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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주목받는 배우

윤계상 제2의 전성기

‘훈남’ 한의사 윤필주로 빙의

글·이혜민 기자 사진·홍중식 기자

2011. 07. 15

이제 그에게서 아이돌 그룹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떼야할 듯하다. 윤계상이 무르익은 연기로 ‘착한 남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요즘 ‘최고의 사랑’ 팬들은 독고진과 윤필주, 놓치기 아까운 두 사람을 놓고 논쟁 중. 차승원의 차가운 카리스마도 녹여버린 윤계상의 따뜻한 매력 분석.

윤계상 제2의 전성기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윤계상(33). 한물간 아이돌 출신 연예인 구애정(공효진)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는 ‘훈남’ 한의사 윤필주 역을 맡아 배우로 데뷔한 이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이런 결과를 예견한 듯 ‘최고의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작품을 하고 싶어 이 드라마를 선택했어요. 사람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는 작품을 하고 싶더라고요. 배우들은 모든 드라마를 정말 열심히 찍는데, 사랑받지 못하면 회의가 생기죠. 정말 재미있는 홍 자매(홍미란·홍정은) 작가님의 드라마를 놓치면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공개적으로 대중의 사랑을 갈망하는 건 그만큼 사랑에 목말랐다는 방증이다. 1999년 그룹 ‘god’로 데뷔해 소년 같은 미소로 소녀팬들을 몰고 다녔던 그는 2004년 연기자로 변신한 뒤 드라마 ‘형수님은 열아홉’ ‘로드 넘버원’ ‘트리플’, 영화 ‘6년째 연애 중’ ‘집행자’ 등에 출연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성적도, 대중의 사랑도 얻지 못했다.

윤필주 연기 위해 평소의 말투와 몸짓 반영
그러나 ‘최고의 사랑’은 달랐다. 일단 캐릭터 자체가 호감덩어리다. 집안, 학벌, 인물, 직업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엄친아’ 윤필주는 구애정의 진가를 제일 먼저 간파한다. 하지만 구애정의 마음은 윤필주가 아닌 독고진에게 가 있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그는 질투는커녕 행여라도 독고진이 죽으면 구애정이 상처를 받을까 봐 더 걱정한다. 구애정이 활동했던 그룹 ‘국보소녀’의 해체 이유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구애정의 옛 동료를 찾아가 “더 이상 애정씨를 곤란하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애정에게 “독고진도, 연예계도 당신을 다치게 했다”면서 “나를 이용해서라도 빠져나와라. 멀리 도망가게 도와주겠다”고 따뜻하게 감싸준다.
게다가 윤필주 캐릭터는 배우 윤계상과 찰떡궁합이다. 실제로 윤계상은 윤필주를 연기하면서 평소 자신의 말투나 몸짓을 반영했다고 한다. 윤필주가 민숭민숭 너무 착하기만 하고 뭔가 매력적인 면이 없자 자신의 안경을 착용하는 한편 자신처럼 부드러운 말투로 연기했다는 설명이다. 6월13일 영화 ‘풍산개’ 제작발표회에서 윤계상의 몸에 밴 배려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윤계상은 공동 질문을 받을 때도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답할 기회를 주고, 테이블 가운데 자리를 여주인공 김규리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가장자리로 옮기는 매너남이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풍산개’에서 그는 휴전선을 넘나드는 정체불명의 사나이 ‘풍산’ 역을 맡았다. 윤필주와 풍산, 두 캐릭터 중 그가 어느 쪽과 더 닮았는지 물었다.
“글쎄요. 윤필주는 너무나 이상적인 남자고 한없이 멋진데, 과연 그런 남자가 현실에 있을까 싶어요. 풍산은 영화 내내 말 한마디 안 할 만큼 과묵하고 거친데, 저는 두 캐릭터 중간쯤에 있는 것 같아요. 오직 한 곳만 해바라기 하는 윤필주보다는 성질이 있는 편이고, 풍산만큼 과묵한 것 같지는 않고요(웃음).”
하지만 구애정을 향한 윤필주의 순정과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배달하는 풍산의 열정만큼은 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영화 ‘풍산개’에 노 개런티로 출연한 것 또한 “배우로서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순수한 열정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풍산개’는 한번 촬영에 들어가면 30시간씩 계속 찍을 만큼 강행군을 했다. 그는 “배우로서 언제 또 이렇게 열심히 해볼 수 있을까 싶은 심정으로 이 영화를 찍었다”고 말했다. 윤계상은 “타이밍이 좋아서 이렇게 주목받는 것 같다”며 겸손해하면서도 “뜨거운 인기를 갖기보다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진짜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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