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AI’의 로봇 바리스타인 에디.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국내 기업에서도 다양한 로봇 서비스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LG전자가 대표적으로,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0’에서 레스토랑 운영과 관리를 위한 로봇 서비스 ‘LG 클로이 다이닝 솔루션’을 공개했다. 손님을 맞고, 주문을 받고, 음식을 조리하고, 서빙하고, 설거지하는 등 다양한 기능의 로봇 서비스를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
이제는 어릴 적 꿈꾸던 편리한 로봇 시대가 진짜 현실이 된 듯하다. 로봇 바리스타와 셰프봇, 서빙봇이 ‘열일’하는 최첨단 핫플레이스에 기자가 직접 다녀왔다.
로봇이 내려준 커피를 맛보다
로봇 바리스타가 열심히 일하는 공간인 대면형 주방.
1층에 자리한 매장 안에 들어서면 화이트 톤 실내에 커다란 선인장과 초록식물이 곳곳에서 신선한 공기를 뿜어내며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채로운 식물이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의 의자와 테이블, 조명과 멋스럽게 어우러져 플랜테리어 카페(Plant+Interior,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로도 입소문 났다. 실내 면적은 132m²이며, 원룸 형태로 뻥 뚫려 있어 머리 식히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제격이다.
이곳의 주인공은 로봇 바리스타 ‘에디’로, 에스프레소 머신을 직접 작동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 인간과 함께 작업하는 로봇)이다. 로봇 팔 하나가 마치 사람처럼 움직이며 에스프레소를 뚝딱 만들어낸다. ‘에디’라는 이름은 ‘에스프레소를 디자인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로봇답게 언제나 동일한 컨디션의 에스프레소를 완성한다. 에디가 만든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한 아메리카노, 라테, 아인슈페너 등의 커피음료가 ‘CAFE AI’의 인기 메뉴! 어라운드HQ의 윤철균 과장은 “회사 내의 로봇개발팀과 커피메뉴팀이 협업해 맛있는 커피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5월에는 좀 더 업그레이드된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아용 식탁의자가 마련돼 있어 아이와 방문하기에도 제격!
주부 김 모 씨는 친구들과의 모임을 위해 종종 이곳을 찾는다. 그는 “로봇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로봇이 내려주는 커피 맛도 일품이다. 카페 인테리어도 예뻐 사진을 찍으면 멋스럽게 나온다”고 말했다. 20대 프리랜서 배 모 씨는 “사람은 컨디션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질 수 있는데, 로봇이 일정한 커피 맛을 내줘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로봇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음료와 생과일홍콩에그와플(왼쪽). 다양한 식물이 가득한 플랜테리어 카페로도 유명하다.
기자는 에디가 만든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한 아이스 아메리카노(3천5백원)와 달고나카페라떼(5천원), 아인슈페너(5천원), 생과일홍콩에그와플(8천원)을 주문해 맛보았다. 커피 맛은 깊이가 있고, 과일이 풍성하게 담긴 와플은 달달한 맛이 일품이었다. 신기한 로봇이 있고, 메뉴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아 회사나 집 근처에 있다면 ‘단골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하고 서빙하는 만렙 로봇
1음식 주문은 테이블마다 비치된 태블릿 PC로 한다(위). 동글동글 귀엽게 생긴 모습의 서빙하는 로봇.
클로이 서브봇의 작동 모습이 궁금해 음식을 주문해보았다. 서빙하는 로봇이 있는 매장답게 매장 입장부터 음식 주문까지 첨단 기술을 적용하고 있었다. 우선 매장 입장은 스마트 웨이팅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대기 시 매장 앞 태블릿 PC에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면 입장 순서에 맞춰 카카오톡 메시지가 온다. 매장에 들어가 자리에 앉으면 각 테이블마다 비치된 태블릿 PC로 메뉴를 주문하거나 직원을 호출할 수 있다. 사진을 보며 터치하는 방식이라 간단하고 쉬웠다.
2인분의 국수 메뉴를 시켰는데 잠시 후 클로이 서브봇이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3개의 트레이를 끼우면 4단이 되는 로봇 몸체에 음식 담은 쟁반을 놓고 테이블 번호를 클릭하면 로봇이 테이블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작동하는 모습이 귀엽고 신기해 눈을 뗄 수 없었다. 다만 서빙 로봇의 역할은 테이블까지 오는 것이 끝! 음식을 테이블에 세팅하는 건 직원이 해줘 다소 아쉬웠다. 두둥~ 로봇 팔이 근사하게 등장해 테이블에 음식을 내려줬다면 진짜 공상과학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이런 날도 조만간 올 것 같다. 점심시간에 매장을 찾은 워킹맘 김 모 씨는 “서빙하는 귀요미 로봇 덕분에 음식 나오는 시간이 더 기다려졌다. 다음에는 유치원생 아들과 와서 로봇 체험을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다양한 메뉴를 시키면 직원 한 명이 여러 번에 걸쳐 서빙을 해야 해 음식을 기다리게 마련. 클로이 서브봇은 4인 메뉴를 한꺼번에 옮길 수 있어 음식 기다리는 시간이 단축된다.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로봇 덕분에 즐겁게 일하고 있으며, 힘이 덜 들어 손님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셰프봇이 국수를 만드는 모습.
블랙 앵거스로 만든 프리미엄 스테이크도 인기다(왼쪽).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 내부 모습.
사진 홍태식 디자인 최정미 사진제공 CJ푸드빌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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