 명품을 사고파는 중고 매장이 성황을 이루었다. 이런 매장의 등장을 보며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는 본인들에게 익숙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고 명품을 사고 되파는 일에 주저함이 없다.


패셔니스타의 보물섬,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고,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하는 밀레니얼 고객을 유치하려는 움직임 뒤에는 실제로 이미 시장을 점령한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 미국에서 성공한 공유경제 모델로 꼽히는 리세일 전문 사이트 ‘스레드업(thredUP)’은 매해 발간하는 판매보고서를 통해 중고 제품 시장이 지난 3년간 소매 의류 시장의 21배 이상 빠르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을 타고 미국의 대표적인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더 리얼리얼’은 나스닥에 상장할 만큼 규모를 키웠다. 지난해 알려진 시장 가치는 1백30억 달러(15조3천7백50억원) 정도. 인스타그램에서 #therealreal을 검색하면 쏟아지는 게시물은 4만 여 개에 달한다. 이슈를 몰고 다니는 셀렙들이 이곳을 이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힙한 이미지도 얻었다. 코트니 카다시안과 클로에 카다시안, 카일리 제너와 켄달 제너 자매가 이곳에서 애장품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푸에르토리코의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지원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번졌다. 최근 해외에서는 백화점 안에 중고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까지 등장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화점 브랜드인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와 메이시스(Macy’s)의 이야기다.


빈티지 명품으로 #플렉스해버렸지뭐야

중고 명품 플랫폼 ‘구구스’가 운영하는 ‘뀨스TV’.

중고 명품 플랫폼 ‘구구스’가 운영하는 ‘뀨스TV’.

이런 움직임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트렌드가 업데이트되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재미를 중시하고, 인스타그래머블한 아이템이라면 기꺼이 ‘플렉스’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빅데이터 컨설팅 회사 롯데멤버스가 명품 쇼핑에 관해 조사한 ‘트렌드Y 리포트 2019’에 따르면 2019년 3분기에 20대의 명품 구매량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7.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부분은 명품 구매자 둘 중 한 명이 온라인 커뮤니티나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 명품 전문점 등을 통해 물건을 사고판 경험이 있다는 사실이다. 



유튜브에 ‘중고 명품’을 검색하면 조회 수 20만을 넘나드는 영상도 다수 발견된다. 구독자 수 8만 명에 달하는 유튜버 ‘제시하다’는 명품을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그중 ‘중고로 명품 백 레이디디올 팔았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 수 16만을 기록하며 관심을 모았다. 중고 명품 플랫폼 ‘구구스’가 운영하는 ‘뀨스TV’는 아예 ‘명품 중고샵 매장 털기’ ‘100만원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 룩 가능?’ ‘샤넬 클래식 백 반값 득템하기’ 등의 콘텐츠를 업로드하며 중고 명품 거래 정보를 제공 중이다.


빈티지 = 재활용, 친환경 트렌드도 한몫

‘스레드업’ 홈페이지에 게시된 패션 탄소 발자국 계산기.

‘스레드업’ 홈페이지에 게시된 패션 탄소 발자국 계산기.

최근 심화되고 있는 환경 문제에 발맞춰 중고 명품을 사고파는 행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시키는 패션이나 패션 사업) 브랜드의 새 제품을 구입해 환경오염을 일으키기보다는, 중고 제품을 재활용해 환경을 지키자는 것이다. 스레드업에서는 아예 ‘패션 탄소 발자국 계산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새 옷을 얼마나 많이 구매하는지, 얼마나 자주 세탁하는지, 건조기 사용 유무를 체크하는 방법으로 옷을 통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는 원리다. 사이트에서는 온라인 쇼핑이 매장 쇼핑보다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고, 중고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트렌드에 앞서가고 싶은 욕망과 환경을 보호하면서 가치 있는 소비를 하고 싶은 마음. 언뜻 들으면 상충할 듯한 이 2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중고 명품 트렌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물 찾는 재미 가득한 국내외 중고 명품 사이트
밀레니얼 세대의 명품 쇼핑 트렌드 #중고매장털기
더 리얼리얼(The Real Real)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꼽히며, 온라인 외에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에 3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다. 샤넬과 에르메스 등 5천5백 럭셔리 브랜드의 60만 개 이상 제품을 판매한다. 중고 명품에 따라붙는 진품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 보석과 시계, 의류 분야의 전문가가 직접 판매자의 집으로 방문해 해당 상품을 살펴보고 진품 여부를 판별해 감정가를 매긴다. 

포시마크(POSHMARK) 

2011년 설립된 플랫폼으로, 온라인과 모바일만으로 운영한다.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등록하고 배송까지 진행하는 구조로 수수료가 다른 사이트에 비해 낮은 것이 특징. 4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이 플랫폼에서 중고 제품을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파페치(FARFETCH) 

세계 각국에 위치한 2천9백여 브랜드와 백화점·편집매장 상품을 총 1백90개국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럭셔리 패션 온라인 플랫폼. ‘Pre-owned’ 섹션을 통해 중고 명품을 팔고 있다. 한국어 서비스와 무료 반품 및 픽업 서비스를 진행해 쇼핑하기 쉽다. 

구구스(GUGUS) 

2002년 처음 문을 연 국내 최대의 중고 명품 거래 쇼핑몰.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에 오프라인 직영 매장도 갖췄다. 1백50만 건에 달하는 중고 명품 거래 경험을 바탕으로 시세를 매긴다. 정품 감정과 판매 등록 등의 과정을 대행해 판매가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 

고이비토(KOIBITO) 

전국 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나 진품 여부에 대해 감정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구매 시 AS도 용이하다.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디자인 최정미
사진제공 더리얼리얼 유튜브 스레드업 파페치




여성동아 2020년 3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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